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고소.고발 공방전 '과열'...정책선거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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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총선 고소.고발 공방전 '과열'...정책선거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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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재산 의혹 쟁점화...허위사실 공표 고발 잇따라
'정책선거' 실종...구태선거 '회귀' 논란 속, 유권자 선택은?

4.13총선이 이제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초박빙 접전이 펼쳐지고 있는 제주 3개 선거구에서 막바지 고소.고발을 비롯해 각종 의혹제기가 쏟아지는 등 선거는 극도로 과열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후 처음 촉발된 의혹제기는 제주시 갑 선거구의 새누리당 양치석 후보의 재산신고 누락 의혹.

양 후보는 후보자등록을 하면서 제출한 재산신고내역에 제주시 애월읍 하귀1리 소재 227.9㎡ 면적의 토지가 누락된 것이 확인되면서 시작됐다.

선관위는 더불어민주당측으로부터 이의제기를 받은 후 사실확인을 거쳐 '공표된 사실은 거짓'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양 후보는 "단순한 실수"라고 해명했으나, TV토론회 등에서 이의 문제는 최대 쟁점이 됐고, 선관위는 지난 6일 양 후보에 대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제주지방검찰청에 고발 조치했다.

그러나 상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정의당 제주도당은 지난 8일 성명을 통해 "양 후보 재산신고 내역의 처음 누락은 1건으로 알려진 후 양 후보가 4건으로 밝혔지만 무려 12건으로 확인됐다"면서 양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부동산에 대한 각종 의혹도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처음 재산신고 누락된 토지의 경우 다른 사람이 2011년 12월 6950만원을 주고 산 것을 4개월 만에 1200만원이나 싸게 산 것으로 나타나 '다운 계약서 작성' 의혹이 불거졌다.

또 양 후보가 공직생활 중 매입한 공유지와 관련해서는 부동산 투기의혹으로 확산됐다. 양 후보는 부동산 투기의혹에 대해 "정말 억울한 일"이라며 반박했으나,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 서귀포시장 등 공직자들이 공유지 공매물건을 매입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더민주당은 이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같은 선거구 강창일 의원의 재산증식을 갖고도 공방전이 이어지고 있다.

새누리당 제주선대위는 양 후보에 대한 방어차원에서 "막가파식 의혹제기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면서, 역으로 강 후보의 재산증식과 관련한 의혹을 제기하며 맞불을 놓았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논평을 통해 제기한 강 후보의 재산내역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면서 상황은 묘하게 돌아갔다. 새누리당 제주선대위는 '실책'을 인정하며 발표된 내용은 잘못됐다고 인정했으나, 강 후보측은 새누리당 제주선대위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며 검찰에 고소했다.

그러자 다시 새누리당 제주선대위가 반격을 가했다. 강 후보의 자녀가 1년 사이에 2억원 상당의 주식을 더 보윻게 됐는지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강 후보측은 "자녀가 2005년부터 기업체에 근무하며 받은 월급을 적금한 예탁금을 신고한 것인데, 이를 주식투기로 치부하며 흑색선전을 하고 있다"면서 곧바로 새누리당 제주선대위 17명을 허위사실 유포 관련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검찰에 고소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선대위는 "강 후보 재산증식 의혹에 대한 재산누락을 사실상 실토한 셈"이라고 반박했다.

양 후보와 강 후보간 '의혹' 공방전은 장외로까지 번졌다.

박희수 더불어민주당 제주선대위 상임위원장은 10일 저녁 제주시청 앞 후보자 합동 유세때 지원연설을 통해 "양 후보의 재산을 대충 계산해도 40억원은 넘는다. 30여년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기가 찬건 4억원 밖에 없다고 했는데, 이게 말이 되냐"라며 "공매의 이름을 빌려 시세차익을 얻는 것이 공직자가 할 일인지 묻고 싶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새누리당 제주선대위는 11일 "이는 양 후보를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의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면서 박 위원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제주시 갑 선거구가 부동산 의혹으로 고소.고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귀포시 선거구도 재산신고 누락의혹이 막판 쟁점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 강지용 후보가 토지 37필지를 장남 명의 회사에 현물 출자한 후 주식신고를 누락했다는 것이다. 더민주당은 "강 후보가 비상장 주식은 재산신고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의무신고 대상"이라며 "선관위는 강 후보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와 함께 강 후보 장남의 주식신고 역시 누락된 만큼 사실 규명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선관위는 강 후보의 소명서를 검토한 후 공직선거법 위반여부를 가릴 예정이다.

제주시 을 선거구에서도 의혹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더민주당 제주도당은 지난 7일 새누리당 부상일 후보와 관련된 '녹취파일'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에 공식 수사를 의뢰했다.

'녹취파일'은 지난 19대 총선 당시 부 후보가 수행원으로 하여금 '총대'를 매게한 대가로 금품을 제공했다는 내용을 추정케 하는 것으로, 아직 진위여부는 공식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더민주당은 "녹취파일을 둘러싼 의혹이 풀리지 않고 있지만, 이 문제에 대해 부 후보는 단 한마디 납득할만한 해명조차 하지 않고 있다. 토론회 과정에서도 녹취파일 당사자가 맞냐는 질문에 긍정도 부정도 취하지 않는 모호한 태도만 보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부 후보는 이 부분과 관련해, 거리유세를 통해 "현재 상대 후보는 나에 대한 흠집 잡기에 열중하고 있다"면서 "실체가 있으면 당당하게 밝히겠지만, 실체가 없기 때문에 응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새누리당 선대위는 더민주당 오영훈 후보가 배우자와 함께 당과 이름, 기호가 적힌 점퍼를 입고 사전투표한 것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된다며 선관위의 조사를 촉구했다.

이처럼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후 각 선거구 선두권 주자간 의혹제기가 크게 분출되고, 고소.고발이 이어지면서 선거전은 크게 과열되고 있다.

반면 제기된 의혹이 쟁점으로 부상한데다, 일부 후보자의 노골적인 정책질의 회피, 토론회 불참 등으로 정책선거는 실종되고, '구태선거' 회귀 등 선거문화의 후퇴와 함께 유권자의 알권리는 크게 침해됐다는 비판적 목소리도 크게 일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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