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경기, 26일로 연기...전체일정은 예정대로 진행
수영장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여과기에 문제가 생기면서 수영장 물이 검게 물들어 전국단위의 대회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대한수영연맹는 긴급회의를 거쳐 대회일정은 그대로 유지하되 25일 경기를 26일 경기와 함께 치르기로 결정했지만 대회 참가자들은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25일 새벽 한라수영장 경영 수영장과 다이빙 수영장에 공급되는 물을 걸러내는 여과기가 파손되면서 활성탄이 수영장으로 흘러들어 수영장 내부에 가득 차 있던 물이 검게 물들었다.
이에 제주시와 대한수영연맹 관계자들은 대회재개를 위해 부랴부랴 경영 수영장의 물을 빼고 청소를 한 후 제주특별자치도 소방방재본부의 협조를 얻어 소방차량을 동원, 수영장 물 채우기에 나섰다. 그러나 수영장 가득 물을 채우는 것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결국 25일 대회는 중단됐다.
제주시 관계자는 "소방본부의 협조를 얻어 소방차를 이용해 수영장에 물을 채우고는 있지만 생각보다 오래 걸릴 것 같다"면서 "오늘 밤을 새워야 경기장 정비가 마무리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결정은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준비해 온 선수들의 불만을 샀다.
# "겨울훈련 성과를 점검하려 했는데...계획 완전히 틀어져"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아이와 함께 전라도에서 왔다는 차모 씨(40, 여)는 경기일정이 조정된 것에 비해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차씨는 "이번 대회가 올해 처음 참가하는 전국대회였기 때문에 지난 겨울훈련의 성과를 점검하고 이를 기초로 전국소년체전을 위한 훈련 스케줄을 짜려고 했는데 갑작스런 사태로 인해 계획이 전부 틀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이번 사태가 누군가의 잘못이 있는 것이 아닌 것도 알고 있고, 경기일정 조정도 어쩔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결국 이 손해에 대한 책임은 누구한테 물아야 하느냐"고 하소연했다.
# "수영연맹서 40년 일했는데 이런 사태 처음...당황스럽다"
이번 사태에 대해 대한수영연맹도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어제만해도 아무렇지도 않았던 수영장이 오늘 새벽 갑작스럽게 이상이 발생하며 결국 대회에 지장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정일청 대한수영연맹 전무이사는 "40년동안 수영연맹서 일해왔는데 이번과 같은 일은 처음있는 일"이라면서 "1300여명의 선수 및 가족들이 이번 대회를 위해 제주를 방문했는데 이런 사태가 발생해 솔직히 뭐라고 할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황당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정 이사는 "다른지역 같으면 대회를 연기하고나 하루 늘릴 수 있겠지만 제주는 섬이라는 특성상 항공편과 숙소 문제로 인해 불가능하다"면서 "1300여명이나 되는 사람들의 항공편과 숙소를 다시 배정해 줄 수 없는 문제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정 이사는 "제주가 이번 대회를 위해 사전부터 많이 준비를 해 온 것으로 안다"면서 "솔직히 이번 사태는 노후화된 경기장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이기 때문에 제주도에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 다음부터는 좀더 시설정비에 만전을 기해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