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럼비 보겠다" 펜스 뜯어내며 몸싸움...'긴장감' 고조
제주해군기지 문제와 관련해, 14일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해군기지 백지화' 제11차 전국시민행동이 진행된 가운데, 전국시민행동에 참여한 주민 및 시민들과 경찰 간 크고 작은 충돌이 잇따랐다.
급기야 강정포구 인근에서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평화활동가 김모씨 등 12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이날 오후 4시 강정축구장 주차장에서는 강정마을회와 제주 해군기지 저지 범도민대책위원회, 해군기지 저지 전국대책위, 평화의 섬 천주교 연대 등 4개 단체의 주최로 '제11차 '전국 시민 집중행동의 날' 행사가 열렸다.
이날 전국시민행동에는 평화버스와 평화비행기를 타고 강정마을을 찾은 시민 및 활동가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경찰은 병력을 투입해 해군제주기지사업단 정문과 공사장 정문 등을 봉쇄했다.
맑게 갠 날씨와는 대조적으로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전국시민행동은 전여농 제주도연합 김정임 회장을 비롯해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박정섭 가로림만 조력발전소건설반대투쟁위원회 위원장, 임수경 국회의원 등의 발언 순으로 진행됐다.
오후 5시께 집회를 마친 이들은 강정축구장에서부터 오후 6시로 예정됐던 평화콘서트 참석을 위해 해군제주기지사업단 정문을 지나 강정포구까지 행진을 시작했다.
경찰 수십명의 교통 통제 속에 비교적 차분하게 시작됐던 행진은 얼마 못가 급박한 상황으로 치달았다.
행진 일행 중 일부 시민들이 해군제주기지사업단 옆 해안가를 통해 구럼비 해안에 들어가겠다며 진입을 시도했고, 경찰이 이를 저지하며 몸싸움이 발생했다.
시민과 경찰들이 대치하던 사이, 한 활동가가 해군제주기지사업단 정문 오른편에 설치된 철제펜스를 발로 차 뜯어내기 시작했다.
이를 발견한 경찰이 펜스쪽으로 경력을 보내 펜스를 발로 차던 활동가를 끌어내려 했으나, 다른 활동가와 시민들이 이를 저지하며 충돌을 빚었다.
약 15분간의 몸싸움 끝에 시민과 경찰이 한발씩 물러나며 상황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행진 도중 강정포구에 다다랐을 즈음 두 번째 충돌이 발생했다.
행진 도중 활동가 김모씨가 중덕 삼거리 인근 펜스를 돌로 쳐 훼손하려 하자, 경찰이 그를 연행해 갔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이 연행에 항의하며 이를 저지하려 경찰 주위로 몰려 들었고, 경찰이 이를 막으면서 대치 상황이 전개됐지만, 큰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강정포구까지 행진을 이어 간 이들은 해군기지 백지화를 기원하는 의미로 마련된 평화콘서트 '강정의 푸른밤'에 참석했다.
평화콘서트는 개그맨 노정렬씨가 사회를 맡고, 가수 안치환, 시인 김선우, 밴드 가을방학, 갤럭시익스프레스, 루나틱, 카피머신 등이 출연해 해군기지 반대활동을 전개해 오고 있는 강정주민 및 활동가들에게 힘을 실었다.
그런데 활동가 11명이 저녁 7시께 경찰이 차벽을 세워 진입을 통제하고 있는 강정포구 동방파제 입구로 진입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집시법 위반 혐의를 적용, 모두 연행해 갔다. 이날 하루에 연행된 시민 및 활동가만 12명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일부 활동가들은 평화콘서트가 끝난 뒤 구럼비 바위에 들어가겠다고 밝히고 있어 추가적인 충돌이 발생하지 않을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