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국방부 시뮬레이션 결과 인정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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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국방부 시뮬레이션 결과 인정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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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단독 제출에 '제동'...'검증위 최종결과 반영안됐다"
"제주도-해군 공동수행돼야"...총리실 29일 최종 입장 '주목'

속보=국방부가 끝내 제주해군기지 크루즈항 설계문제에 대한 선박시뮬레이션을 단독으로 수행해 국무총리실에 통보한 것과 관련해, 제주특별자치도가 27일 "국방부의 시뮬레이션 결과는 인정할 수 없다"며 정면 거부입장을 밝혔다.

제주자치도는 이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크루즈 입.출항 기술검증위원회'가 채택한 제주해군기지 기술검증 결과와 관련한 의견서를 국무총리실에 전달했다.

제주자치도는 의견서에서 국방부가 최근 실시해 국무총리실에 제출한 선박시뮬레이션 결과물에 대한 검토 결과 크게 2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4일 해군기지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우근민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우선 총리실 검증위원회의 최종보고서가 지난 14일 채택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방부의 선박시뮬레이션 실시시기 및 결과 도출시기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이뤄진 것인 점에 초점을 맞춰 문제를 지적했다.

제주도는 "국방부 시뮬레이션 실시시기와 검증위 보고서 채택날짜 등을 비교 검토한 결과 현재 총리실에서 제시한 시뮬레이션 자료(국방부 제출자료)는 검증위원회 최종보고서가 나오기 이전의 자료이므로 검증위의 최종결과가 반영됐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선박 시뮬레이션 수행 시에는 자료의 객관성과 정확성, 조종자의 주관적 능력, 판단 등이 중요한데, 해군이 실시한 현재의 시뮬레이션은 해군 측의 일방적 자료"라며 "또 시뮬레이션의 특성상 결과만으로는 전문가조차도 조종자의 주관적 판단 적정성 및 그 자료의 정확성과 객관성을 파악할 수 없는 점을 고려할 때, 결과만을 평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즉, 선박 시뮬레이션이 주관적 판단이 강하게 들어갈 수밖에 없는 점을 고려할 때, 해군측에서 일방적으로 시행한 결과물만을 갖고 객관성이 있다, 없다를 평가할 수없다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제주도는 "따라서 15만톤 크루즈선의 자유로운 입출항과 관련해 공정하고 객관성 있는 시뮬레이션이 수행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 제주도와 해군이 함께 노력해 각각 동수(同數)로 추천한 전문가들이 항만설계변경 및 선박 시뮬레이션 전반에 걸쳐 참여가 이뤄져야 한다"는 고 밝혔다.

결국 이번 국방부가 제출한 시뮬레이션 결과물은 일방적으로 행해지면서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려워 객관성을 평가하기 어려운 만큼 제주도와 해군이 공동으로 수행하는 시뮬레이션을 다시 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밝힌 것이다.

제주도는 이번에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민항(크루즈항)과 군항(해군기지)이 공존하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을 위해 노력하시는..."는 등의 표현으로 제주해군기지가 민군복합항으로 건설돼야 함을 거듭 강조했다.

또 "15만톤급 크루즈선이 이용가능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사업은 2008년 9월 국무총리가 주재한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해군기지에서 민군복합항으로 공식적인 정부 정책 변경이 이뤄진 사안"이라며 "이러한 사항은 2009년 4월 국방부장관, 국토해양부장관, 그리고 제주특별자치도지사 3자간에 체결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에 관한 기본협약서에도 명확하게 나와 있다"는 점을 명확히 밝혔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제주해군기지 건설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제주해군기지'라는 단어를 줄곧 사용하면서 정부의 정책적 의지에 대한 도민사회 논란이 되고 있는 점을 의식해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15만톤 크루즈의 자유로운 입출항'이란 점이 기본협약서에 명시된 사항이기에 이 부분에 대한 의문점 해소차원에서 제주도가 자체 TF팀을 구성해 운영해왔고, 국회 예결특위 제주해군기지사업 조사소위원회에서권고한대로 지난번 총리실 기술검증위를 구성해 보고서 채택에 이르게 된 점도 설명했다.

이번에 국방부가 자체 실시한 시뮬레이션 결과물을 총리실에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제주도와 국회추천 검증위원 및 제주도 민항시설 검증 TF 참여 전문가들이 결정한 내용이 곧 제주도의 공식입장이라는 점도 전달했다.

즉, 제주도의 공식입장은 항만설계에 있어서 한계풍속과 횡풍압(선박이 옆으로 받는 바람의 압력), 항로법선, 운항난이도 등의 변수값 설정이 잘못 적용돼 전체적인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이 결과에 따라 설계변경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제주도가 국방부 시뮬레이션 결과에 대해 사실상 '거부' 입장입장을 밝히면서, 오는 29일 국무총리실이 발표할 최종 검토결과에서는 어떤 내용이 제시될지가 주목된다.

지난 이명박 대통령 기자회견 후 정부와 국방부는 강정 해군기지 공사재개를 위해 총체적인 '강행' 준비에 나서왔는데, 정작 도민 설득은 커녕 지방자치단체인 제주도로부터도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출받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헤드라인제주>

[전문] 국방부 해군시뮬레이션에 대한 제주도 의견


1. 민항(크루즈항)과 군항(해군기지)이 공존하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을 위해 노력하시는 귀 기관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2. 15만톤급 크루즈선이 이용가능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사업은 2008년 9월 국무총리가 주재한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해군기지에서 민․군복합항으로 공식적인 정부 정책 변경이 이뤄진 사안입니다.
이러한 사항은 2009년 4월 국방부장관, 국토해양부장관, 그리고 제주특별자치도지사 3자간에 체결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에 관한 기본협약서에도 명확하게 나와 있습니다.

3. 그러나, 15만톤 크루즈선의 자유로운 입․출항에 대한 의문점이 제기되면서 제주도는 자체적으로 ‘민․군복합항 민항시설 검증 T/F’를 구성․운영하였고, 그 결과 ‘현재 설계대로 공사가 되었을 경우 15만톤급 크루즈선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하였습니다.

4.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국회예결특위 제주해군기지사업 조사소위에서 권고한 대로 국무총리실이 주관이 되어 지난 1월 26일 국무총리실에서 ‘15만톤 크루즈선박 입출항 기술검증위원회󰡑를 구성하였고, 4차례의 회의를 거쳐 2월 14일 ’기술검증 결과보고서’가 채택되었습니다.

5. 기술검증 결과보고서 채택 이후, 최근 국방부가 실시하여 총리실을 통하여 제주도에 전달된 ‘선박조종시뮬레이션 연구용역’의 핵심적인 내용에 대하여 제주도와 국회 추천으로 참여했던 검증위원 및 제주도 민항시설 검증 T/F 참여 전문가들이 결정한 내용이 있습니다. 이러한 결정 내용은 제주도의 공식 입장임을 확인하며, 그 내용을 아래와 같이 적시하여 송부하오니 정부 정책으로 반영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아 래 -

가. 선박시뮬레이션 실시시기 및 결과 도출시기(2011.12~2012.2)와 검증위원회의 최종보고서 채택날짜(2012. 2. 14) 등을 비교 검토한 결과, 현재 총리실에서 제시한 시뮬레이션 자료는 검증위원회 최종보고서가 나오기 이전의 자료이므로 검증위원회의 최종결과가 반영되었다고 인정할 수 없음.

나. 선박 시뮬레이션 수행 시에는 자료의 객관성과 정확성, 조종자의 주관적 능력, 판단 등이 중요한데, 해군이 실시한 현재의 시뮬레이션은 해군 측의 일방적 자료로써 시뮬레이션의 특성상 결과만으로는 전문가조차도 조종자의 주관적 판단 적정성 및 그 자료의 정확성과 객관성을 파악할 수 없는 점을 고려할 때, 결과만을 평가하는 것은 의미가 없음.

다. 따라서 15만톤 크루즈선의 자유로운 입출항과 관련하여 공정하고 객관성 있는 시뮬레이션이 수행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 제주도와 해군이 함께 노력하여 각각 동수로 추천한 전문가들이 항만설계변경 및 선박 시뮬레이션 전반에 걸쳐 참여가 이뤄져야 함.

6.아울러 2월 27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행정자치위원회)에서 기술검증보고서와 관련하여 채택한 결의문을 첨부하오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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