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분에 찬 농민들..."김 시장, 당신들이 깡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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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분에 찬 농민들..."김 시장, 당신들이 깡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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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농민들, 김병립 시장 면담...공무원 과잉진압 '거센 항의'
"관계자 문책하고 사과하라" 요구에 市 "할 일 했을뿐" 맞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안 처리에 반대하는 제주지역 농민들이 반대농성을 준비하던 중 제주시 공무원들과 충돌을 일으킨 것과 관련해 26일 농민들은 이를 항의하기 위해 김병립 제주시장과 면담을 가졌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도 양측은 팽팽히 맞서며,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공무원의 과잉진압을 인정하고 사과하라는 농민들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제주시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했고, 이 과정에서 일부 고성과 욕설이 오간 것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의장 김장택)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회장 한경례) 소속 9명의 농민들은 이날 오전 9시 30분께 김 시장을 만나기 위해 제주시청을 찾았다.

제주지역 농민들과 김병립 제주시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고성이 오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공무원의 과잉진압 문제를 항의하기 위해 김병립 시장을 찾아온 농민들. <헤드라인제주>
제주지역 농민들과 김병립 제주시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마찰을 빚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이날 농민들과 공무원간의 마찰은 면담이 성사되기 이전부터 발생했다. 시장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농민들과 제주시 소속 공무원간의 충돌이 벌어진 것.

농민들은 "어제 공무원들이 농민들을 일방적으로 두들겨 팬 것을 알고나 있느냐"며 "흡사 용역 깡패 수준이었다"고 거세게 항의했다.

이에 홍관일 제주시 총무과장이 "그럼 법적으로 해결하라"고 맞서자 성난 농민들은 "사과는 못할 망정 그걸 말이라고 하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결국 고성과 욕설이 오갔고, 면담은 시작되기 이전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가득했다.

# 김장택 의장 "과잉진압 책임자 문책하고 사과하라"

곧, 김 시장과 만난 자리에서 농민들을 대표한 김장택 의장은 전날 발생했던 상황을 요목조목 따지며 시청 공무원들의 과잉진압에 대해 항의했다.

김 의장은 "한미FTA는 농민들이 보기에 농업을 말살하려는 정책"이라며 "우리는 삶의 터전이 무너지는 것을 손 놓고 지켜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제주시는 농민들의 삶을 책임질 수도 없으면서 이를 항의하기 위해 설치한 작은 비가림 시설과 햇빛을 막는 시설조차 설치하지 못하게 했다"며 "심지어 천막을 꺼내자마자 강탈해 갔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천막설치를 못하게 하려면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계고장을 먼저 보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막무가내로 밀어부친 공무원은 거의 깡패 수준이었다"고 비난했다.

이어 "공무원의 진압으로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는데, 공무원에게 119를 불러달라고 요청하니 '그건 우리가 할 수 없다'고 하더라"며 "이것이 시민들을 위한 공무원의 자세인가"라고 성토했다.

김 의장은 "내 재산을 짓이기려는 것을 막은게 그렇게 큰 잘못인지 일부 농민들은 연행당하기까지 했다"며 "시장님은 상황을 파악해 책임자를 문책하고 정식으로 사과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김병립 시장 "적법한 행정절차...폭행 문제는 경찰 소관"

답변에 나선 김병립 시장은 "농민들이 농업을 지켜내려는 것을 억제할 마음은 전혀 없다"며 "그러나 공공재산인 도로를 점용할 경우는 행정의 입장에서 막을 수 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김 시장은 "도로 점용은 정당한 사유로 관할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농민들이)그러질 않았다"며 "지금까지 해군기지 문제나 노조 문제도 많이 겪었지만 같은 기준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설물을 설치하지 못하게 한 것은 적법한 행정절차였을 뿐"이라며 "이 과정에서 공무원이 누군가를 폭행했다면 이는 경찰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 틀어진 감정..."농민이라고 무시하시는 거에요?"

서로 틀어진 감정에 따른 마찰도 불거졌다.

김 시장은 답변하던 중 "'강탈'이나 '깡패'같다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우리가 언제 강탈을 했고, 두들겨 팼느냐"고 말했다.

그러자 농민들은 "천막을 꺼내자마자 부수고 실어간 것이 강탈이 아니고 무엇이냐. 또 우르르 몰려들어 농민들을 억압했기에 '깡패'라고 표현했는데, 그 말이 거북하다면 '조폭'으로 수정해주겠다"고 맞섰다.

한 농민은 "시장님이 민원인을 맞을때 항상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다리를 꼬고 고개를 젖혔다가 숙였다가 하는데, 우리 입장에서는 농민들이라고 무시하는 것 같다"며 "어제 추위에 떨었을 것을 뻔히 알면서 차 한잔 내주지 않는다"고 서운함을 표했다.

감정 싸움으로 치닫자 자리에 있던 일부 농민들과 공무원간의 욕설이 오갔고, 결국 농민들은 "여기서 아무리 항의해봤자 씨알도 안 먹힌다"며 시장실을 박차고 나갔다.

제주시는 "일단 수거했던 천막과 기물들을 돌려주겠다"고 달래며 농민들을 돌려보냈다.

한편, 농민들은 전날 발생했던 물리적 충돌과 관련해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공무원의 과잉진압 문제를 항의하기 위해 김병립 시장을 찾아온 농민들. <헤드라인제주>
제주지역 농민들과 김병립 제주시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고성이 오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지역 농민들과 김병립 제주시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고성이 오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김병립 시장과 면담을 갖고 있는 한 농민.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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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두마 2011-10-27 12:11:40 | 112.***.***.75
우근민 쫄따구 김시장!
니들은 하나같이 아주 무능력하면서도 거만하기 짝이 없는 섬공무원일 뿐이다!
이 작은 섬안에서 그것도 벼슬이라고... 어이없는 것들!
세상이 바뀌고 있다.
제주도민의 의식도 바뀌고 있다.
니들의 오명이 제주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