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공학 노하우 찾아 제주까지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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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공학 노하우 찾아 제주까지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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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人제주] (20) 제주대 외국인 학생 대표 인도인 난데시
"한국, 전자공학 세계 1위...학생 대표로 도움줄 때 뿌듯"

우리나라의 자랑거리를 꼽자면 FIFA 월드컵 유치, 각종 세계대회에서 맹활약 중인 운동 선수들, 세계기록유산 훈민정음 등을 들 수 있다.

이 뿐만이 아니라 '전자공학 분야 세계 최고'라는 자랑거리를 새롭게 알려주고, 목록에 추가시켜 준 고마운 이가 있다.

그 주인공은 인도에서 제주대학교 공과대학으로 유학 온 난데시 쿠마르 쿠마라벨루(26).

난데시가 제주대에서의 대학 생활을 풀어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단순한 유학생을 떠나, 제주대 내 외국인 유학생들의 대표를 맡으며 외국 학생들의 타지 생활을 돕기도 했다.

인도 인구가 약 11억4800만명이라고 하는데, 11억4800만 분의 1의 확률로 난데시를 만나 그의 제주 생활기를 들어봤다.

# 친구 제안으로 제주대 공과대학서 '석사 과정'

난데시는 지난 2009년 전자공학 공부를 위해 제주에 첫 발을 내딛었다.

처음에는 의학을 공부했었지만, 경쟁이 너무 치열해 다른 전공을 찾던 도중, 전자공학에 관심을 두게 됐다.

"당시 인도에서 의학은 경쟁이 너무 심했어요. 그래서 다른 걸로 바꾸려 했고 전자공학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이왕 배우는 거 전자공학 분야 세계 최고인 한국에서 배우자고 마음 먹었었죠."

마침 그의 친구가 제주대 공과대학 전자공학과 연구실에서 박사 학위를 밟고 있었고, 난데시는 친구의 제안으로 제주행을 택하게 됐다.

"친구와 같은 연구실에서 연구도 하고 공부도 하고 있어요. 친구는 박사, 저는 석사 과정입니다. 이 분야에 뛰어난 동료와 교수들이 많아 열심히 즐겁게 배우고 있습니다."

# 제주는 '허니문 스팟'...친절함도 '굿'

난데시 쿠마르 쿠마라벨루. <헤드라인제주>
유학이라는 큰 뜻을 품고 제주를 찾은 난데시였지만, 제주에서 공부 말고도 흥미롭고 잊을 수 없는 점들을 발견해 냈다.

"우선, 날씨입니다. 인도는 몹시 더운 나라인데 제주는 너무 춥네요. 눈이라는 것도 태어나서 처음 봤고요. 그런데 이제는 1년 넘게 살다보니 올 겨울은 나름대로 적응이 된 것 같아서 덜 춥네요."

열대몬순기후인 인도에서 살다 왔으니, 추위와 눈이 생소할만도 했다. 춥긴 하지만 관광지로는 최고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인도에서는 제주가 '허니문 스팟(신혼여행지)'으로 불리운다고도 전했다.

난데시의 흥미를 끌고 잊을 수 없던 또 다른 점은 제주 도착 당시 접할 수 있었던 '친절함'이었다고. 제주 공항 도착 당시, 그는 공항에서 제주대까지 스스로 가야 했지만 방법을 몰라 쩔쩔매고 있었다.

그러던 그에게 낯선 한국 사람이 휴대폰을 건넸다. 처음보는 한국 사람이 빌려준 휴대폰으로 제주대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 수 있었다.

"그 덕분에 미아 신세를 면하게 됐었죠. 어찌나 친절하던지...인도에서도 친절함이 남아 있기는 한데 낯선 이에게 물건을 주거나 빌려주지는 않아요. 그 점이 흥미로웠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 400명 외국인 학생 대표로 선출...문제 해결에 앞장

날씨의 한계를 극복하고, 친절함을 대하면서 난데시는 제주를 제2의 고향처럼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같은 느낌을 다른 유학생들과 공유했으면 하는 그의 마음이 통했을까, 그는 지난해 제주대 외국인 유학생 대표로 선출됐다.

"각 나라에서 2명 씩 후보가 추려졌어요. 그리고 나서 각자 유세를 했고, 투표를 했죠. 그 결과, 제가 대표로 선출됐습니다. 다른 학생들이 제가 대표로서의 역할을 잘 할 것으로 기대해줬다는 게 기쁘고 고마웠습니다."

인도, 중국, 일본, 미국, 베트남, 스리랑카, 파키스탄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온 외국인 학생 400명의 대표로 선출된 난데시는 한 달에 한 번 스포츠, 여행, 트래킹과 같은 야외 활동들을 기획하고 진행했다.

난데시 쿠마르 쿠마라벨루. <헤드라인제주>
지난달에는 연말을 맞아 외국인 학생들이 만든 음식을 한국 학생들과 나누는 장도 마련해, 다문화 학생 화합에 앞장 섰다. 도움이 필요한 학생이 있으면 그 학생을 대신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한 번은 어떤 학생이 기숙사 문 닫는 시간보다 늦어버려서 못 들어가고 있는 문제가 생겼었어요. 말도 잘 통하지 않는 답답한 상황에 놓여 있던 그 친구를 도와줬던 게 기억에 남네요. 학생 대표하길 잘한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행복을 느꼈습니다."

오는 3월이면 난데시의 임기가 끝나고 새로운 대표가 선출된다. 그는 6개월 가량의 석사 과정만을 남겨두고 있다.

친구의 제안에 우연히 찾게 된 제주였지만, 제주에서 많은 것을 얻었고 남겼다는 난데시. 우리는 어쩌면 앞으로 인도의 전자공학을 이끌어 가게 될 연구자를 배출했다는 자랑거리를 얻은 것이 아닐까?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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