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찾은 美 청년, "선(禪) 수련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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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찾은 美 청년, "선(禪) 수련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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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人제주] (18) 불교 깨달음 위해 제주 찾은 미국인 마이클
"전통 보유한 제주는 선(禪) 수련 최적지...아름다운 자연도 굿"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으로 불리운다. 하지만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스트레스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골칫덩이다.

휴식을 취하고, 취미를 즐기고, 음식을 섭취하는 등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에는 저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뭐니뭐니 해도 불교에서 행하는 선(禪)이 최고라고 주장하는 푸른 눈의 한 남자가 있다.

선(禪) 수련을 위해 제주를 찾은 마이클 다음이 그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그 주인공은 제주에서 '선'을 수련하고 있는 마이클 다음(Michael Daum, 26). 눈발이 몰아치던 12월의 마지막 날, 그는 눈보라를 해치고 약속 장소까지 걸어왔다.

자리에 앉자마자 그가 가장 먼저 꺼낸 말은 "걸으면서 명상을 해 본 적 있으세요?"였다. 미국 출신인 그가 선을 수련하기 위해 한국, 그 것도 제주섬까지 찾아오게 된 이야기를 들어 봤다.

# 한국 관심 날로 커져...대학서 '한국 경제사' 전공

마이클은 지난 8월 제주를 찾았다. 지금은 애월고와 한림공고에서 원어민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미국에서 나고 자란 전형적인 미국인인 그가 불교에 관심을 두게 된 데는 한국에 대한 관심도 크게 작용했다.

고등학교 시절, 모든 과목을 통틀어 한국에 대한 내용은 '한국전쟁' 딱 하나였다. 일본, 중국조차도 간략히 소개되는 정도였다.

고등학교에서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만족할 만한 가르침을 얻지 못한 마이클은 한국을 더 알고 싶었고, 대학에 진학해 한국 경제학을 전공하게 됐다.

"고등학교 전에는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아는 게 단 하나도 없었어요. 하지만 날이 갈수록 왠지 모르게 한국에 관심이 갔어요. '한국'이라는 단어가 붙은 게 한국 경제사 밖에 없어 그 것을 전공하게 됐죠."

대학졸업 후 강사로 일할 때는 초등학교에서 한국 지리를 가르쳤다. 교과과정에도 없는 것을 왜 가르치느냐며 교장에게 혼도 났지만, 고집 끝에 어린 아이들에게 한국 지리를 가르칠 수 있었다.

# '열받는' 부부 카운셀러 직...선(禪) 통해 화 다스린다고?

마이클 다음. <헤드라인제주>

그는 강사와 '부부 카운셀러'를 겸직했었다. 이혼 위기에 처한 부부들의 갈등을 풀어주는 직업이었다.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부부가 각자 자기만의 주장을 내세우며 저에게 소리를 질러대는 게 고역이었죠. 그때부터 스트레스가 쌓이기 시작했고, 해소하는 방법을 찾게 됐습니다."

스트레스 해소방법 탐구는 인간의 정신을 연구하는 쪽으로 발전했다. 부부 카운셀러 직을 내려놓은 그는 정신의학과로 편입했고, 지금은 모든 과정 중 절반을 마친 상태다.

"부부 카운셀러를 통해 느낀 점이 있어요. 내면의 자기를 찾게 되면, 스스로 만족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을요. 자기를 모르고 만족할 수 없으니 갈등이 생겼겠죠. 하지만 스스로를 찾는다는 것은 굉장히 힘들고 어렵습니다. 그러다보니 그게 가능한 사람들이 부러웠고 질투까지 나더라고요."

그러던 중 자신 속의 스스로를 발견한 사람 중 하나가 불교의 '선(禪)'을 행했다는 소식을 접한 마이클.

"바로 이거다"싶은 그는 그 뒤로 불교 문화의 발달지를 찾았고, 오랫 동안 관심의 대상이던 한국을 찾게 됐다.

# 전통 보유한 제주, 선(禪) 수련 최적지..."템플 스테이 예정"

하지만 한국에서의 첫 일주일은 그의 기대만큼 신나지 않았다고. 마이클은 한국에서의 첫 일주일을 서울에서 보냈다. 그에게 있어 당시 첫 인상은 '서양적인 한국'이었다.

"젊은 사람들 대부분이 서양식으로 옷을 입고 서양음식을 먹고 서양영화와 음악을 듣는 모습을 봤습니다. 아이러니했죠. 이런 환경에서는 제대로운 '선(禪)' 수련이 어려울 것 같아서 인터넷에서 다른 지역을 검색했고, 제주를 발견했어요."

옛스러움을 간직한 자연환경과, 수려한 자연경관이 그의 발길을 제주로 안내했다. '서양적인' 서울과 달리, 비교적 전통적이고 토속적인 제주의 모습도 그의 눈길을 끌었다.

"이런 환경에서라면 '선(禪)'을 수행하기가 괜찮겠다 싶었어요. 꾸준히 수련한 덕에 지금은 걸으면서도 깊은 생각에 빠져드는 명상이 가능해졌고, 조금씩 저를 다스리게 됐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멀었지요(웃음)."

그는 조만간 절에서 생활하며 불교 문화를 몸소 체험하는 '템플 스테이'를 실행에 옮기겠다고 했다. 당장에라도 하고 싶지만 추운 날씨가 걱정되기 때문에 '조만간'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그리고는 8월쯤 정신의학과 공부를 마치러 미국으로 떠날겁니다. 제주에서 수련한 '선(禪)'이 저의 정신을 다스리고, 의사가 됐을 때 환자들의 정신을 다스리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혹시나 스트레스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다면 마이클의 조언대로 해보는 것은 어떨까? "편안한 자세로 눈을 감고 내면 속의 자신과 대화를 나눠보세요." <헤드라인제주>

마이클 다음.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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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2011-01-05 00:43:44 | 175.***.***.35
마이클 이라서 추천~ㅋㅋ
정말 카인드한 남자~~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