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주차-쓰레기 방치..."제주관문 이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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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주차-쓰레기 방치..."제주관문 이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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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외항, 불법주정차 점령-어지러진 쓰레기 개선 '시급'
혼란스런 도로 사고위험 우려도...김 시장 단속강화 주문

'국제자유도시' 제주를 키워갈 관문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제주외항이 지난 5일 문을 열었다.

2001년 착공해 총 3463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제주외항은 서방파제 1425m, 동방파제 390m 규모로 8만톤급 크루즈 부두 1선석과 2만톤급 여객선 및 화물선 1선석으로 조성됐다.

특히 화물을 싣고 나르는 하역 능력은 기존 항구의 경우 연간 118만3000톤을 수용하던 것을 앞으로 379만9000톤을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항구가 준공되면서 당장이라도 대형 선박을 맞아들일 채비는 갖췄다지만 항구 인근의 환경은 여전히 개선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10일 오후 찾아간 제주항의 한켠에는 낚시꾼들과 시민들이 버려둔 쓰레기가 어지러져 있었다. 항의 입구에는 불법 주.정차 차량이 기승을 부리고 있었고, 정리되지 않은 교통체계는 연신 아찔한 상황을 연출했다.

제주외항 인근 공터에 방치된 쓰레기. <헤드라인제주>

# 방치된 쓰레기...빈 술병에 생선찌꺼기

제주항 옆에는 산책로와 전망대 등 시민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친수공간이 조성될 예정이다.

제주시 건입동의 사라봉과 별도봉을 마주보게끔 마련된 이 공간은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고 있었다. 아직 외형적인 틀만 갖춰져있고 구체적인 시설이 들어서지는 않은 상태.

그런데, 시민들과 낚시꾼들의 발걸음에도 불구하고 버려진 쓰레기들이 방치돼 있어 방문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바닥에는 담배꽁초가 흩뿌려져 있었고, 조금의 빈틈을 보이는 곳이라면 종이컵, 빈 술병은 물론 먹다 남은 생선 찌꺼기 등의 쓰레기가 널려있었다.

심지어 생선을 굽기 위해 불을 지폈던 흔적까지 남아있는 모습이었다.

이는 아직 해당 지역의 환경을 정비하는 인력이 배치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주항이 준공은 됐지만 실질적인 운영은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인근 지역의 환경정비를 맡는 관리인 없이 붕 떠버린 것이다.

제주시민 고승복씨(51)는 "개항식을 한다고 했을때 한번 치워놓았는데, 그 사이에 쓰레기가 다시 쌓였다"며 "쓰레기는 계속 버려지는데 아무도 치우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제주외항 인근 공터에 방치된 소각 쓰레기. <헤드라인제주>
입소문을 듣고 많은 시민들이 방문하고 있는 제주외항. <헤드라인제주>
생선찌꺼기가 제주외항 인근 공터에 방치돼 있다.<헤드라인제주>

# 버젓이 자리잡은 불법 주.정차차량..."여기가 주차장인가?"

기존에 운영되던 여객선터미널과 새로 개항한 제주외항의 입구에는 불법 주.정차 차량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흡사 주차장으로 착각할 정도로, 도로가에는 가지런하게 차량이 세워져 있었다. 바로 반대편 도로에 터미널 주차장이 있음에도 주차비가 아까워 도로가에 세워둔 차량들이었다.

대형 화물차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제주항을 기점으로 작업을 벌이는 차량들이 차량을 도로가에 방치해 두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일대의 불법 주.정차 문제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여객선 앞 불법 주.정차 구역에는 '경고없이 견인을 하겠다'는 경고문도 붙어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바로 옆에 경찰이 상주하는 치안센터가 위치해 있는 것도 아이러니하다. 주.정차 단속은 경찰이 아닌 자치경찰 소관이라는 점때문에 연출된 모습이다.

대형 화물차량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수시로 벌어지는 단속에도 불구하고 나몰라라 세워둔 주차 차량은 매일 끊이지 않고있다. 특히 야간에는 도로위가 온통 화물차량에 점령되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제주시가 별도의 단속반을 꾸려 영업용 주정차 차량에 대한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사정은 별반 달라지지 않고있다. 제주시가 단속에 나서는 지역이 제주항 인근뿐만 아니라 노형동, 월광로 등 등 여러곳으로 나뉘기 때문이다.

일부 운전자의 경우 단속에 걸린다 하더라도, 차라리 과태료를 무는 것이 경제적으로 낫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불법주.정차 차량이 즐비한 제주여객선터미널 입구. <헤드라인제주>
불법 주정차 차량들이 즐비해 있는 제주항 입구의 경찰 치안센터. 불법 주.정차시 예고없이 견인한다는 문구가 아이러니하다. <헤드라인제주>
도로가에 세워진 불법 주.정차 차량. <헤드라인제주>

# 혼란스런 도로체계...대형사고 '우려'

교통체계의 개선도 시급하다. 현재 제주외항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차선과 도로체계는 희미한 차선 등의 요인으로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당초 큰 포물선을 그리며 U자 형태의 도로였던 이 곳은 제주외항이 건설되면서 5거리가 됐다. 5거리라해도 교차점이 명확하지 않은 지역에서 길이 한 갈래씩 뻗어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와중에 차선까지 희미해 초행길 운전자는 당황스럽기 일쑤다. 새로 만들어진 도로의 선은 뚜렷한 반면 기존에 사용되던 도로의 구분선은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알아보기 힘들었다.

가뜩이나 차량의 이동속도가 빠른 지역인데다가 대형 화물차량이 오가는 곳이라 한번 사고가 발생하면 대형사고가 날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야간시간에는 이같은 현상이 더 심해지는 상황이다.

1차적으로 신호등 같은 시설이 설치되는 것이 필요하겠지만, 운전자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점멸등이나 차선의 도색이라도 시급한 실정이다.

한 시민은 "어딜 가더라도 그 지역의 첫인상이 가장 중요하지 않겠냐"며 "이 곳(제주항)을 갈아엎는 것은 심각하게 생각해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문제에 대해 김병립 제주시장은 10일 오전 주재한 간부회의에서 "선박을 이용해 관광객들이 드나들게 돼 있는데 제주외항 주변이 정돈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시장은 "제주항은 제주시의 초입"이라고 강조하며 "불법 주.정차 단속과 환경정비 등을 철저히 추진해 관광객들에게 정돈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라"고 관계부서에 주문했다. <헤드라인제주>

차선이 혼란스런 제주외항 입구 도로. <헤드라인제주>
제주외항 도입부의 이정표. 막상 길에 들어서면 쉽게 이해가 가질 않는다.
차선이 혼란스런 제주외항 입구 도로.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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