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찝찝함' 털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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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찝찝함' 털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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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임기범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장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을 두고 위대한 도민들이 이끌어낸 역사적인 쾌거라며 온 섬의 축하의 물결로 뒤덮고 제주도는 ‘글로벌 브랜드화 전략’이라는 발 빠른 후속 대응으로 도민들이 기대를 한층 부풀어 오르게 하고 있다.

지난 11월 12일 새벽 제주가 7대자연경관에 선정된 이후 인터넷과 SNS를 통해 뉴세븐원더스가 주관한 세계7대자연경관선정이 사기극이라는 네티즌들이 주장이 일파만파 급속히 퍼져 나가고 있다.

분명히, 이들의 주장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명쾌한 답변을 해야 하는 책무 또한 제주도정의 몫이며 주장되는 허와 실에 대하여 더 이상 계속되는 논란거리에 종지부 찍고 찝찝함을 털고 가야 할 것이다.

분명 이러한 퇴행적 문제 제기를 두고 “좋은 것이 좋은 것”,“이미 선정과 동시에 모든 것이 용서되고 정당성을 부여 받았는데”웬 뚱딴지같은 시비로 한층 들떠 있는 제주사회에 찬물을 끼어 넣는다고 우려하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선진국으로 진입한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에서 보여준 제주도정이 전근대적, 반민주적 형태에 대하여 반성하고 우리들의 자화상을 부끄러워하며 미래에 제주가 극복해야할 점들을 곰곰이 되새겨 보는 성찰은 반드시 필요하다.
 
먼저 가장 문제로 주장되는 부분이, 공신력 검증이 안 된 사설재단이 낚시 밑밥에 걸려 가볍게 즐겨야할 이벤트 행사에 제주도가 국가 아젠다로 밀어붙여 행정기관 전화료와 비용이 약 300억 이상 도민의 혈세를 쏟다 부었다는 사실이다.

두 번째가, 자연경관 그 자체에 인기투표 방식으로 등수를 매기고 이를 상술 적으로 이용하고 아무리 목표가 정당하다고 해도 추진과정이 투명하지 못하다면 당위성이 상실되는 반면 이러한 이벤트에 몰입하는 우리 사회의 후진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 전화기로 수백 번, 수천 번 중복투표를 허용한 것은 비과학적이며 공정치 못하다는 것이다.

세 번째 주장은, 2010년 뉴세븐원더스가 인도네시아를 최종결과 발표 행사 장소로 선정하고 행사비용 3천500만달러(한화 370억원)과 라이선스료 1천만달러(한화 100억원)을 요구하여 인도네시아 정부는 코모도섬을 후보지에서 공식 철회하였다고 알려지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제주도가 이번 캠페인에 얼마를 요구받았으며, 어떻게 계약되었는지 혈세의 주인인 도민에게 공개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네 번째가, 위와 같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제주발전연구원이 발표한 6,400억  1조3천억 원의 효과가 확실하다면 추진할 가치가 있다. 그러나 경제유발효과에 대한 산출근거가 명확치 않고, 또한 증거자료도 극히 미약하다고 평가되고 있다. 재단 측이 발표한 것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는 것 또한 신뢰성이 떨어지다는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제주도정은 7대자연경관은 민간 차원의 이벤트라고 주장하여 왔으나, 우근민 제주도정이 공무원들을 필두로 전형적 관제몰이가 도를 넘었다는 것이다. 5급이상 공무원에 대하여는 핸드폰 통화기록 제출을 요구, 일일 투표량 강요, 부서별 일일 목표량 부여하여 전화투표에 매달렸다.

임기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장.<헤드라인제주>
최근 자료를 분석해보면 제주도 전체적으로 하루에 한 직원이 488건의 전화투표를 한 것으로 되어있다. 1통화당 20초만 계산하더라도,  하루중 2.7시간을 여기에 할애한 것이다. 심지어는 하루에 한사람이 하루에 2,381통을 전화한 곳도 있다.

13시간을 전화에 매달렸다는 것인데 자율적 목표란 미명하에 직원 1인당 하루에 300통에서 500통 이상 전화투표는 군사 정권 때나 가능했던 전근대적인 형태라는 냉철한 공직내부의 평가가 있다.

물론, 한 시대 한 공간을 살면서도 미래 가치에 대한 담론은 다양할 수도 있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소수의견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는 통 큰 제주도정을 기대하면서 그동안 제주의 미래를 위해 세계 7대자연경관 선정에 함께 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 와 행운이 있기를 기대한다.

<임기범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장>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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