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위한 학교 운동장 모형은? 교육계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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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위한 학교 운동장 모형은? 교육계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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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잔디.마사토.인조잔디 교체 놓고 찬반 팽팽
2일 오후 4시 설문대여성문화센터 공연장에서 제주도교육청과 제주도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주최로 열린 '학교 운동장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헤드라인제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최근 유해성 논란을 빚고 있는 학교 인조잔디 운동장을 전면 교체할 예정인 가운데, 천연잔디, 마사토, 인조잔디 등 교체 포장재를 두고 교육계에 찬반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2일 오후 4시 설문대여성문화센터 공연장에서는 제주도교육청과 제주도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회장 김영환)가 주최한 '학교 운동장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개최됐다.

토론회에는 현재 인조잔디 재포설을 요구하는 한라초, 제주서초, 제주중앙중, 제주제일중, 서귀포중 관계자를 비롯해 학생, 학부모, 교사 등 약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토론회 시작 전에는 아슬아슬한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했다. 제주중앙중학부모회 소속 아버지모임(회장 이경배) 회원들이 인조잔디 재포설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시위에 나서는 한편, 일부 학부모들도 토론회장 곳곳에 삼삼오오 모여 언성을 높이며 자기주장을 하기 바빴다.

토론은 토론자별로 5분씩 주제발표를 하면, 상호 질의.응답 및 객석 질의.응답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토론자에는 천연잔디와 마사토, 인조잔디를 선호하는 패널이 각각 2명씩 배석됐다.

2일 오후 4시 설문대여성문화센터 공연장 앞에서 제주중앙중학부모회 소속 아버지모임(회장 이경배) 회원들이 인조잔디 재포설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2일 오후 4시 설문대여성문화센터 공연장에서 제주도교육청과 제주도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주최로 열린 '학교 운동장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헤드라인제주>
2일 오후 4시 설문대여성문화센터 공연장에서 제주도교육청과 제주도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주최로 열린 '학교 운동장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헤드라인제주>

임춘근 예산여고 교사는 천연잔디를 제안하며 "인조잔디를 선택할 때 경제성, 심미성, 혹은 더 능률적이라는 이유를 든다"며, "수명이 10년도 되지 않는 인조잔디를 시공하면서 대략 5억원의 돈을 쏟아 붓고, 유지관리비에 폐기처분 비용 등을 생각하면 결코 (인조잔디 운동장을) 쉽게 결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친환경 소재이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판단은 업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기간 동안 엄격한 실험과 검증을 통해 객관적 기관이 내려야 한다"고 꼬집으며, "플라스틱 잔디와 고무탄성 충진재에 친환경이라는 모순된 수식어를 붙이면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임 교사는 "이 문제의 원인은 턱 없는 예산을 지원해 놓고 '학교 구성원들이 알아서 하라'는 무책임한 행정에 있다"며, "100% 친환경 소재에 걸맞는 예산을 지원하거나, 예산에 맞게 천연잔디, 마사토 운동장으로 조성하는 등 이제는 교육행정의 명확한 지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엄병헌 서울시교육청 주무관은 마사토 운동장에 힘을 실었다. 엄 주무관은 "서울시내 학교 운동장 대부분이 마사토로 조성돼 있어 비가 온 후에는 질퍽거림과 물고임으로 인해 운동장 사용이 곤란하고, 마른 날에는 바람에 의한 미세먼지가 발생했었다"고 설명했다.

엄 주무관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인조잔디 운동장 조성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나, 인조잔디 운동장 조성에 소요되는 많은 비용에 비해 수명이 짧고, 중금속 검출 등 유해성 논란과 유지관리비용 증가 등 지속적인 투자에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엄 주무관은 "이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운동장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마사토를 기본으로 한 혼합재료를 선정, 전국 최초로 마사토 운동장의 시설기준과 설계지침을 수립하는 등 운동장 기능을 극대화시켰다"며, "이에 따라 학생과 교직원, 지역주민들의 운동장 만족도도 향상됐다"고 말했다.

2일 오후 4시 설문대여성문화센터 공연장에서 제주도교육청과 제주도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주최로 열린 '학교 운동장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헤드라인제주>
2일 오후 4시 설문대여성문화센터 공연장에서 제주도교육청과 제주도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주최로 열린 '학교 운동장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헤드라인제주>

이종익 제주중앙중 운영위원장의 경우 "학교실정에 맞게 자율성이 존중되는 운동장을 조성해야 한다"면서, 인조잔디 재포설을 요구하는 학교의 의견을 반영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 위원장은 "현 시점에서는 어느 모형도 완승하거나 완패할 수 없는 장단점을 갖고 있다"며, "그렇다면 운동장 모형은 누가 결정할 것인가의 문제다. 학교의 주체라고 할 수 있는 사용자가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교육청과 지차체, 학교는 대안을 찾는 데 함께 숙의해야 하며, 운동장 교체 모형은 대다수가 원하는 운동장 모형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교육청은 오는 9일부터 15일까지 현재 인조잔디 재포설을 요구하고 있는 한라초, 제주서초, 제주중앙중, 제주제일중, 서귀포중 학부모와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조사 결과에 따라 학교 운동장 포장재를 확정할 예정이다.<헤드라인제주>

<오미란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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