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도. 섬, 자연 그리고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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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도. 섬, 자연 그리고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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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강충희 서귀포시 대정읍장
강충희 서귀포시 대정읍장. <헤드라인제주>

대정에는 두 개의 섬이 있다. 바로 마라도와 가파도. 모두가 알다시피 우리나라 국토의 최남단인 마라도는 그 상징성만으로도 연 20만명 이상이 다녀가는 너무나도 잘 알려진 섬이다. 이에 비해 가파도는 제주 사람들에게조차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그야말로 아는 사람만이 아는 미지의 섬이자 신비의 섬이었다.

하지만 한 해 많아야 5000명 정도가 다녀가던 조용한 섬이 최근 2년 사이에 변하고 있다. 가파도라는 이름도 이젠 제법 알려져 연 방문객은 3만5000명 이상으로 늘었고 섬의 자연은 보호하고 가치를 높여야 하는 제주의 대표 자연이 되었다. 지난 3월 KBS의 유명 예능프로그램 '1박2일' 팀이 다녀가고 방송을 타면서 이제 그 유명세는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이 변화의 시작에 '가파도청보리축제'가 있다. 가파도청보리축제는 2009년 처음 개최되었다. 천혜의 생태환경과 고유문화, 역사유적 등 다양한 자원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꾸 낙후되어 가는 게 안타까웠던 지역주민들과 행정이 힘을 합쳐 가파도를 널리 알리고 사람들을 끌어들여 섬 지역을 활성화시켜 보고자 만든 축제였다. 2회를 치르면서 축제의 효과는 기대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고 올해는 도 지역축제 공모에서 최우수축제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방문객 수송, 축제 진행 등 축제 초기라 미숙한 점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파도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이 매력적이고 앞으로의 가능성이 열린 곳이고, 축제는 그것을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축제의 테마이자 최고의 경관을 자랑하는 60만여㎡의 너른 청보리밭과 한라산, 송악산, 단산, 산방산 등 가파도를 병풍처럼 둘러싼 산들이 주는 해안 절경, 해안변의 야생화, 나지막한 집 앞마당과 돌담 옆에 피어난 소담스런 금잔화까지. 가파도에는 발길 닿는 곳마다 눈길이 멈춰서는 자연이 있다. 그리고 제주 최대의 고인돌 군락지와 청정 해양생태, 거센 바다와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

요즘 제주의 최대 이슈인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을 주관하고 있는 N7W재단의 이사 장폴 드 라 퓌엔트가 제주를 "태초의 비경을 간직한 자연과 인간의 삶이 조화를 이룬 유일한 지역"이라고 평하였던 것처럼 섬 속의 섬 가파도는 자연과 역사와 문화와 인간의 삶이 조화를 이룬 곳이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 가파도청보리축제는 5월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개최된다. 아름다운 자연에 축제의 흥과 맛, 소박한 사람들의 모습이 더해지고, 수평선처럼 낮게 펼쳐진 섬 전체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에게나 편안한 쉼터가 되어줄 것이다.

가정의 달 5월, 황금연휴를 맞는 이 때 가족 모두가 가파도에서 봄의 여유를 찾아보는 것이 어떨는지. 파도 물결에 덮힌 섬 가파도는 지금 푸른 청보리 물결에 또 한번 일렁이고 있다.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되고 몸도 마음도 너그러워지는 섬. 그 곳으로 모두를 초대한다. <헤드라인제주>

<강충희 서귀포시 대정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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