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인수위원장에 신구범 임명 후폭풍...거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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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인수위원장에 신구범 임명 후폭풍...거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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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당선인, 새정치연합 신구범 인수위원장 임명 공식 발표
"도민 대통합 최적의 대안"...새정치연합 "저열한 정치쇼, 협잡"

원희룡 민선 6기 제주도지사 당선인이 '새도정준비위원회'(인수위원회) 위원장에 6.4지방선거 경쟁후보였던 새정치민주연합 신구범 전 제주도지사를 임명하면서 제주정가가 선거 후 거센 논란에 휩싸였다.

원 당선인은 10일 오전 10시 옛 KBS제주방송총국에 마련된 당선인 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 전 지사를 임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원희룡 당선인이 신구범 전 지사를 인수위원장으로 임명한다는 내용의 발표를 하며 포옹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 원희룡, 신구범 인선 이유..."정책도 탕평이 필요"

원 당선인은 "도민대통합과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제주도민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신 전 지사가 최적의 대안이라고 판단해 준비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며 이번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신 전 지사는 많은 고민을 했지만 도민화합의 새 시대를 같이 열자는 저의 삼고초려에 결국 뜻을 같이 하기로 결심했다"며 "편가르기 정치를 극복하고, 진영의 논리를 뛰어넘어 협치와 통합정치의 초석을 마련하는데 동참해주신 신 전 지사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원 당선인은 "제주 실정에 대한 파악과 경험이 저에게는 부족해서 그 부분에 보완이 되기 위해 '정책통'인 신구범 선배님께 감히 요청을 드렸다"며 "인사도 탕평이 필요하지만 정책도 탕평이 필요하다"면서 선거기간 중 신 전 지사가 내놓은 공약들을 원점 재검토해 수용할 부분은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신구범 수락이유..."대통합 위해 필요...새정치연합 정체성 지킬 것"

신 전 지사는 이번 위원장직 수락 배경과 관련해, "대통합과 지난 20년간의 도정에 새로운 변화를 주기 위한 적절한 선택이고 결단이었다. 정말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신 전 지사는 "새도정은 세가지 키워드를 갖고 있다. 도민, 통합, 변화인데 새도정의 키워드를 아우를 수 있는 일들을 기꺼이 맡겠다고 자임했다"며 "앞으로 제주도민들의 발전과 행복을 위해 우리가 갖고 있는 경험을 나누고 새로운 도전을 알려 새시대에 걸맞는 도정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반발에 대해서는 "선거가 끝나고 많은 어려움을 겪은 당원들이 많다. 당원들에게도 많은 빚을 졌는데, 제가 인수위원장을 맡지만 새정치민주연합 당원으로서의 정체성을 잘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 당선인도 "내부 논리와 관행에 따른 정치적인 계산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새정치연합에서 온갖 의심할 수도 있고 심지어 오해할 수 있는 부분도 이해를 한다"고 전제하며 "그러나 그 안에 머물러 있으면 영원히 변화될 수 없다. 진영대립 논리를 넘어서지 않으면 통합정치는 영원히 말 뿐으로 그칠 것"이라며 신 전 지사의 말에 동의를 표했다.

원 당선인은 "아무리 힘든 길이라도 첫 발을 내딛는 것은 나름대로의 피를 토하는 결심과 반성이 공표돼 있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정치에 대한 반성과 진정성에 대해 당장에는 의심이 있더라도 조금만 지켜봐달라"고 도민사회에 당부했다.

원희룡 당선인이 신구범 전 지사를 인수위원장으로 임명한다는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 시민사회도 '충격파'...새정치연합 "당 떠나라"

그러나 선거가 끝나자 마자 여야 맞대결을 펼친 당선인과 낙선인이 인수위원장직을 통해 손을 맞잡은 이번 일은 제주정가는 물론 도민사회에서도 적지 않은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선거에서 여야 맞대결이 끝난 후, 상대후보가 인수위원장을 맡는 것은 정치선거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이례적인 일이다. 그것도 정당정치의 맞수인 제1야당의 후보가 여당 후보의 인수위원장을 맡는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전해지고 있다.

시민사회에서는 대통합 의지에 맞는 역발상이란 긍정적 의견이 있는가 하면, 선거가 끝나자 마자 도민에 대한 공개적 제안도 없이 경쟁후보를 인수위원장에 인선하는 것은 '야합'이자 유권자에 대한 결례라는 지적도 쏟아지고 있다.

선거 후유증을 추스를 여유도 없이 이번 '인수위원장' 불똥을 맞은 새정치민주연합은 크게 격앙돼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당은 "이번 사태의 원인이 원 당선자에게 있음을 분명히 하고, 이는 '협치'를 가장한 '협잡(挾雜)'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통합을 빌미로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로 규정, 앞으로 강력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신 전 지사에 대해서는 "당의 불가 결정에도 불구하고 인수위원장직을 맡아다면, 신 전 지사 스스로 당을 떠나는 것이 도리라고 판단한다"며 사실상 자진탈당을 권고했다.

앞서 8일 긴급 발표한 성명을 통해서는 "얼핏 보면, 초당적 협력과 연정을 통한 통합의 도정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비춰질지 모르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이는 상대 당의 도지사 후보였던 인물을 통해 원 당선자의 통합 상징성을 과시하고 자신의 이미지 정치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매우 저열한 ‘정치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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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병 2014-06-10 13:18:25 | 175.***.***.123
선거때 찍은 소중한 한표는 쓰레기통에 가버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