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문 4.3유족회장, "제주의 봄은 아직도 춥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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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정부 인사 향해 '쓴소리'..."4.3특별법 개정 등 적극 나서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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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71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에서 송승문 4.3희생자유족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3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엄수된 제71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식에서 송승문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은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적극 나설 것을 강력히 호소했다.

송 회장은 추념식 인사말에서 "지난 해 이 자리에 참석하셨던 문재인 대통령은 '이 땅에 봄은 있느냐?'고 물음에 '제주에 봄이 오고 있다'고 답변하셨다"며 "그러나 아직도 제대로 감장하지 못한 채 동백꽃처럼 후드득 떨어진 3만여 희생자가 있고, 4.3문제의 속시원한 해결을 기다리는 8만여 유가족들이 있기 때문에, 저희들에게 봄은 멀게만 느껴지고 아직도 춥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우선 4.3특별법의 조속한 개정을 촉구했다.

그는 "지금 국회에는 4.3특별법 개정안이 계류 중에 있지만 남의 일처럼 손을 놓고 있는 모양새"라며 "20년 전 만들어진 '4.3특별법'이라는 옷이 낡고 찢어져 그 틈새로 찬바람이 무릎에 스며든다. 새로 수선해야 함에도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어 4.3수형희생자들에 대한 진정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송 회장은 "최근 4.3당시 행해졌던 재판이 불법적이고 탈법적이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이처럼 4.3의 역사적 진실은 아무리 비틀고 가리려 해도 정의가 강물처럼 도도하게 흐른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로, 4.3당시 법적 절차를 도외시했던 수형인에 대해 법죄사실의 폐기는 물론 모든 행적 등 진상들이 낱낱이 밝혀지고 명예가 회복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도 섭섭한 마음을 털어놨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과거사 문제해결'이라는 국정과제를 약속했다"며 "하지만 뒷심이 부족하다. 제주4.3과 관련한 제주도민과의 약속을 다시 한 번 점 검하면서 절절한 유족들의 염원을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참석한 정치인들에 대해서도, "'먹돌도 똘람시민 궁기가 난다' 제주속담이 있다"며 "저희들의 간절한 호소가 소중한 결실로 맺을 수 있기를 정부와 국회가 적극 나서 줄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제주4.3은 한반도의 역사를 넘어 인권과 평화를 열망하는 모든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자리매김 되어야 한다"며 "70여 평생을 한많은 삶을 살아오신 8만여 4.3희생자 유가족들에게 따뜻한 봄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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