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못지않은 열정적 무대공연..."헬로! 땡큐!" 박수갈채
22일 늦은 오후 '2013 세계人제주 외국인 섬머 페스티벌'이 열린 제주시 탑동해변공연장에 '열광의 폭탄'이 터졌다.
제주 평대초등학교의 키즈락밴드(Kids Rock Band)인 '뱅 밴드(Bang Band)'의 습격에 좌중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리드 보컬인 양대성 어린이(12)는 훌쩍 무대 앞쪽으로 뛰어나오더니 관중들의 박수를 유도했다. 직전에 무대를 선보였던 프로 스카밴드 '사우스 카니발'에 못지 않은 기세였다.
"여러분 즐길 준비 되셨죠?"
깜찍한 요청에 관중들은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외국인들을 위한 행사임을 감안해 "헬로"라고 인사를 건네자마자 "땡큐"라고 마무리 짓는 센스를 발휘,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첫 곡은 미국의 록 밴드 위저(Weezer)의 '트러블 메이커(Trouble Maker)'. 나는 문제아일지라도 다른 사람이 가지 않는 길을 가겠다는 내용이 담긴 곡이다.
이후 이문세의 '붉은 노을' 공연을 선보이며 드럼과 베이스, 기타까지 녹록치 않은 실력을 뽐냈다.
무대가 끝나고 대기실에서 만난 뱅밴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수줍음 많은 평범한 어린이들이었다.
지난해 3월 결성된 뱅밴드는 평대리의 별칭인 '뱅디골'의 뱅자를 따서 만든 이름으로, 현재 평대초 5-6학년 학생 22명 전원이 소속돼 있다.
고학년이 되면 자연스럽게 밴드 악기를 접하고, 자신이 원하는 포지션에서 자유롭게 연습을 하는 것이다. 공식 무대는 상황에 따라 번갈아가면서 참가한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방과후에 모여 자발적인 연습이 이뤄진다. 지난해 교내 학예회 무대에 이어 올해 '아름다운 예술여행' 경연과 학생문화축제 찬조출연, 오늘 무대까지 공식무대는 4번째다.
올해초 제주도교육청이 주관한 '아름다운 예술여행' 경연에서는 제주도내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렇게 긴장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재미있고 즐거웠어요." 드럼을 치고 있는 김진주 어린이(13)가 이날 무대를 떠올리며 빙긋 웃었다.
"관중들이 '우와'하고 소리지르는데 신이 났어요. 놀이터에 간 듯한 느낌 같아요." 보컬인 양대성 어린이도 당시 느낌을 거들었다.
이날 무대는 드럼에 김진주 어린이와 메인보컬에 양대성 어린이, 기타에 김재원(13), 김현빈(13), 베이스에 부민혁(13), 건반 황시내(13), 세컨드보컬에 한희경(12) 어린이가 각자의 실력을 발휘했다.
뱅밴드의 지도교사인 송봉주 선생님(33)과 이정호 선생님(37)도 맛깔나는 코러스로 무대 뒤에서 힘을 실어줬다.
공식 무대에 수 차례 나서자 인기도 덩달아 끌게 됐다. 오는 7월 열리는 스태핑 스톤 락페스티벌과 10월 해녀축제에 찬조 출연키로 벌써부터 예정돼 있다.
최근에는 가수 윤하의 '혜성'과 유명 팝송인 버글스(Buggles)의 '비디오 킬 더 라디오스타(Video Kill The Radio Star)'를 맹연습중이다.
뱅밴드는 벌써부터 다음 무대를 기대하고 있다.
"6학년은 졸업하려면 반년 정도밖에 안 남았어요. 그러니 더 열심히 연습 해서 멋진 공연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