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학생의 할머니 '4.3 恨' 사연에 유족들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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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학생의 할머니 '4.3 恨' 사연에 유족들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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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71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식에서 정향신씨가 4.3의 아픈 상처를 안고 한평생 살아온 한 할머니의 사연을 소개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3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 추념광장에서 엄수된 제71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식에서는 '유족 사연'으로 4.3의 아픈 상처를 안고 한평생 살아온 한 할머니의 사연이 소개돼 장내를 숙연케 했다.

단상에 오른 대학생 정향신씨(23)는 4.3당시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에서 정방폭포로 끌려가 부모와 오빠, 어린 남동생을 잃은 할머니(김연옥)의 이야기를 전했다.

1948년 당시 7살이던 김 할머니는 토벌대의 소개령으로 마을이 불에 타 살 수 없게 되자 부모와 다른 곳으로 피신해 생활했다고 했다. 그러다 가족들이 붙잡혀 정방폭포로 끌려갔고, 부모와 남동생을 잃었다고 했다.

정씨는 "할머니는 바닷가에 자주 나가셨다. 저는 그걸 보고 바다를 좋아하는 구나 생각만 했다"면서 "그런데 할머니의 할아버지.할머니.아빠.엄마.동생이 바다에 던져져 없어졌다는 것을 듣고 믿을 수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할머니는 4.3이후 대구에서 부산, 다시 서울에서 제주로 헤맸다. 한강에서 살다 18세에 제주로 다시 내려오게 됐다고 한다"면서 "친척 삼촌과 함께 시신도 없는 헛묘를 짓고, 매년 정성스럽게 벌초 다니셨다"고 말했다.

가슴 아픈 유족 사연이 소개되는 동안 유족들의 흐느낌이 이어졌고, 일부 유족은 크게 오열하기도 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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