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행자 석방 촉구를 위해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방문했던 도의원들이 경찰의 '막말' 대응에 잔뜩 화가났다.
27일 낮 12시20분께 제주해군기지가 들어서는 서귀포시 강정마을 사업현장.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해군기지 갈등해소특별위원회 소속 현우범 위원장을 비롯해 윤춘광, 김경진, 강창수, 손유원, 강경식, 박주희, 이석문 의원 등 8명이 현장을 찾았다.
해군기지 사업에 따른 공사자재 반입을 막던 단체 관계자 34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연행되는 사태에 따른 긴박한 행보였다.
지난 17일부터 이곳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과 면담을 하던 의원들은 한켠에 있던 경찰들과 대화를 주고 받았다.
대화 초반은 차분하게 진행됐다.
현우범 위원장은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했어야지 이렇게 무더기로 연행할 수 있느냐"면서 "가급적이면 연행된 이들을 풀어준 후 사태해결을 모색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강대일 서귀포경찰서장에게 제안했다.
"법대로 집행했을 뿐"이라는 말만 반복하는 과정에서 강경식 의원이 발끈했다.
"기자회견이 어떻게 집시법 위반이 될 수 있으며, 무슨 업무방해를 했다는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강 의원은 "기자회견을 하는 데 어떻게 강제로 체포할 수 있느냐"며 격렬히 항의했다. 그러자 한 경찰간부와 "아저씨 누구냐"는 말에서부터 "도의원이면 다냐"는 막말이 오가기 시작했다.
강 서장은 "기자회견에 대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제공했지만 해군기지 반대단체측에서 공사자재 반입을 막기 위해 입구에서 하루종일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에 따라 불법시위로 판단해 4차례에 걸친 사전경고 후 연행했다"고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했다.
그는 "우리가 잘못한게 뭐냐? 법에 대해 좀 더 공부하고 오라"고 되레 핀잔을 줬다.
체면이 구길대로 구겨진 도의원들은 "법대로 했다"는 원론적 얘기만 들은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