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사랑한 청년 故양용찬 열사에게 '명예 졸업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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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사랑한 청년 故양용찬 열사에게 '명예 졸업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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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제주대에 명예졸업장.추모기념비 요청 서명운동
명예졸업장 수여...대학 내 추모.기억 공간 마련 촉구
故 양용찬 열사. ⓒ헤드라인제주
故 양용찬 열사. ⓒ헤드라인제주

1991년 11월7일 오후 7시40분쯤, 서귀포시 서귀포나라사랑청년회 사무실 3층 옥상계단에서 25세의 젊은 청년이 온 몸에 불을 사르고 제주도개발특별법 반대와 민자당 타도를 외치며 투신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마지막 가는 길에는, 그가 남긴 한 장의 유서가 큰 울림이 되었다. 

"나는 우리의 살과 뼈를 갉아먹으며 노리개로 만드는 세계적 관광지 제2의 하와이 보다는 우리의 삶의 터전으로서, 생활의 보금자리로서의 제주도를 원하기에 특별법 저지, 2차종합개발계획 폐기를 외치며, 또한 이를 추진하는 민자당 타도를 외치며 이 길을 간다." (故 양용찬 열사의 유서 中)

하와이와 같은 개발을 온몸으로 거부한 청년, 그가 바로 양용찬이다. 이 투신사건은 당시 제주사회의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고 양용찬 열사가 남긴 유서.ⓒ헤드라인제주
고 양용찬 열사가 남긴 유서. ⓒ헤드라인제주

청년 양용찬은 1985년 제주대학교 인문대학 사학과 입학한 '85학번'이다. 휴학 후 군복무를 마친 후인 1989년 복학하지 않고 서귀포나라사랑청년회에 가입해 활동했다.

당시 제주 최대현안은 '제주도개발특별법'이었다. 제주사회에는 이의 반대투쟁 분위기가 크게 확산돼 있었다.

제주도와 정부는 제주도개발특별법 제정 공청회를 연이어 강행했고, 그해 정기국회에 이 법안을 제출했다. 그리고 특별법이 통과되기 바로 한달 전, 청년 양용찬은 '특별법 저지'를 위해 온 몸을 사르는 분신항거를 했다.

그의 희생은 제주도개발특별법 반대투쟁을 범도민적 운동으로 승화시키며, 더욱 고조시키는 전환점이 됐다. 끝내 특별법은 국회에서 날치기로 통과됐지만, "삶의 터전으로서 생활의 보금자리로서 제주도를 원한다"라고 외치며 분신한 그의 정신은 오늘에까지 이어내려오고 있다.

고(故) 양용찬 열사의 20주기를 맞은 지난 2011년, 서귀포나라사랑청년회가 있었던 곳인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에는 그를 기억하고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추모비가 건립됐다.

그리고 30주기를 맞은 올해, 새로운 시민행동이 진행되고 있다. 양용찬 열사에게 제주대학교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고, 대학 내 기억공간을 설치할 것을 제안하는 서명운동이 바로 그것이다.

제주대학교 민주동문회, 제주대학교총학생회, 양용찬열사30주기공동행사위원회 준비위원회 등은 6일 양용찬 열사 명예졸업장 수여 및 추모기념비 제작을 위한 서명운동의 시작을 알렸다.
  
이들 단체들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청년이었던 양용 열사의 외침은 여전히 제주 섬에서 기억되어야 할 목소리이다"면서 "국책사업이라는 미명하에 추진된 군사기지와 대규모 개발사업들로 인해 곳곳에 생채기가 나면서 자연환경이 위협받고 있는 이 때, 양용찬 열사의 바람을 온전히 실현시키는 일은 이제 살아남은 자들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주대학교에 양 열사에 대한 명예졸업장 수여를 요청했다. 또 "제주사랑과 민중사랑에 대한 양용찬 열사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제주대학교 교내에 추모하고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줄 것"도 제안했다.

서명운동은 인터넷(https://docs.google.com/forms/d/1HlywArZLWzru4zAB3YeV__llanwgyujQ84XLYbq_Rq8/viewform?edit_requested=true)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헤드라인제주>

2011년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에 세워진 양용찬 열사 추모비.
2011년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에 세워진 양용찬 열사 추모비.

'제주사랑 민중사랑' 양용찬 열사 명예졸업장 수여 및 추모기념비 제작을 위한 서명운동 제안 전문

2021년 올해는 개발악법 철폐를 외치며 양용찬 열사가 분신 산화해 가신지 3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난개발의 시작점이 된 제주도개발특별법을 저지하기 위한 열사의 외침은  3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미완성입니다.

 “나는 우리의 살과 뼈를 갉아먹으며 노리개로 만드는 세계적 관광지 제2의 하와이보다는 우리의 삶의 터전으로서, 생활의 보금자리로서의 제주도를 원하기에... 이 길을 간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청년이었던 양용찬(제주대 사학과 85학번) 열사의 외침은 여전히 제주 섬에서 기억되어야 할 목소리입니다. 

 삶의 터전이어야 할 제주는 주민을 위한 땅이 아니라 ‘투기공화국’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된 군사기지로 인해 동북아 평화의 섬이 아닌 미래 분쟁의 섬이 되고 있습니다. ‘외자유치’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대규모 개발사업들로 인해 곳곳에 생채기가 나면서 갈등의 섬을 지나 제주의 지속가능성 조차 위협 받고 있습니다. 
 제주의 자랑이 한라산과 오름이 아닌 한라산 자락을 가로막는 높은 빌딩 숲일 수 없습니다.   

 양용찬 열사의 바람을 온전히 실현시키는 일은 이제 살아남은 자들의 몫입니다. 열사의 뜻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양용찬 열사 30주기를 맞아 제주대학교 당국에 다음을 제안하고, 서명을 통해 함께 동참합니다.  

-다    음-

첫째, 제주대학교는 양용찬 열사의 뜻을 기억하기 위해 양 열사에 대한 명예졸업장을 수여해 주실 것을 요청 드립니다. 

둘째, 제주사랑과 민중사랑에 대한 양용찬 열사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제주대학교 교내에 추모하고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 드립니다.  

2021년 8월 

제주대학교 민주동문회, 제주대학교총학생회, 양용찬열사30주기공동행사위원회(준)와 제주도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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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향숙 2021-09-11 19:28:33 | 125.***.***.14
하와이 만들수만 있다면....


김도연 2021-08-13 19:37:27 | 218.***.***.181
명예졸업장수여찬성합니다.

이런분에게 수여를 2021-08-06 18:20:34 | 39.***.***.220
명예졸업장 수여 찬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