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의 도마"...그래도 무난히 통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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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의 도마"...그래도 무난히 통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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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감사위원장 인사청문 앞두고 심상치 않은 도의회 분위기
비판여론 쇄도에 도의회도 '부심'...표결은 '무기명 비밀투표'

제주특별자치도는 제3대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장에 내정된 이문교씨(72)에 대한 도의회 인사청문 절차를 무난히 돌파할 수 있을까.

출범 1년을 맞는 민선 5기 제주도정의 유관기관장 인선에 있어 이번 감사위원장 내정은 사실 최대 난제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숱한 유관기관장 인선에서는 '측근인사'라는 비판 몇번 받는 정도에 그쳤지만, 이번에는 도의회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 의결절차를 밟아야 한다. 자칫 초대 감사위원장 임명동의안 처리 때와 같은 낙마의 위험을 안을 수 있다.

감사위원장 내정자 발표가 있던 20일부터 시민사회단체, 심지어 정치권에서까지도 연일 비판적 시각의 성명을 쏟아내고 있다.

한나라당도 내정자 인선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창조한국당 등 5개 정당의 제주도당도 21일 "내정자 스스로 후보직에서 물러나는 용단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쏟아지는 집중포화, 왜?

왜 그에게 집중포화가 쏟아지고 있는 것일까.

아직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감사위원장으로서 갖춰야 할 덕목이나 능력 등을 문제삼는 것은 아닌 듯 하다.

그렇다면 비판적 여론이 들끓고 있는 이유는 명확해 보인다.  그의 '화려한 경력'이 오히려 발목이 잡히는 형국이 되고 있는 것이다.

언론계와 학계 등에서 누구보다 제주발전을 위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활동해 왔던 점은 인정하더라도, 현 우근민 제주도정과의 관계 선상에서 바라볼 때 '감사위원장'이라는 자리와는 언밸런스 한 점이 있는게 사실이다.

그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우근민 지사를 적극 도왔다. 그리고는 지난해 6월 우근민 제주도지사직 인수위원회에서 공동위원장을 맡아 활동했다. 민선5기 도정 출범 후에는 공약을 수립하고 평가하는 공약실천위원회에 몸담고 있다.

사실상 민선 5기 도정 출범의 핵심적 인물이라 할 수 있다. 한마디로 '한 식구'나 마찬가지다. 바로 이 부분에서 과연 독립성이 강조되는 감사위원회를 이끌 수 있겠느냐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감사위원회가 줄곧 제기받아온 가장 큰 문제가 '독립성'이었다. 이번 제주특별법 개정 법률에서 감사직렬 신설과 위원장의 '3년 임기보장'이 명시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막 제도적 정비가 이뤄진 시점에서 신임 감사위원장이 현 도정의 인수위원장 및 공역실천위원회에서 활동해 왔다는 '경력'은 아무리 좋게 생각한다 하더라도 고개를 절레절레 할 수밖에 없게 한다.

시민사회단체와 정당 등에서 일제히 우려를 표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다.

덕망이나 경륜을 두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표면적으로 드러난 '관계'의 한계를 우려하는 것이다.

만약 일반 유관기관장으로 내정됐다면 '측근인사'라는 비판 하나쯤 받고 넘어갈 수도 있으나, 감사위원회라는 기관의 특성상 지금의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도의회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도의회도 부담스럽다"

이러한 점 때문에 도의회 분위기도 심상치 않게 흐르고 있다.

도의회는 22일 감사위원장 내정자 통보에 따른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구성한다. 상임위원회 별로 1명씩, 그리고 의장지명 1명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된다.

참여위원이 선정되면 위원장과 간사 선출을 한 후 인사청문회 일정을 확정할 예정인데, 청문회 시기는 7월 정례회 회기 중에 잡을 예정이다.

그러나 이 내정자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들끓고 있는 점을 의심한 듯 도의회에서도 묘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문대림 의장은 <헤드라인제주>와의 전화통화에서 "일단 인사청문회를 통해 후보검증을 철저히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비판적 여론이 일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라며 말을 아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인사청문회를 하기도 전에 비판여론이 집중되면서 도의회 역시 부담스럽다"면서 "아마도 그 이유는 인수위원장 등을 역임했던 경력 문제도 있지만, 민선 5기 도정이 출범한 후 이뤄진 유관기관장 인선을 바라보면서 쌓여온 문제들이 한꺼번에 터져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대림 의장 "임명동의안은 무기명 비밀투표 방식 검토"

문제는 인사청문절차를 무난히 통과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인사청문회에서 이미 표면적으로 드러난 '경력'의 문제 외의 다른 점이 도출되지 않는다면, 첫번째 관문은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이다.

보고서에서 부적정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본회의에 상정되더라도 임명동의안의 가결처리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갈 수도 있다.

두번째 관문은 표결방식이다. 임명동의안이 본회의에 상정되면 표결이 이뤄지는데, 두가지 방법이 나올 수 있다. 전자투표와 무기명 비밀투표다.

전자투표는 의원별 가부표시 여부가 공개되기 때문에 의회 내부에서도 꺼리는 부분이 많다. 문대림 의장은 표결방식과 관련해, "무기명 비밀투표쪽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대 감사위원장 임명동의안 처리에 있어 모두 무기명 비밀투표로 했고, 이번 사안 역시 민감해 그렇게 가는 것이 순리라는 설명이다.

내정자 쪽 입장에서는 무기명 비밀투표가 한층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의외의 상황이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것은 도의회의 인사청문 및 임명동의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이 내정자가 어떤 논리로 대응해 나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문교 감사위원장 내정자. 그는 현 상황을 어떻게 돌파해 나갈까.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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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시비 2011-06-22 14:52:51 | 211.***.***.98
언될말씀
좁은 제주에서 전자투표했다가는 반대표 찍은 사람과는 평생 원수될것이고 후유증 심각
또 도에서 엄청난 로비 공산이 큼
걍 무기명해서 소신대로 하는게 최선

도민 2011-06-22 13:05:01 | 14.***.***.168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을 확보하려면 당연히 도의회에서 투명하게 청문회를 개최해야지요.
그러면 당근 전자투표를 해서 어떤 정당의 의원이 찬반을 했는지 도민에게 알려야지요.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은 일부 도의원에 의한 무기명 투표로는 오히려 훼손됩니다.
무기명 투표를 검토하겠다는 도의장의 자질이 심히 실망스럽네요.

백록담 2011-06-22 10:39:58 | 61.***.***.54
적격 이전의 최소한 양심의 문제이다. 초록의 동색이란 말을 알터인데 부지사 못해보니 다른 자리를 전부 꿰 ㅊㅏ겠다는 욕심의 발로일 뿐 추한 모습을 게속 보는 우리도 부담이다

한라산 2011-06-22 08:53:25 | 112.***.***.196
이젠 스스로 물러나라 감사위원장은 독립기관이다 양심이있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