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선 성난 농민들 "한중FTA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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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나선 성난 농민들 "한중FTA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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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FTA 비상대책위 총궐기대회...협상중단 촉구
"협상 타결되면 제주 1조5천원 피해...1차산업 전멸"
24일 오후 2시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한중FTA중단 총궐기대회'. <헤드라인제주>
24일 오후 2시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한중FTA중단 총궐기대회'. <헤드라인제주>

정부가 다음달 중 한중FTA 협상타결을 공식 선언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제주지역 농민들이 24일 길거리로 나와 협상 중단을 강력히 촉구했다.

한중FTA 중단 제주도 1차산업 생산자단체 비상대책위원회 농어업인들은 이날 오후 2시 제주도청 앞에서 '한중FTA중단 총궐기대회'를 개최, "제주도 1차산업 다 죽이는 한중FTA협상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정부 및 정당에 전하는 건의문을 통해 "다수의 FTA로 인해 1차산업 피해가 심해지고 있는 현실에서 또 다시 한중FTA가 발효된다면 제주농업 소득 감소액은 최대 연간 1574억원, 10년 간 1조5787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제주 1차산업은 말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농어업인들에게는 농업개방과 농업말살을 강요하고 국민들에게는 에속된 경제를 강요하는 한중FTA는 절대 이뤄져서는 안 될 망국의 지름길"이라며, "국민적 합의 없이 급속하게 추진되는 FTA 협상 추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이어 "정부와 각 정당에서는 농업정책 대안을 가진 생산자 단체와의 조속한 소통을 통해 농어업인이 필요로 하는 현안이 무엇인지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한중FTA 협상 중단 △기존 FTA체결에 따른 농어업지원 지원 특별법 시행 △농어촌부흥세 및 무역이득 공유제 신설 등을 요구했다.

또 △농어업 재해보험 제도 개선 △농어가 부채 경감대책 및 정책자금 금리 1%대로 인하 △농어업부분지원 위한 조세감면 연장 △면세유 영구화 및 1차산업 시설에 산업용 전기를 농업용으로 전환 등도 촉구했다.

24일 오후 2시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한중FTA중단 총궐기대회'. <헤드라인제주>
고문삼 농업인단체협의회장. <헤드라인제주>

◆ 고문삼 회장 "쌀 마저 개방한다는 정부, 감귤 지켜준다는 보장 있나?"

고문삼 농업인단체협의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한중FTA 중단을 목숨 걸고 지키겠다는 농업인들이 한 데 모였지만, 박근혜 정부는 13차 협상을 마치는 등 올해 안으로 협상을 마무리하려 한다"고 성토했다.

고 회장은 "오늘 우리의 피끓는 목소리가, 한 맺힌 제주농업인의 절규가 박근혜 정부를 통해 중국에 전해져 우리가 갈망하는 한미FTA 중단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회장은 "우리의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중 FTA는 아랑곳 없이 진행되고 있다. 쌀 마저 개방한 박근혜 정부가 우리의 제주 감귤을 비롯한 많은 농산물을 지켜준다는 보장이 어디 있겠느냐"고 의문을 표했다.

고 회장은 "제주도민의 울부짖는 한 맺힌 목소리가 자기 자식, 어머니, 아버지의 목소리라고 생각해 보라. 정말로 제주농민의 피끓는 이 울분을 그냥 지나칠 수 있겠느냐"며, "우리에게는 후손들에게 제주의 1차산업을 물려줘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이러한 가운데 원희룡 도정과 도의회는 집안싸움만 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제주의 1차산업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에 대한 협력보다는 자기의 밥그릇을 챙기는 데 급급한 원 도정과 도의회는 각성하라"고 규탄했다.

24일 오후 2시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한중FTA중단 총궐기대회'. <헤드라인제주>
김성범 중문농협 조합장. <헤드라인제주>

◆ 김성범 조합장 "한중FTA는 제주농업 송두리 째 흔들 초대형 태풍"

김성범 중문농협 조합장은 "오늘 제주농업인들은 한중FTA 협상에 따라 생사의 기로에 선 제주농업을 지키기 위해 온갖 바쁜 일을 뒤로한 채 절박하고 비통한 심정으로 이 자리를 같이 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 조합장은 "지금까지 농업인들은 농업을 천직으로 알고 지켜왔다. 우리는 농업이 앞으로 후손들에게 대대로 물려줘야 할 생명산업임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런데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우리가 여기에 모인 이유는 한중FTA 협상이 체결되면 제주농업이 붕괴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창했다.

이어 그는 "한중FTA는 이전의 FTA와 비교해 보면 정말 그 차원이 다르고, 근본이 다르며, 제주농업의 지반을 송두리 째 흔들 수 있는 초대형 태풍이라며, "제주감귤의 경우 한중FTA가 발효돼 수입관세가 단계별로 철폐될 경우 조수입이 반토막 나 제주감귤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조합장은 "값싼 중국산 농산물이 들어오면 한중FTA로 풀린 제주농산물은 정말 설 자리가 없다. 상황이 이러한데 어찌 농업인들이 가만 있을 수 있겠나. 우리 제주농업인들에게 삶을 포기하라는 데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조합장은 "제주농업은 관광산업과 함께 제주경제를 유지하는 큰 틀"이라며, "정부가 제주농업에 대한 보호대책 없이 한중 FTA를 추진한다는 것은 제주도민 전체를 어둠의 장막으로 내모는 것이고, 제주농업의 씨를 말리는 것이며, 제주도민을 파산의 길로 내모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끝으로 김 조합장은 "오늘 이 자리에서 외치는 목소리에는 생존 차원의 처절하고, 절박한 몸부림이 담겨 있음을 정부는 잘 알아야 할 것"이라며, "또 다시 우리 농업인들을 영농 현장이 아닌 이 딱딱한 아스팔트 위로 불러들이는 일이 없도록 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규탄했다.

24일 오후 2시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한중FTA중단 총궐기대회'에서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는 농민들. <헤드라인제주>
허창옥 제주도의회 의원. <헤드라인제주>

◆ 허창옥 의원 "현실적 한계 부딪혀...한중FTA 중단되도록 끝까지 노력"

허창옥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은 "한중FTA에서 쌀을 완전히 개방했다. 쌀을 개방했다는 것은 제주의 농업을 완전히 파괴하고, 파산시키겠다는 얘기와 똑같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허 의원은 "제주는 밭작물과 감귤로 먹고 사는 지역이다. 전국 어느 시도와는 다르게 18%가 1차산업을 유지하는 곳"이라며 한중FTA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특히 허 의원은 "죄송스러운 것은 여러분과 함께 목소리를 높이고 여러분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현실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며 "농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 불철주야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제주도의 농업을 깡그리 파괴하는 한중FTA는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집회가 끝난 후 참가한 농어업인들은 수입농산물과 감귤나무 등을 쌓아두고 화형식을 가졌다. <헤드라인제주>

24일 오후 2시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한중FTA중단 총궐기대회'. <헤드라인제주>
24일 오후 2시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한중FTA중단 총궐기대회'. <헤드라인제주>
24일 오후 2시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한중FTA중단 총궐기대회'. <헤드라인제주>
24일 오후 2시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한중FTA중단 총궐기대회'. <헤드라인제주>
24일 오후 2시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한중FTA중단 총궐기대회'.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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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2시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한중FTA중단 총궐기대회'.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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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발언을 하고 있는 한 제주농민.<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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