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날엔 장애인 이동권도 "올 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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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의 날엔 장애인 이동권도 "올 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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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인권이야기] <24> 누구를 위한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인가?
"5월1일 근로자의 날, 차량운행 쉽니다?"...대중교통도 쉬었나?

고봉균 / 제주장애인인권포럼 활동가.<헤드라인제주>
5월1일은 근로자의 날이었다. 근로자의 날 탄생의 계기가 된 사건은 1886년 5월 1일 미국의 조동조합이 하루 8시간 근로를 요구하며 단행한 총파업이다. 당시 미국 전역에서 34만명의 근로자가 파업에 참가했으며 노동운동 지도자 8명은 교수형에 처해졌다.

이를 기리기 위해 사회주의자 모임인 제2인터네셔널은 1889년 파리에서 5월 1일을 '세계노동절‘로 선포했다.

이듬해에 제 1회 노동절 행사가 열렸고 이후 노동절은 열악한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지위를 향상시키려는 각국 노동자들이 연대행사 등을 벌이는 날이 됐다.

이러한 유래를 갖고 있는 노동절, 즉 근로자의 날은 기본적으로 근로기준법상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자는 휴무를 하도록 되어 있다.

반면 법정공휴일이 아닌 유급휴일로 지정되어 있어 회사사정에 따라 근무를 하는 경우가 있거나 특별법에 의해 공무원은 정상근무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근로자들에게는 휴무일인 날이다.

며칠 전 4월 29일,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를 자주 이용하는 이용자인 나는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 차량운행을 쉽니다.’라는 알림문자를 받게 되었다.

‘근로자의 날’이기 때문에 휴업을 한다는 것이다.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을 위하여 휴업을 함으로서 덩달아 이용자인 교통약자들까지도 원치 않는 휴업(?)을 해야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덕분에 이동수단을 잃어버린 나를 비롯한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를 매일같이 이용하던 이용자들은 어쩔 수 없이 집에 눌러앉아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는 교통약자들을 위해서 운영이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나와 같은 중증장애인에게는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는 대중교통 수단인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던 것은 실제 이용을 하던 당사자들인 교통약자들 뿐인 것 같다.

물론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물론 근로자이기에 휴무를 해야 한다는 정당함을 내세울 수 있다. 그러나 근로자의 날이라고 해서 다른 대중교통 수단을 운행하는 근로자분들이 휴무를 하지는 않는다. 대중교통이 휴무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말이 안 되는지는 초등학생들도 알만한 상식적 수준의 일이다.

하지만 교통약자들에게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가 대중교통과 마찬가지라고는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거나 휴업을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만약 많은 이들이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다면 다들 고개를 저을만한 일이다. 입장을 바꿔 조금만 생각해 본다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누구보다 교통약자들의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다. 이곳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자신들이 일하는 곳의 목적을 모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하루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를 이용하고 있으며, 이들이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없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결국 겉으로만 교통약자들의 이동편의와 사회활동을 보장하기 위한다고 하고 있지 정작 이들의 행정은 교통약자들을 외면한 채 본인들의 편의만을 생각하고 행정을 처리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를 위한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인지, 그렇다면 누구의 입장에서 행정 처리를 해야 하는 것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헤드라인제주>

<고봉균 / 제주장애인인권포럼 활동가>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장애인 인권 이야기는....

   
장애인인권포럼 심벌마크
우리 사회는 장애인을 단순한 보호 대상으로만 바라보며 장애인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은 치료받아야 할 환자도, 보호받아야 할 어린이도, 그렇다고 우대받아야할 벼슬도 아니다.
 장애인은 장애 그 자체보다도 사회적 편견의 희생자이며, 따라서 장애의 문제는 사회적 환경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의 <장애인인권 이야기>에서는 앞으로 장애인당사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새로운 시선으로 다양하게 풀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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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리리 2012-05-10 13:50:20 | 175.***.***.69
뒤늦은 뎃글...
5월1일은 근로자의 날이죠..전 국민이 쉬는 날이 아닙니다..차라리 설 1일, 추석 1일은 쉬어도 됩니다..그런데도 공식휴일이 아닌 단지 근로자를 위한 기념일에 굳이 쉬겠다고 하면 이건..좀 상식이하죠...장애인 대중교통 수단인 단체가 그런 사고방식으로 운영을 하신다면 차라리 이용요금을 받지 마시던가...전국적으로 제일 비쌉니다...아무튼 이젠 뭔가 생각을 하실땐 '역지사지'하세요...

근로자 2012-05-02 15:40:16 | 122.***.***.111
교통약자의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해봤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텐데요...안타깝네요

다른의견 2012-05-02 14:06:05 | 112.***.***.11
아래님의 논리대로라면 근로자의 날이라고 해서 대중교통이 전면 스톱되어도 이해해야 한다고 하는 말이네요. 그날 하루 대중교통이 전면 스톱되어도 문제제기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장애인에게 있어 교통약자차량 운행은 유일한 이동권 수단이기도 합니다. 비장애인이 일반대중교통이 손과 발이 되듯이 장애인에게는 이동권 수단인데 근로자의 날이라고 해서 그러면 되나요? 다른 방법을 찾았어야죠.

강군 2012-05-02 13:05:06 | 211.***.***.28
배려받기를 원한다면 먼저 배려를 해주면 어떨까요?
교통약자차량이 아니면 이동이 불가능하다면 제가 잘못생각했겠지만

단 하루의 쉼도 비난의 대상이 된다면, 노동자에게 너무 가혹하지 않나요
사람이 사람에게, 그렇게 생각한다면, 자신의 입장만을 내세우기 보다는
남들 쉴때 편안한 마음으로 쉴 수 있게 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내가 조금 불편하더라도, 혹은 많이 불편할 수도 있지만
그래서 버스파업시,, 이를 감내하는 마음
노동절에 은행문이 닫혀서 현금인출기를 찾아 헤메는 수고로움.
받아들이지 않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