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구럼비 발파, 강정주민들 "아, 이젠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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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구럼비 발파, 강정주민들 "아, 이젠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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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공권력 무차별 연행 속 발파강행, 충격에 빠진 강정주민
경찰 대치 '연막작전'에 속수무책..."제발, 구럼비 살려주세요"

정부와 해군이 7일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대규모 공권력을 투입시켜 주민들을 무차별 연행하는 가운데 구럼비 해안 발파작업은 결국 오후 5시20분까지 6번에 걸쳐 강행됐다.

구럼비 만큼은 반드시 사수해내겠다던 주민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이 6번의 폭파작업은 7일 하루에 계획된 것이 끝난 것일 뿐, 앞으로 발파공사는 한달, 길면 두달까지 계속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구럼비 해안에 투입되는 폭약의 양만 43톤에 이른다. 구럼비 발파를 둘러싼 충돌은 앞으로 한달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

주민들이 경찰의 무차별 연행에 맞서며 대치하고 있을 무렵, 기습적으로 이뤄진 구럼비 해안 발파작업. <헤드라인제주>
경찰의 대규모 공권력 투입과 잇따른 연행, 그리고 구럼비 발파에 대한 소식에 충격을 받아 눈물을 흘리고 있는 강정주민. <헤드라인제주>
슬픔에 잠긴 한 강정주민. <헤드라인제주>
구럼비 발파를 위해 공권력이 투입된 가운데, 참담한 표정으로 도로에 앉아있는 주민들. <헤드라인제주>

새벽부터 작전을 개시한 경찰공권력과의 대충돌 속에서, 1차 발파는 오전 11시20분께 이뤄졌다.

그러나 첫 폭파가 이뤄지는 순간, 그 장면을 정확히 목격한 주민은 거의 없었다.

폭파 시간을 전후 해 대부분의 주민들은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동쪽 도로에서 차량 바리케이트를 치고 경찰의 강제진압에 항거하며 격렬한 충돌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시각 강정포구 쪽에는 주민들도 몇 없었다.

경찰이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방면의 진입로를 확보하기 위해 차량견인 및 무차별 연행을 하는 강경대응에 폭약은 육로 차량을 통해 운반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오전 9시께, 정동영 국회의원과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충돌현장에 나타나 기자회견을 가진 후 연좌농성에 들어간 후부터 경찰의 대응이 조금씩 느슨해졌다.

그러다가 10시30분쯤 되어서는 경찰력을 조금씩 뒤로 빼기 시작했다. 불과 한시간전만 하더라도 무차별적이던 더 이상의 강경진압도 없었다.

온몸을 던져서라도 구럼비 발파만큼은 막아야겠다는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가세한 강정천 입구 길목은 여전히 대치상황이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현장 주민들은 안덕면 동광검문소 주변에 위치한 (주)제주화약에서 폭약을 실은 경찰 화약운반차량이 여전히 구럼비 해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폭발음과 같은 소리가 들렸다는 몇몇 주민들의 얘기가 전해졋으나 '설마' 하며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대부분 폭약을 실은 차량이 들어가지도 못했는데 벌서 화약이 장전돼 발파가 이뤄졌을리 없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이 예상은 빗나갔다.

이미 발파가 이뤄진 후 몇십분 후에야, 첫 발파가 행해진 사실이 확인됐다.

폭약을 실은 차량은 주민들과 대치하는 도로를 택하지 않고, 해상통로를 이용했다. 선박을 이용해 폭약을 구럼비 해안으로 직접 운반하는 작전을 편 것이다.

첫 발파 소식을 들은 강정 주민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망연자실해 했다. 한편으로는 경찰의 '연막작전'에 속았다며 허탈해 하기도 했다.

뒤늦게 정확한 폭파지점을 확인한 결과 다행히 구럼비 바위는 아니었다.

제주해군기지 사업구역내 제2공구에서 케이슨 제작장으로 쓰일 구역의 공유수면이 아닌 육상부지 구역이었다.

이어 오후 4시께 2차 발파가 이뤄졌다. 그리고, 4시 20분께 3차발파, 4시 50분께 4차 발파, 오후 5시 6분께 5번째 발파, 오후 5시 20분 6번째 발파가 강행했다.

6번 모두 공유수면 인접 육상 부지였다.

이날 하루 예정됐던 발파작업이 모두 마무리되면서 경찰도 철수했다. 

하지만 이날 공권력으로부터 무차별적인 진압작전 속에 큰 상처를 입은 강정주민들은 연이어 들려오는 폭발음에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온 몸을 던져서라도 반드시 막아내겠다며 경찰공권력에 맞섰던 주민들은 크나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진압경찰의 발목을 잡은 한 할머니는 "구럼비를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라며 울부짖기도 했다.

주민들은 "더 이상 발파작업이 진행되어서는 안된다. 오늘 제주도지사가 공사정지명령을 내린 만큼 발파공사는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반면, 해군의 한 관계자는 "원래 첫날인 오늘은 6개의 공구에서 발파작업이 예정돼 있었고, 계획대로 진행된 것"이라며 "앞으로 날씨 상황 등을 봐가면서 발파작업을 계속적으로 진행하게 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제주자치도의 공유수면매립 공사 정지명령이 내려졌지만, 이 역시 국방부가 전혀 수용할 분위기를 보이지 않으면서 발파공사 시도는 계속해서 이뤄질 것으로 보이다.

발파공사가 마무리된 후 강정마을을 방문한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야권연대를 통해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하면 제주해군기지 공사를 중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럼비 발파공사가 이미 시작돼 앞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강정 주민들은 '총선 후'라는 말이 너무나 멀게만 다가오는 듯 했다.

강정주민들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충격적 하루였다. <헤드라인제주>

경찰에 연행되는 김영심 의원. <헤드라인제주>
경찰에 연행되고 있는 김영심 의원. <헤드라인제주>
강경진압이 시작되면서 강정주민들이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강경진압이 시작되면서 강정주민들이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강경진압이 시작되면서 경찰이 주민들을 연행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버스 위에서 경찰의 연행과 구럼비 발파에 대해 항의하던 강정주민이 경찰에 의해 끌려 내려오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격렬한 충돌이 벌어진 강정마을. <헤드라인제주>
격렬한 충돌이 벌어진 강정마을. <헤드라인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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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2012-03-07 23:02:57 | 211.***.***.80
세계 7대경관이라고 하더니 세계 최고 흉물을 짓는단다...
차라리 청와대를 발파해라......
양아치들이 모여 국토를 유린하고 국가를 망치고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