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고 설립 첫 발, "문화예술과의 소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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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고 설립 첫 발, "문화예술과의 소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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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고 설립준비모임 '소통' 공연...다양한 장르 선보여
강창수-위성곤-박주희 의원 기획, 비날씨에도 객석 만원

제주를 뺀 전국 15개 시.도에 설립돼 있는 것. 제주에 없기 때문에 제주의 예술 영재들이 다른 시.도를 향해야 하는 이유. 바로 '예술고등학교'다.

제주에 예술고를 설립하기 위한 마음이 문화예술 공연과의 소통으로 이어졌다.

6일 오후 5시 제주예술 진흥과 예술고 설립을 위한 첫 번째 기획공연 '소통(Communication)'이 설문대여성문화센터 공연장 무대에 올랐다.

예술고 설립 공연. <헤드라인제주>
예술고 설립 공연에서 관객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예술고 설립 공연. <헤드라인제주>

이날 제주에는 제9호 태풍 '무이파'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렸지만, 예술고 설립을 기대하고 문화예술적 소통에 공감을 이룬 많은 이들이 비날씨에도 공연장을 찾았다.

이번 공연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강창수, 위성곤, 박주희 의원이 주도하는 제주예술고 설립 준비모임이 주관, 한국음악협회 제주특별자치도지회가 주최했다.

예술적 재능이 뛰어난 학생들에게 전인교육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예술적 경험을 쌓게하고, 창의력 있는 예술인을 육성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됐다.

공연을 기획한 강창수 의원은 "예술고 설립은 지금까지의 단순한 논의의 대상이 아닌, 우리가 이뤄야 할 시대적 소명"이라며 "이번 기획공연은 제주 문화예술의 자양분이 될 예술고 설립 추진에 뜻을 더하고자 마련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문화예술적 소통을 통해 예술고 설립에 대한 공감대를 넓혀나간다는 취지다.

# 금관악기-무용-성악-발레 등 다양한 장르로 '소통'

공연은 '문화예술적 소통'이라는 취지에 걸맞게 특정 장르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로 꾸며졌다. 첫 번째는 제주브라스앙상블(Jeju Brass Ensemble)의 금빛 선율로 무대의 막이 올랐다.

예술고 설립 공연에서 제주브라스앙상블이 공연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예술고 설립 공연에서 발레 공연을 선보인 고하은 양. <헤드라인제주>
예술고 설립 공연에서 소프라노 오능희가 열창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금관악기 전문 단체인 제주브라스앙상블은 흑인영가인 '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으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아직도 내겐 음악이 있네', 'Time to say goodbye' 등 때론 웅장하고 때론 경쾌한 금관악기의 선율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금관악기 공연에 이어 무용과 발레 공연이 이어졌다. 동덕여대 공연예술대학에 재학중인 김유나씨가 한국무용 '부채춤'을, 남광초등학교 고하은 양이 발레 '이슬요정'을 무대에 올려 관객들의 눈을 홀렸다. 

제주 출신 소프라노 오능희도 무대에 올랐다. 오능희는 제주도민의 귀에 익숙한 '살짜기 옵서예'과 아르디티의 가곡 'Il bacio(입맞춤)'을 선보여 박수 갈채를 받았다.

현악기의 선율도 울려 퍼졌다. 바이올린(전혜영), 첼로(박소영), 피아노(켈리 신)로 구성된 제주앙상블 'DREAM'은 영화 '여인의 향기' 중 'Por una cabeza', 드라마 OST '베토벤바이러스' 등을 통해 현악기와 건반악기의 하모니를 선사했다.

예술고 설립 공연에서 제주앙상블 'DREAM'이 공연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예술고 설립 공연에서 현대무용을 선보인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팀. <헤드라인제주>
예술고 설립 공연에서 소프라노 박미혜가 열창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예술고 설립 공연. <헤드라인제주>

이어 무대에 오른 한국예술종합학교 현대무용팀 '소통'은 '개화 대화를 하려면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라는 공연을 선보였다. 무용가 3명이 빚어낸 익살스러우면서도 진지하고 열정적인 무대에 관객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제주에선 보기 힘든 특별한 무대가 이어졌다.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 교수인 소프라노 박미혜가 무대에 오르자 객석에서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박미혜는 '님이 오시는지'와 오페라 라보엠 중 '무젯타의 왈츠'를 열창했다.

열창을 마친 박미혜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제주에는 예술적 재능을 가진 인재가 대단히 많다"며 "예술고 설립을 위해 응원할 것이고, 도민들도 관심과 지지를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제주KBS 어린이합창단의 순서. 50여 명의 어린이 합창단원은 '선구자'를 비롯해 '강아지해피', '샤이보이' 등의 노래를 깜찍한 율동과 함께 선보였다. 소프라노 오능희과 함께 '파란 나라'를 열창하며 무대의 막이 내렸다.

예술고 설립 공연에서 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제주KBS 어린이합창단. <헤드라인제주>
예술고 설립 공연에서 소프라노 오능희와 제주KBS 어린이합창다이 열창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위성곤 의원(왼쪽부터), 박주희 의원, 강창수 의원이 예술고 설립 공연을 감상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예술고 설립 공연. <헤드라인제주>

쉬는 시간 없이 1시간40분 동안 이어진 짧지 않은 공연이었지만, 공연장을 찾은 남녀노소 모두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통해 문화예술의 즐거움을 가득 만끽했다. 예술고 설립에 대한 공감도 보다 더 이뤄낸 것처럼 보였다.

"제주에 예술고가 생기면 제가 첫 입학생, 첫 졸업생이 될 거예요!" 공연장을 나서던 고지혜 양(12)은 예술고 설립에 대한 부푼 마음을 가슴에 품었다.

가족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노영환씨(42)는 "어린이합창단원과 같이 재능을 가진 어린이들을 전문적으로 양성할 수 있는 교육기관이 제주에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강창수 "예술고 설립은 도민의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

한편, 공연을 기획한 강창수 의원은 예술고 설립의 시급함을 역설했다. 강 의원은 특히 지난 1월부터 '예술고등학교 추진위원회'를 설립하고, 정책세미나를 갖는 등 예술고 설립 여론을 형성해 왔다.

예술고 설립 공연을 기획한 강창수 의원. <헤드라인제주>

그는 "전국 15개 시.도에 26개나 되는 예술고가 있지만 유독 제주에는 없는 상황이어서 예술영재들은 다른 지역 예술고로 진학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예술인력의 다른 지역 유출과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지출 가중, 제주 예술인의 가뭄현상이라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예술고 설립은 국영수 중심의 입시위주에서 탈피해 예체능 교육을 통한 공교육의 다양성 확보와 가치를 높일 수 있다"며 "또 순수 문화예술 진흥의 토대가 되어 제주경제에 버팀목이 되는 관광산업의 발전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안정적인 예술 전문인력의 배출과 문화예술 향유 기회의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며 "이는 결국 제주문화예술 질적 재고는 물론, 국제자유도시에 걸맞은 도민의 삶의 질 향상과 선진 시민사회 진입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예술고 설립에 앞서, 그 사전 작업으로 제주 예술문화 부흥을 위한 조례 제정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강 의원은 "예술고 설립을 앞당길 수 있는 예산 및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제주 예술문화 부흥을 위해 예술단체나 기업, 종사자를 지원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위성곤-박주희 의원, 서울 무용팀 예술고 설립에 '한 목소리'

이번 공연을 함께 기획한 위성곤 의원은 "21세기는 문화예술이 화두인데 제주에 예술고가 없어서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며 "우리가 앞으로 조금 더 관심을 갖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해 나간다면, 예술고가 설립되는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주희 의원은 "전국 15개 시.도에 26개가 있는데 제주도에 유일하게 없는 예술고 설립을 위한 첫 발을 내디뎠다"며 "특히 요즘은 문화와 복지를 결합한 '문화복지'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만큼, 문화복지를 통한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예술고 설립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예술고 설립 공연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위성곤 의원과 박주희 의원. <헤드라인제주>

공연을 주최한 한국음악협회 제주특별자치도지회 강경수 지회장은 "제주에도 예술고가 설립돼 예술 꿈나무들이 육지에 가지 않고도 음악이나 미술, 무용을 공부해 세계적 예술가가 탄생하기를 바란다"며 "오늘 공연이 예술고 설립을 앞당기는 불쏘시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을 위해 제주를 찾은 서울 소재 한국예술종합학교 현대무용팀도 제주 예술고 설립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무용팀의 김수범씨는 "제가 제주 출신인데, 제주에 예술고가 없어서 중학교를 마치고 육지에 있는 덕원예고로 진학을 했다"며 "제주 예술고가 설립되면 이같은 불편이 많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 연말에 또 다른 공연으로 찾아 뵙겠다"는 말을 끝으로 이날 공연은 막을 내렸지만, 공연장을 빠져 나가는 사람들의 마음에는 예술고 설립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 오른 듯 보였다. <헤드라인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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