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도 됐는데 방 청소 좀 하지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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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기자] 김현주의 '잊혀지는 것들에 대하여'

2010년이 눈 깜빡할 사이에 지나가고 2011년이 시작되었다. 시간 참 빨리 지나간다고 생각하면서도 2011년이 오긴 올까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2011년도 하루하루 흘러가고 있다. 항상 새해의 시작은 목표와 다짐으로 의욕이 넘친다.

나 역시도 새로 산 2011년 다이어리에 야심찬 나의 계획들을 적어나갔다. 언제나 그랬듯이 목표의 1번은 다이어트였다.

그밖에 피아노 배우기, 글로벌 시대에 필요한 제2외국어 공부, 더 좋은 학점 받기 등 지금 당장이라도 다 이뤄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나의 다짐이 흐트러지기 전에 얼른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피아노 교본과 외국어 교재를 사기 위해 서점에 갈 채비를 하고 있을 때였다.

“새해도 됐는데 방 청소 좀 하지 그래. 필요 없는 것들은 다 버리던가.”라고 어머니가 명령을 내리셨다. 우리 어머니가 명령을 내리시면 그 일을 가장 먼저 해야 하기 때문에 얼른 방으로 들어와 책상 정리부터 시작하였다.

필요한 것, 필요 없는 것을 분리하던 중에 두툼한 두께의 2010년도 다이어리를 발견하였다. 1월, 2월까지는 다이어리에 장식도 하면서 예쁘게 꾸미다가 3월부터는 대충 스케줄만 표시하고 4월부터는 아예 백지 상태였다. 그리고 다이어리 첫 장에는 ‘2010년 나의 목표. 반드시 지킬 것!’이라는 제목이 적혀있었고, 다이어트 하기, 토익 준비하기, 한문 급수 시험 보기, 기타 배우기, 대학생의 특권 누리기 등 나의 2011년 계획 못지않은 야심찬 계획들로 가득했다.

하지만 너무 춥다는 핑계로 운동은 며칠 만에 포기했고 성인이 되었다는 특권을 남용하여, 잦은 음주로 인해 나의 뱃살은 우리 아버지를 닮아가게 되었다. 또한 토익 교재와 한문 교재는 10페이지 정도는 필기 로 빼곡했지만 그 다음부터는 새 책이나 다름없었다.

김현주 헤드라인제주 대학생기자(제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1학년).
마치 고등학생 때 수학 문제지를 풀다가 수학을 포기하고 다시 공부를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할 때 새로운 문제지를 구입하는 것처럼 대학생이 돼서도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리고 내 방구석에 있는 기타 가방을 열어보았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탓에 기타 넥이 부러져있었다. 이렇게 보니 나의 2010년이 헛되이 지나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우울해지기까지 했다.

새해의 시작은 설레고 들뜰 수밖에 없다. 목표를 설정한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나처럼 잊혀지는 것들에 대하여 생각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작년의 잊혀진 계획뿐만 아니라 잊고 지냈던 일들, 잊고 지냈던 사람들까지. 새해의 시작은 잊혀진 것들을 떠올리며 반성과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새롭게 시작해야겠다.

<김현주 /제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1학년>

*김현주 대학생기자의 첫 인사 글입니다. 앞으로 대학가 소식과 다양한 내용의 기사로 독자여러분에게 다가설 예정입니다. 많은 성원과 관심 부탁합니다.

<김현주 대학생 기자/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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