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나온 고교체제개편, '평준화 일반고'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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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곽 나온 고교체제개편, '평준화 일반고'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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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용역 공청회 열려...일반고 신설.전환.편입안 제시
관객석 반응은 냉담..."원인 해결 않고 일반고 타령만?"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의 제1공약인 '고교체제개편(안)'이 드디어 윤곽을 드러냈다.

제주시 평준화지역 일반고 학생 비율을 높이기 위해 일반고 신설.전환.편입 등의 방식으로 일반고 선택기회를 확대하는 한편, 클러스터화를 통한 읍면지역 고교 활성화와 학과 재배치를 통한 특성화고 구조개편을 병행 추진하는 것이 개편안의 주된 골자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의뢰로 용역을 수행 중인 제주대학교 산학협력단(책임연구원 김민호 교수)은 29일 오후 4시 제주학생문화원 대극장에서 '제주도 고교체제개편에 관한 연구'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지난 3일 열렸던 중간보고회와는 달리 제주도교육청과 교육지원청, 제주도내 각급 학교 교직원, 학부모 등 총 200여명이 참석해 고교체제개편안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발표에 나선 김민호 교수는 이날 공청회에서 "평준화지역 일반계고 학생 3000여명이 성적 때문에 읍면지역으로 밀려나는 상황을 해소하는 것이 이번 용역의 최우선 과제"라고 전제했다.

모든 입시문제를 포괄한 듯한 '고교제체개편'에 걸맞는 안이라기 보다는 읍면지역 고교를 활성화하고, 특성화고를 개편해 가면서 제주시 동(洞)지역 평준과 일반고를 확대해 가는 방향이라는 설명이다.

29일 오후 4시 제주학생문화원 대극장에서 제주대학교 산학협력단 주최로 열린 '제주특별자치도 고교체제개편에 관한 연구' 공청회.<헤드라인제주>
29일 오후 4시 제주학생문화원 대극장에서 제주대학교 산학협력단 주최로 열린 '제주특별자치도 고교체제개편에 관한 연구' 공청회.<헤드라인제주>

이번 용역과 관련한 논의는 제주시 평준화지역 일반고 입학정원이 전체 입학정원의 41.6%(3154명)에 불과해 약 3000여명에 이르는 학생들이 평준화지역에 거주하고 있으면서도 읍면지역 고등학교 진학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부터 진행돼 왔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현재 41.6% 수준인 평준화지역 일반고 학생 비율을 55%까지 확대해 일반고 진학경쟁을 완화시켜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들이 평준화 일반고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연구진이 제시한 대안은 △평준화지역 일반고 신설 △특목고 또는 특성화고를 평준화지역 일반고로 전환 △읍면지역 알반고를 평준화지역 일반고로 편입 등 총 3개안이다.

우선 '일반고 신설'의 경우 기존 평준화지역 일반고 8개 학급을 분산 재배치하고, 학교 신설에 따라 2개 학급을 순증, 총 10개 학급의 남녀공학 1개 학교를 신설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일반고 전환'의 경우 특목고를 제주시 동지역으로 이전시켜 평준화지역 일반고로 전환시키는 방안과 제주시 동지역 특성화고를 평준화지역 일반고로 전환시키는 방안이 구분 제시됐다.

'일반고 편입'의 경우에는 기존 제주시 동지역과 인접해 있는 읍면지역 일반고를 대상으로 2017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10학급 규모 1개 학교를 추가적으로 편입시키는 방식이 제시됐다.

이와 함께 연구진은 읍면지역 고교 활성화 방안으로 △예체능 종합고 형태의 일반고 운영 △초.중.고 연계 국제적 수준의 공립학교 운영 △농어촌지역 거점 고등학교 운영 등을 제안했다.

특성화고 구조개편 방안으로는 △학과 재배치를 통한 학교별 특화 △제주형 마이스터고 육성 △미래 성장동력 관련 학과로 개편 등을 꼽았다.

29일 오후 4시 제주학생문화원 대극장에서 제주대학교 산학협력단 주최로 열린 '제주특별자치도 고교체제개편에 관한 연구' 공청회.<헤드라인제주>

그러나 이와 같은 고교체제개편안에 관객석의 분위기는 냉담했다.

당초부터 '고교체제개편'이라는 주제는 짧은 용역기간에 비해 너무나 방대했고, 읍면지역 학생들이 평준화지역이 아닌 읍면지역에서 머무를 수 있도록 돕는 정책적 고민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다수였다.

김광수 제주도의회 교육의원은 "당초 고교체제개편이라는 말은 평준화지역 일반고 학생 비율이 65%만 되도 성공하지 않겠느냐는 이석문 교육감의 뜻에서 시작됐다"며, "고교체제개편이라는 접근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고교체제개편은 너무나 방대한 일이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부터 연합고사, 심지어는 과외까지 다 포함되는 문제"라며, "설문과 면접 정도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기간을 연장하던가 좀 더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민호 교수는 "용역을 시작할 때도 너무 방대해 선을 그었다"며, "평준화 일반고, 특성화고, 읍면지역 고교에 대해 똑같은 관심을 갖고 했다기 보다는 평준화 일반고 학생 3000명 가량이 성적 때문에 읍면지역으로 밀려나는 상황을 해소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고 반박했다.

이어 제주도교육청 한관수 사무관은 "총 3개안이 제시됐는데 모두 일반고로 전환하는 대안 뿐"이라며, "읍면지역 학생들이 동지역이 아닌 읍면지역에서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는 방안, 즉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면 일반고 전환 등이 아니어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읍면지역 아이들이 동지역으로 오지 않고 읍면지역에 남아 있게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읍면지역 고교 활성화와 평준화지역 일반고 정원 확대 방안이 함께가지 않고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향후 연구진은 이날 공청회 등에서 제기된 의견을 수렴해 다음달 10일 오후 2시 제주도교육청에서 최종보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헤드라인제주>

<오미란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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