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걸음을 내딛는 우리 아이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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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걸음을 내딛는 우리 아이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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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희열 제주도교육감선거 예비후보
김희열 예비후보. <헤드라인제주>

동네 어귀에 매화꽃이 활짝 피었다. 육지부에 유난히도 폭설이 잦았던 겨울이었던지라 봄꽃 소식은 새로운 기운과 함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러고 보니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이 봄꽃 소식만은 아니겠다. 그 누구보다도 이 봄이 새로움으로 다가오는 이들은 아마 이제 막 학교생활을 시작하게 된 초등학교 1학년생들이 아닐까.

첫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던 때가 아련하게 떠오른다. 학교 선생이었던 나도 아이 학교 처음 보내는 일은 왠지 모를 낯설음과 설레임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학교생활은 잘할까. 친구와 싸우지는 않을까. 선생님 말씀은 잘 들을까. 학부모이면 누구나 하는 그런 고민을 했던 때가 엊그제 같다.

이제 그 아이는 다 자라서 성인이 되었지만 아직도 내게는 입학하던 날 내 손을 꼭 잡고 놓지 않았던 아이의 손길, 눈빛이 선명하다. 새로운 시작이 이제 막 학교생활을 시작하는 아이에겐 얼마나 큰 부담이었을까. 지금 다시 생각하니 잘 자라준 아이가 고맙기도 하다.

며칠 전, 막내 입학 예비소집에 다녀온 제자의 얘기를 들으니 입학을 앞두고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훈련시키는 일은 물품에 자기 이름을 쓰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색연필, 싸인펜, 풀, 가위, 연습장에 자기 이름을 쓰는 일부터 먼저 한다고 하는 말을 듣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자기 이름을 쓴다, 얼마나 의미있는 일인가.

엄마 품에서, 보모 품에서 생활하던 아이가 색연필에, 연습장에 써 붙이면서 비로소 독립된 자아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학교라는 커다란 공동체 속의 나, 그것은 자기 이름을 쓰는 일부터 시작된다.

한자로 ‘我’(아)는 ‘나’라는 뜻이지만, 한자의 구성을 잘 살펴보면 ‘手(손,수)+戈(창, 과)’의 합성어이다. 즉, 나라는 것은 손에 창을 든다는 의미로 해석될 것이다. 손에 창을 든다는 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자신만의 힘을 가진다는 뜻이 아닐까.

독립불변의 실체(實體)로서의 나, 이 세상에 가장 소중한 존재로서의 나로서 세상을 살아갈 힘을 가진다는 것이다. 이에 이제 막 세상 밖으로 나온 아이들에게 길러줘야 할 것은 자신의 힘으로 무언가를 해낼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는 것이 아닐는지.

그러기 위해서는 이 세상이 안전하며 행복한 꿈을 펼칠 수 있는 곳이라는 걸 보여줘야 할 것이다. 그들이 처음 만나는 세상은 학교이기에 학교는 그 어떤 곳보다 안전하고 희망찬 곳이라는 걸 보여주었을 때, 우리아이들은 혼자 걸어볼 수도, 무언가 해볼만 한 것이 있겠다는 힘과 용기가 생길 것이다.

그러기에 부모로서, 교육자로서, 사회공동체 가족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나로부터 우리 아이들의 행복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김희열 제주도교육감선거 예비후보>

#외부 원고인 기고는 헤드라인제주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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