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무리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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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무리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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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도연/ 우당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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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연/ 우당도서관 ⓒ헤드라인제주
11월의 첫 주말, 제주시 탑동해변공연장 일대에서 제주독서문화대전이 열렸다. 4일과 5일 양일간 열린 이 행사에는 책과 함께 가을을 즐기려는 1만여 명의 시민들이 몰려 성황을 이루었다.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모여든 많은 시민들은 명사강연과 체험부스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에 참여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번 독서대전은 예상보다 많은 시민들이 찾아와 독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뜨거운 관심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의 독서량은 부끄러운 수준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독서 인구 비율은 54.9% 수준이다. 이마저도 2년 전에 비해 1.3% 감소한 수치이다. 독서 인구 1인당 평균 독서권수는 17.3권이지만, 연령이 높아질수록 독서량은 낮아진다. 부끄러운 결과는 이뿐만 아니다. 10세 이상 국민의 평일 기준 독서 시간은 단 ‘6분’에 불과하며, 하루 10분 이상 책을 읽는 사람은 10%에 불과하다.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상 속에서 독서는 전혀 중요하지 않은 일로 치부되곤 한다. 사실 독서를 하지 않아도 먹고 사는데 큰 지장은 없다. 하지만 지난 시절을 되돌아보면 독서만큼 먹고 사는 일에 영향을 주는 일도 없었다. 해방이후 끼니조차 제대로 해결하기 어려웠던 시절을 지나 지금의 고도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힘은 높은 교육열에 있었다. 힘들지만 자식을 공부시켜서 더 나은 삶을 살게 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자녀 고학력자 만들기’를 위한 투자는 결코 어리석은 것이 아니었다.

경제 암흑기를 벗어나 생활의 여유가 생기면서 이제 많은 사람들은 문화적 풍요가 넘치는 사회를 꿈꾼다. 그러나 이전보다 크고 복잡한 사회에서 단순 학력 높이기만으로는 이러한 꿈을 이루기 힘들다. 이제는 ‘독서를 통한 인문학적 소양 쌓기’라는 보다 근본적인 투자에 집중해야한다. 책을 읽으면서 개개인의 생각의 힘을 기르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냄으로써 커다란 문화적 힘을 만들어 내야 한다. 그 힘을 바탕으로 사회가 발전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아이템들을 창조해 낼 수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문화는 더 여유롭고 풍성해진다.

올 한 해도 이제 한 달여의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남은 시간 동안 우리는 일 년 동안 자신이 얼마나 성숙해졌는지 가늠해볼 것이다. 만약 성취보다 후회가 더 많이 남는다면 마지막 한 달 동안 한 권의 책이라도 읽어보길 권한다. 어떤 분야의 책이든 상관없다. 그리고 책의 내용을 찬찬히 곱씹으면서 가족과 친구와 함께 이야기해보길 바란다. 그러는 동안 아주 조금이라도 성장한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김도연/ 우당도서관>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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