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마을이 해일위험 지역?..."어디로 대피하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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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이 해일위험 지역?..."어디로 대피하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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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제주시내 재해위험 13개 지구, "대피장소 몰라요"
위험지역 외 대피지침 없어...제주시 "새로 점검하겠다"

이웃나라 일본의 대지진으로 지진이나 해일 등의 재해와 관련한 사회적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제주시내 재난방지 시스템의 허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21일 제주도의회 복지안전위원회가 제주도 소방방재본부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제주해상에 쓰나미가 발생했을 시 이를 피할 수 있는 제주도내 대피소의 규모가 턱없이 작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내진설계도 되지 않았을뿐더러 CCTV의 설치 또한 미진해 제대로 된 대피가 가능하겠냐는 질문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이 자리에서 지적된 허점 이외에도 허술한 재해재난 시스템은 조금만 들여다보면 뻔히 드러나 있었다.

# 재해 우려지역 13개지구, 그외 지역은?

현재 제주시내 지진과 해일에 의한 인명피해 우려지역은 총 13개 지구다.

용담2동 동한두기와 서한두기, 어영마을, 삼양해수욕장, 외도동 연대마을, 이호동 현사마을, 도두동 사수마을, 조천읍 함덕해변, 북촌리 해동마을, 한경면 판포리, 한림읍 옹포리, 하귀2리 가문동, 세화지구까지 13개다.

각 지역마다 마을회관이나 인근 학교, 주민센터 등으로 피신할 수 있도록 대피장소가 지정돼 있다.

그런데, 위험지역으로 지정된 13개 지구 외에 다른 지역의 경우 지진이나 해일이 발생하더라도 특별히 따라야 할 대피 지침이 없다. 그저 대국민 행동요령을 따를 뿐, 각 지역에 맞는 대처요령은 준비된 것이 없다.

급작스러운 상황에 처하면 더욱 당황할 수 밖에 없는 와중에 어디로 대피해야 할 지 모르는 상황은 아찔함을 더한다.

특히 사면이 바다로 둘러쌓인 제주 섬의 특성상 거의 전 지역에 해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으로 미뤄 개선의 여지가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 "우리동네가 재해 위험지구? 어디로 대피하래요?"

인명피해 우려지역의 경우도 위기 상황에서 우왕좌왕 할것은 마찬가지일 듯 하다.

한림읍 옹포리 포구 인근에서 살다가 현재 용담2동 어영마을에 살고있는 박모씨(24)는 "옹포리에 10년동안 살면서 단 한번도 대피장소에 대한 안내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단언했다.

집을 옮긴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어영마을 또한 위험지구로 분류됐지만 대피장소에 대해서는 들어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들도 만약 해일이 닥치면 대체 어디로 피신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걱정했다"면서 "살고있던 지역이 위험지역인줄도 몰랐는데, 해일이 닥치는 것을 상상해보면 대피할 곳이 없는 동네는 맞다"고 말했다.

삼양해수욕장 인근에서 장사를 하고있는 고모(52)씨도 "어디로 피해야 하는지 들어본 적은 없는것 같다"며 알고 있으면 알려달라고 오히려 되묻기도 했다.

이에 제주시 관계자는 "재해상황이 발생하면 계도 방송이나 싸이렌 등으로 알리기는 한다"며 "각 지역 주민센터에 홍보 리플렛을 뿌리기는 했는데, 적극적인 홍보가 이뤄지지는 않은 것 같다"고 인정했다.

# 비상 대피지역...해일 막을 수나 있나?

비상대피지역으로 지정된 곳도 문제였다. 각 마을회관이나 학교가 과연 안전을 보장해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다.

기본적으로 내진 설계가 안돼있는 곳도 있었고, 해일의 피해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곳도 있었다. 현재 어영마을의 경우 용마마을회관으로 대피하도록 조치돼 있지만, 내진설계는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박씨의 경우, 옹포리 대피장소가 한림고등학교라는 사실을 알려주자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한림고가 지진.해일로부터 안전한지 의문이 든다"며 "오히려 위험할 수도 있을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제주시 관계자는 "현재 지정돼 있는 대피장소가 완전한 안전을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닌것 같다"고 일부 인정하며 "일본 대지진의 사례를 분석해 안전한 장소를 정책적으로 물색할 방침"이라고 답했다.

그는 "제주도와 소방방재청과 함께 새로 점검을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지만 아직 확실한 일정을 잡은 것은 아니라고 얼버무렸다.

갑작스레 닥칠수도 있는 재난. 바로 이웃나라의 끔찍한 참상을 눈으로 확인한 이 와중에 시민들의 안전을 기댈 곳은 어디일까.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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