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학교, 수능시험 없이 대학 진학하는 학교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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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학교, 수능시험 없이 대학 진학하는 학교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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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문 제주도교육감, 공교육 IB과정 도입 청사진 제시
입시 위주 수능 제도 대안.교육 양극화 해소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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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IB교육 도입과 관렪나 향후 비전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국제 바칼로레아(IB, International Baccalaureate)교육 도입 학교는 수능시험을 치르지 않고 대학을 가는 학교, 떠밀려서 가는 학교가 아니라 선택해서 입학하는 학교가 될 것이다."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은 24일 오전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IB교육 도입의 취지, 비전, 향후 과제 등 공교육에 IB과정을 도입하는 것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IB교육은 비영리 교육재단인 국제바칼로레아기구(IBO, 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가 전 세계 150여개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국제 공인 평가.교육과정이다. 토론형.과정중심수업과 논.서술형 평가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제주도교육청은 오는 9월 제주도내 읍면지역 고등학교 중 한 곳을 IB DP(고등부 과정, IB Diploma Programme)학교로 선정할 계획이며, 별도의 준비과정을 거친 후 오는 2022년과 2023년 2년간 해당 학교에서 IBDP과정을 운영한다. 2023년 11월에는 해당 학생들을 대상으로 첫 IB 외부평가를 치를 예정이다.  

이 교육감은 IB교육 도입이 대입 수능 시험에 대한 실질적 대안이 될 수 있고, 갈수록 심화되는 교육 양극화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교육감은 "교육감으로서 현재 대입 수능 제도가 바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교육계 내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한다고 했을 때 국민들이 평가를 신뢰할 수 있을지, 그렇다고 수능을 대체할 모형을 직접 만들었을 때 쉽게 수용이 될지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제주도내 상위 1% 가정의 학생들은 국제학교에 다닌다. 벌써 1대 99로 나눠진 것이다. 아직은 우리가 실감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며 우리 도민들도 원한다면 공교육에서 지원을 해서라도 국제학교 수준의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IB교육은 학생들의 창의성과 자존감을 높여 미래형 인재로 키울 수 있는 교육 시스템으로서 수십년간 여러 국가에서 검증된 최선의 선택이라는 것이다. 

또한, 실질적인 IB도입 방안과 관련해서는 IBDP 학교 선정에 있어서 수능 위주의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제주시 동(洞)지역 학교가 아니라, 95% 가량의 학생들이 수시로 대학 진학을 하는 읍면 지역 학교를 선정해 지금보다 질 높은 공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이번에 IBDP가 도입되는 학교는 수능을 보지 않고 수시로만 대학을 가게 될 것이고, 이에 따라 수시로만 갈 수 있는 학과들이 정리하게 될 것"이라며, "이 학과들을 가려고 하는 학생들을 모집해 IB학교는 수시만을 준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읍면 학교는 성적에 밀려서 가는 학교가 돼 버렸다. 지금 상태로 내버리면 10년 이내에 폐교가 될 수 있는 곳도 있다. 읍면지역의 모 학교는 수능 중심으로 수업을 하는데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비율이 20~30% 정도라고 한다"며, "IB교육이 도입되면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정답 위주의 기존 수업 방식이 아닌 창의력을 강조하는 수업이 운영돼 학생 각자가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교육이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교육에 있어서 이미 수십년간 전 세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노하우를 쌓아온 IBO의 교육체계를 도입하는게 가장 효과적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 교육감은 "IB교육은 교육청에서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IBO에서 직접 개입해 교육의 질을 관리하는 것"이라며, "교육청은 IBO의 노하우를 벤치마킹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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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IB교육 도입과 관렪나 향후 비전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학생들의 대학 진학에 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IBDP 학교는 수능시험처럼 외부 인사들이 평가를 진행하는 외부평가(DP)와 우리나라의 중간.기말고사처럼 학교 내부에서 평가를 진행하는 내부평가로 평가 방식이 이원화돼 있다. 외부평가는 1년에 한번 치러지며, 내부평가는 수시로 치러진다.

학생들이 IB교육 과정상 내부평가방식에 따라 7단계로 평가를 받게 되는데, 이것을 우리나라 9등급 내신 형식으로 전환해 국내 대학에 진학이 가능하다는 것. 이러한 경우 수능시험격인 외부평가를 치르지 않아도 대학 진학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교육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 중 서울 및 지방 국립대 20개교의 경우, 전체 모집인원 중 40% 가량이 수시로 학생들을 선발한다. 이 교육감은 IB학교에 진학한 학생들이 이러한 학교들에 진학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로 외국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응시하는 외부평가에 대해서는 학생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해 원하는 학생에 한해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연세대학교 등 상위권 대학들이 IB외부평가 결과에 따라 글로벌 인재 전형 등 특정 전형으로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다.

이 교육감은 이에 대해서도 "IB교육 도입이 앞으로 3년 가량 남은 만큼 그 사이에 외부평가 결과를 인정해 이를 통해 학생들을 선발하는 학생들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절대평가 방식의 내부평가 위주로 대학을 진학하게 된다면 '내신 부풀리기'가 발생할 우려가 있지 않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IBDP는 학교 단위로 운영되는데,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면 IBO에서 아예 인증을 취소시켜 버린다"며, "교사가 잘못을 하면 학교 전체를 무너뜨리는 구조라서 (이러한 사례가 발생하는 것이)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읍면지역 IB학교 학생들이 국제학교 학생들과 경쟁을 해서 대학에 들어가기가 사실상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는 외부평가를 반드시 본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데, 읍면지역 IB학교는 학생 본인이 선택을 통해 외부평가에 응시하는 것이며 의무가 아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내부평가를 통한 내신으로 대학에 입학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IB교육 본격 도입이 3년 가량 남은 현 시점에서 가장 주요한 목표에 대해서는 전문 교원 양성을 꼽았다.

이 교육감은 "IB 한국어화되기 전까지가 교사들을 양성하는데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길면 3~4년 동안 걸릴거 같은데 우선 이 기간에 각 과목별로 영어 강의를 할 수 있는 교사를 양성해 한국어화 작업에 참여시키면서 IB교육 초기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IBO에서도 교원 연수를 계속 진행하는데, 이러한 연수를 받은 교사들 중에서 최종적으로 채점관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교원 양성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설비 기준 같은 나머지 기준을 문제 없이 갖춰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우리나라처럼 수능(SAT) 성적 상위 5%에서 교사가 충원되는 국가는 지구상에 우리가 유일할 것"이라며, "환경이 달라지면 우리 선생님들이 꽃을 피울 것"이라며"  밝혔다.

이를 위해 교사들이 교사들의 본분에만 충실할 수 있도록, 행정 지원 혁신, 평가 혁신, 리더십 혁신 등 3대 혁신을 함께 이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주도교육청과 대구시교육청, IBO는 지난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IB교육 한국어화  추진 확정에 대한 기지회견을 갖고, IB 도입과 관련한 합의 사항에 대해 발표했다. 

이 기관들은 또 이르면 6월말쯤 IB 한글화 등 IB교육 도입과 관련해 협력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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