71년 전 기억 속으로, "만약 4․3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시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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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년 전 기억 속으로, "만약 4․3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시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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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민회, '제주여성 4․3구술채록' 결과공유회
'2019 제주 여성, 4․3의 기억Ⅲ' 결과공유회.
'2019 제주 여성, 4․3의 기억Ⅲ' 결과공유회.
'2019 제주 여성, 4․3의 기억Ⅲ' 결과공유회.
'2019 제주 여성, 4․3의 기억Ⅲ' 결과공유회.

제주여민회(공동대표 이양신.이경선)는 주말인 30일 오후 3시 제주 월드컬쳐오픈에서 '2019 제주 여성, 4․3의 기억Ⅲ' 결과공유회를 열었다.

이날 결과공유회는 제주여민회 4․3과 여성위원회 내 마을팀, 삼삶팀, 직후팀(직접체험세대와 후세대 간의 대화팀) 3개팀이 제주4․3을 체험한 제주 고령여성에 대한 구술채록 작업결과물을 발표하는 자리다.

구술채록팀은 지난해 4․3 여성 경험의 부재 혹은 배제, 무관심과 주변화 등의 문제에서 탈피해 이 과정에서 여성의 4․3경험을 복원하고 기존 4․3문제를 재해석하자는 취지로 구술작업에 뛰어 들었다. 그해 구술채록자는 11명.

올해는 4․3피해가 가장 컸던 북촌마을을 비롯한 납읍․하가․화북․수산․동광․금악․서광․오도마을 등에 거주한 4․3체험 여성과 후세대 여성 15명을 만났다.

구술채록 여성들은 4․3체험과 이후 보상의 문제, 4․3이후 가족부양을 하면서도 가부장제로 인한 경제적 불공정과 가정폭력, 남성중심의 마을공동체 운영사례를 전했다.

4․3체험 여성들은 대부분 가족을 잃고 생존을 위해 온갖 궂은 일을 하면서 가족을 챙기고 마을을 재건해야 했다. 

평생 고문후유증으로 실명과 손이 꺾인채 살아오신 어르신, 제사 때 같은 마을사람이 아니면 제삿밥도 먹지못한다는 생각에 같은 마을사람과 결혼할 수밖에 없었던 북촌 어르신들, 결혼 후 부모 제사를 남몰래 지냈던 동광의 어르신, 예비검속 보상과정에서 당사자인 딸을 제외시키고 오빠 가족이 받아가 억울하시다는 어르신, 오빠가 젊은 나이에도 연좌제로 피해를 겪은 후세대 여성의 이야기 등은 아직도 4․3이 과거가 아닌 현재 시점에서 그 기억과 트라우마가 계속되고 있는 ‘현재 4․3역사’라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었다.

‘밥’도 못먹는 집안에 결혼해서 평생 소처럼 일만 하셨던 어르신, 가족계획요원․부녀회 임원 등 왕성하게 마을활동을 했지만 늘 부회장만 한 어르신, 재혼한 게 죄여서 평생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못하고 산 어르신, 기역자 하나 모른다고 남편으로부터 폭력을 당한 어르신. 온당치 못한 일을 어떻게 감내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는 이도 있겠지만,  4․3을 체험한 어르신들이 살아온 생애의 기록이다.

이날 결과공유회에서는 4․3 구술채록 결과 발표 외에 4․3 여성구술채록의 성과와 과제 등을 짚은 백영경 제주대 사회학과 교수의 ‘기억과 젠더: 제주4․3과 여성’의 주제강연과 구술채록팀의 채록 소회를 듣는 라운드테이블도 함께 진행됐다.

한편, 4․3여성 구술채록작업은 2019년 제주특별자치도 양성평등기금지원사업 공모지원금을 받아 실행됐다. <헤드라인제주>

'2019 제주 여성, 4․3의 기억Ⅲ' 결과공유회.
'2019 제주 여성, 4․3의 기억Ⅲ' 결과공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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