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조사 있다고 다 갈 수는 없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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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조사 있다고 다 갈 수는 없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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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지사, 삼도1동민과 대화...'개혁적 마인드' 전환 주문
"좋은 게 좋은 것? 공무원들 그런 생각 버려라"

우근민 제주지사는 17일 공직사회의 일하는 방식과 관련, "공무원들은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 며 공직자들의 마인드 전환을 주문했다.

우 지사는 이날 오후 3시 제주시 삼도1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주민과의 대화를 갖고, 공직사회의 일하는 방식과 관련한 문제를 거듭 지적했다.

주민과의 대화를 하고 있는 우근민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우근민 제주지사는 17일 삼도1동 주민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헤드라인제주>

이날 간담회에서 한 주민이 삼도1동 벚꽃 거리인 전농로의 야간 조명이 너무 어둡다는 민원을 제기하자, 우 지사는 도시디자인 개선과 연계해 공무원 근무 태도의 개선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선 도시디자인과 관련해, 우 지사는 "모로코 카사블랑카에는 언덕 위의 하얀집이 유명한데, 삼도1동과 목포시 동네 골목과 다른 게 무엇이냐"며 "그래서 제주도는 앞으로의 100년을 내다보고 총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이런 문제를 혼자서 다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제주도 사람은 물론 프랑스나 서울 사람을 불러서 도시디자인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곳에서 사람을 들여오되, 업무 추진 과정에서 담당 부서나 공무원이 여러 사람의 의견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 지사는 "누구 말도 맞고, 다른 사람 말도 맞고 이런 식으로 (업무를 추진) 해서는 안 된다"며 "공무원들은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그런 식으로 일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소극적 합리주의가 아닌, 적극적 개혁주의로 나가야 한다"며 "다른 사람 말에 구애 받지 말고 나 하나 희생한다는 생각으로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근민 제주지사와의 대화에 참석한 삼도1동 주민. <헤드라인제주>
우근민 제주지사와의 대화에 참석한 삼도1동 주민. <헤드라인제주>

# "경조사 모두 갈 수는 없지 않나?"

간담회 도중 우 지사는 '경조사 참석'에 대한 자신만의 소신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한 주민이 "우 지사가 지난해 6.2지방선거 때는 삼도1동의 벚꽃 축제를 방문했는데, 올해는 오지 않았다"고 말하자, 우 지사는 "도민을 위해 일해야지, 경조사 있다고 해서 모두 다 갈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오늘도 주변에 상(喪)이 난 곳이 3곳이나 있었는데 일정이 다 끝나면 가든지 아니면 대신 사람을 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 "길 하나 사이인데, 삼도1동과 도남동 너무 달라요"

계속된 간담회에서 한 주민은 삼도1동이 행정구역상 '도시지역'으로 묶여 있어 '농촌지역' 어린이집 교사들에게 주어지는 능력향상비가 지급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김영분 모 어린이집 원장은 "삼도1동에는 14곳 어린이집에 70명 가까운 교사들이 근무하고 있는데 몇년 전부터 교사 수급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며 "이 동네가 행정구역상 도시지역으로 돼 있어서 이 지역에 근무하기를 꺼려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삼도1동은 길 하나를 두고 도남동, 용담동과 나뉘어 있다. 그런데 도남동과 용담동은 농어촌지역으로 돼 있어 교사들에게 월 11만원의 능력향상비가 지급된다.

반면 삼도1동은 도시지역으로 돼 있기 때문에 그 절반인 5만5000원만 지급받고 있다는 게 김 원장의 지적이다.

그는 "길 하나 사이로 도시지역과 농촌지역으로 나눠져 있어 제주도에서 교사들에게 지급되는 능력향상비가 차등 지급된다"며 "따라서 삼도1동 교사와 시설장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곳 교사들이나 아이들도 다른 지역과 똑같다"며 "교사들이 차별 없이 처우받을 수 있도록 제주도에서 관심을 가져주고, 삼도1동에서 근무하는 것을 꺼려하지 않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으나, 우 지사는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17일 삼도1동 주민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헤드라인제주>

# "중앙초 예산 부족해 반쪽자리 육상 트랙 조성"

중앙초등학교의 천연잔디 구장 조성 과정에서 예산이 부족해 '반쪽짜리' 육상 트랙이 만들어졌다는 불만도 이어졌다.

고경찬 중앙초 운영위원장은 "육상 트랙을 4개 만들어야 하는데 예산이 부족해 2개만 만들어졌다"며 "종합경기장과 가까이 있다보니 중앙초는 운동장과 관련한 모든 혜택이 가장 늦다"고 불평했다.

그러면서 "예산이 허락된다면 추가로 지원해 달라"고 우 지사에게 요구했지만, 우 지사로부터 이에 대한 답변은 나오지 않았다.

앞서 아라동과의 주민과의 대화를 가졌던 우 지사는 이날 하루 삼도1동, 이도2동 등 3개 동사무소를 연이어 방문하며 주민의견을 수렴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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