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문 교육감과 미팅 학부모들..."고민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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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문 교육감과 미팅 학부모들..."고민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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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학부모 '타운홀 미팅', 어떤 얘기 오갔나?
등교시간 조정, 교육불균형 해소, 문화체험시설 확대 등 건의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23일 서귀포칼호텔에서 서귀포시 동지역 학부모들과 타운홀 미팅을 갖고 있다.<헤드라인제주>

"산남지역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주세요", "맞벌이 부부는 아이들 등교시간 늦어지면 해야 할 고민이 많습니다"

서귀포시 동(洞)지역권 206명의 학부모 대표단은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과 함께 23일 오후 2시 30분 서귀포칼호텔에서 공개토론회를 가졌다.

이번 토론회는 이 교육감이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학부모들과의 자리인 데다 그 동안 왕래가 뜸했던 서귀포시 동지역권에서의 토론회였기 때문에 제주도교육청 각 실국과장이 대거 배치되는 등의 모습이 연출됐다.

토론방식은 이 교육감이 지난 선거 후보시절 일선 교사들과 진행한 바 있는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됐다. 총 20개의 테이블에 각 10명씩 배정된 학부모들이 의견을 모아 중앙시스템으로 전송하면, 우선순위별로 표결에 부쳐지는 방식이다. 이 교육감도 테이블에 배치돼 학부모들과 함께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동지역권 교육현안으로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던 산남산북 교육불균형과 함께 최근 경기도교육청의 '9시 등교' 전면실시로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아침 등교시간에 대한 사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 교육감은 "교육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기대도 많이 크실 것"이라며, "앞으로 가능하면 임기 중에 모든 학교를 방문, 학부모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여러분들의 평상시 의견이 어떻게 모아지는지, 우리가 만든 정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잘 확인해보시면서 늘 참여해 달라"고 전했다.

23일 서귀포칼호텔에서 열린 이석문 제주도교육감과 서귀포 동지역 학부모와의 타운홀 미팅 현장. 한 학부모와 이석문 교육감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23일 서귀포칼호텔에서 열린 이석문 제주도교육감과 서귀포 동지역 학부모와의 타운홀 미팅 현장.<헤드라인제주>

처음으로 제시된 주제는 산남.산북 교육균형 발전방안.

학부모들은 △문화체험 격차 해소 △서귀포 특징을 살린 특성화고 유치 △인성프로그램 보급 △사교육 소외문제 해소 △학부모 소통 및 교육기회 확대 △소규모 학교운영 현실화 △서귀포 인재유출 방지 △좋은 교원확보와 근무환경 개선 △무상급식, 혁신지구 등 산남지역 우선 배려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이 중 '문화체험환경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는 의견에 33명(24%)의 학부모들이 표를 던져 호응을 끌었다. 이어 '좋은 교원 확보 및 교원 근무환경 개선'이 28표(20%), '사교육 소외문제 해소'가 20표(14%), '학부모 소통 및 교육기회 확대'가 19표(14%)의 지지를 얻었다.

한 중학교 3학년 학생 학부모는 "공부 뿐만이 아니라 아이들의 시각을 넓히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을 체득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서귀포시권의 경우 학생 수가 적어 방과후 수업이 대체로 통합돼 운영되고 있는데, 높은 강사비에 따른 운영상의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강사비 보전 문제를 적극 검토해 달라"고 밝혔다.

또 한 학부모는 "산남지역 학교의 교육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되고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효과를 보고 있다"며,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단기간에 끝나버리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에서 꾸준히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지역적 격차와 사회격제적인 격차를 해소하는 데 있어 핵심 키워드는 작은학교 살리기"라며, "작은학교를 국제학교 교육환경의 80% 수준으로 올리겠다. 그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국제학교와 같이 학교를 재구화하는 과정이 진행될 것이다. 서귀포 지역 학교를 미래지향적으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23일 서귀포칼호텔에서 열린 이석문 제주도교육감과 서귀포 동지역 학부모와의 타운홀 미팅 현장.<헤드라인제주>
23일 서귀포칼호텔에서 열린 이석문 제주도교육감과 서귀포 동지역 학부모와의 타운홀 미팅 현장.<헤드라인제주>

다음 주제는 '아침 등교 시간, 어떻게 할 것인가'로, 이미 서울 경기지역에서 '9시 등교'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 교육감의 '등교시간 조정' 공약과 관련한 학부모들의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주요 의견으로는 학생들의 아침 식사시간과 수면시간을 충분히 보장하는 등교시간으로 건강한 학교생활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과 등교시간 조정 권한이 있는 학교의 자율권을 존중해야 하고, 학생들의 생활패턴을 8시 40분부터 시작되는 수능에 맞춰야 한다는 의견 등이 상충했다.

학부모들은 등교시간을 늦추는 데 찬성하는 이유로 '여유로운 등교'에 31표(26%), '9시 이전 프로그램 개발'에 26표(22%), '건강증진 및 집중력 향상'에 20표(17%), '편안한 아침식사'에 18표(15%) 등을 던졌다.

이어 반대의견으로는 '맞벌이 부모의 어려움'이 46표(38%)를 기록하며 중론으로 채택됐다. 이어 '학생들이 나타해질 것'이라는 의견이 22표(18%), '늦어지는 하교시간을 관리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19표(16%)를 얻었다.

정리해보면 이른바 '9시 등교'로 일컬어지는 등교시간 조정에 대해 학부모들은 반대에 73표, 찬성에 50표를 던진 것. 총 참석자 200여명 중 70여명은 해당 안건에 투표하지 않았다

한 학부모는 "등교시간 조정이 이뤄지면 아이들은 잠을 푹 잘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수업에 대한 집중력도 좋아질 것"이라며, "아침에 일찍 오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독서 프로그램 등을 만들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한 학부모는 "학교 등교시간 조정은 학교의 자율적인 결정권에 맡겨야 한다"며 맞섰다.

이 학부모는 "학교마다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수 있는 자율권이 있고, 학교 교육과정에 따라 일과가 조정된다"며, "등교시간의 일률적인 조정으로 인해 오히려 학교의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교육과정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또 한 학부모는 "아이 입장에서 생각하면 찬성할 수 있지만, 하교시간이 늦어지다 보면 학원갔다가 집에 오는 시간이 늦어지는 등의 악순환이 반복될 뿐이다. 일찍 학교를 등교하되, 0교시 폐지 등 다른 활동이 이뤄지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교육감은 "아이들이 아침에 아침밥을 먹고 등교해 잘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공약한 바 있다"며, "이를 실천하기 위해 다음달 중으로 각 학교의 의견을 수렴, 학교급별로 차이가 있는 부분을 고려하면서 학생들이 과도하게 일찍 일어나서 아침을 먹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교육감은 "기본적인 일과시간을 9시로 한다고 했을 때 9시 전에 학교에 왔다고 해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9시든, 9시 반이든, 그 이전이든 각 시간에 맞는 돌봄시스템을 고민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타운홀미팅에 참석한 학부모를 대상으로 실시된 사전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153명)의 52%가 등교시간을 늦추는 것이 적철치 않다고 답했다. 적절하다는 응답은 41%로 집계됐다.<헤드라인제주>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23일 서귀포칼호텔에서 서귀포시 동지역 학부모들과 타운홀 미팅을 갖고 있다.<헤드라인제주>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23일 서귀포칼호텔에서 서귀포시 동지역 학부모들과 타운홀 미팅을 갖고 있다.<헤드라인제주>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23일 서귀포칼호텔에서 서귀포시 동지역 학부모들과 타운홀 미팅을 갖고 있다.<헤드라인제주>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23일 서귀포칼호텔에서 서귀포시 동지역 학부모들과 타운홀 미팅을 갖고 있다.<헤드라인제주>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23일 서귀포 칼호텔에서 열린 서귀포 동지역 학부모들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23일 서귀포칼호텔에서 열린 이석문 제주도교육감과 서귀포 동지역 학부모와의 타운홀 미팅 현장.<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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