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곶자왈지대 설정, 곳곳 누락 '개발 위협'..."더 강력히 지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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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곶자왈지대 설정, 곳곳 누락 '개발 위협'..."더 강력히 지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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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환경단체, 곶자왈 실태조사.보호지역 보완 촉구
"등급분류, 개발행위 면죄부 줄 우려...다수 보호종 군락지 제외, 왜?"
"생태계 우수 공유지 곶자왈도 제외...곶자왈, 무너지면 안돼"

제주도 생태계의 허파인 곶자왈을 체계적으로 보전 관리하기 위한 '제주 곶자왈 보호지역' 지정 절차가 추진 중인 가운데, 도내 환경단체들이 보호지역 지정을 위한 곶자왈지대 설정안에서 누락된 곳이 대거 확인됐다면서 보다 강력한 확대 지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단법인 곶자왈사람들과 사단법인 제주생태관광협회, 사단법인 제주올레, 유한d&s, 사단법인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환경운동연합, 자연환경국민신탁 등이 참여하고 있는 곶자왈포럼은 18일 오전 11시 화상회의시스템인 줌(ZOOM)을 통해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곶자왈지대 실태조사 결과 및 보호지역 지정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제주도가 2015년부터 '제주 곶자왈지대 실태조사 및 보전관리 방안 수립' 용역을 실시해, 지난달 30일 곶자왈지대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으나, 여러가지 문제들이 확인됐다는 것이 요지다.

특히, 보전가치가 높은 곶자왈 지역임에도 제외된 경우가 다수 있고, 실태조사 결과를 곶자왈지대를 3개 등급으로 나누면서 보호지역 외의 지역은 개발행위의 면죄부를 줄 우려가 큰 문제 등을 핵심으로 꼽았다.

한마디로 곶자왈지역 설정에서 누락된 부분을 보완하는 형태로 보호지역 지정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 단체는 "이번 용역을 통해 곶자왈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 곶자왈 보전에 새로운 전기가 되기를 기대했다"면서 "하지만 실태조사 결과는 기존 곶자왈 정책을 답습, 진일보한 곶자왈 보전방안은 제시되지 못하고 오히려 여러 문제점을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 곶자왈지대 3개 등급 분류 이유, 개발 면죄부 목적?

먼저 실태조사 결과 곶자왈지대를 △보호지역 △관리지역 △원형훼손지역 등 3개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는 문제가 지적됐다. 이러한 등급 분류 자체가 곶자왈을 개발위협에 노출시키는 것으로, '보호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구역의 경우 개발행위가 가능한 것으로 인식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들 단체는 "제주도는 곶자왈지대를 보호지역 · 관리지역 · 원형훼손지역으로 나누고 있는데, 보호지역 외의 지역은 개발행위를 허용하고 있어 기존 생태계 3등급 이하 곶자왈 보전의 한계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러한 관리방안은 보호지역 외의 곶자왈은 개발행위의 대상이 되는 곳이라는 심각한 인식을 심어주며, 보호지역 외의 곶자왈에 대한 개발에 면죄부를 주는 것으로 전락할 수 있다"면서 "곶자왈은 곶자왈 자체가 보전가치이며, 곶자왈이기 때문에 보호돼야 한다.

◇ 멸종위기종 서식지, 보호종 군락지도 제외

멸종위기종 서식지를 포함 다수의 보호종 군락지가 보호지역에서 제외된 문제도 지적했다.

선흘·동복·덕천·김녕 지역 곶자왈 중 동백동산과 그 주변부, 김녕 일부를 제외하고 보호지역에서 제외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단체는 "곶자왈에는 다종다수의 보호종이 서식하고 있지만 서식현황 파악조차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상태다"라며 "이는 용역의 중요과제인 보호지역 지정의 근거가 되는 사항이기에 이에 대한 기초조사는 필연적인 실행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현장 기초조사의 부실로 멸종위기종을 포한한 다수의 보호종 서식지가 보호지역에서 제외됐다"면서 "환경단체의 보호종조사 결과에 의하면 제주고사리삼 서식지 다수와 제주특산·희귀식물 중 가시딸기, 섬오갈피나무 서식지가 누락됐다"고 주장했다.

또 "생태계 2등급 기준요소인 희귀식물 중 백서향, 나도고사리삼, 밤일엽, 솜아마존과 특산식물인 갯취, 왕초피나무 등의 서식이 확인됐지만 다수 지역이 보호지역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제주 곶자왈지대 실태조사에서는 곶자왈로 인식돼 온 곳임에도 제외된 사례도 적지 않았다. 그 대표적 사례가 제주시 애월읍 납읍리 금산공원(사진)이다. <사진=곶자왈사람들>
제주 곶자왈지대 실태조사에서는 곶자왈로 인식돼 온 곳임에도 제외된 사례도 적지 않았다. 그 대표적 사례가 제주시 애월읍 납읍리 금산공원(사진)이다. <사진=곶자왈사람들>

◇ 공유지 곶자왈 중 생태적 우수지역도 제외, 왜?

곶자왈 지대에 포함된 도유지와 국유지 곶자왈 중 생태적으로 우수한 지역이 보호지역에서 제외된 문제도 제기했다. 특히 국유림의 경우 대부분 곶자왈 지역에서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단체는 "그동안 곶자왈 보전정책의 가장 큰 난제는 사유지 곶자왈에 있었다"면서 "이렇기에 공유지 곶자왈은 생태적 가치 등의 판단을 벗어나 보전하려는 모습을 제주도는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보호지역에서 제외된 도유지와 국유지가 확인되고 있으며, 더군다나 제주고사리삼, 순채 등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보호종이 서식하는 곳이 제외돼 있어서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이번 실태조사에서 적지않은 곳이 누락됐음을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그동안 곶자왈이라 인식되어져 왔고, 그동안 진행된 다른 곶자왈 연구에 포함되어 있는 곳 등이 이번 곶자왈지대에서 제외됐고, 추가로 포함돼야 할 곳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제주시 애월읍 납읍리 금산공원을 예로 들었다.

또 "제주도의 곶자왈 경계설정구획기준은 ‘화산분화구에서 발원해 연장성을 가진 암괴우세 용암류와 이를 포함한 동일 기원의 용암류유역’으로 설정하고 있다며 "하지만 기준적용에 있어 지역별로 일관적이지 못하거나 제대로 반영되고 있지 못함으로 인해 기존에 곶자왈이라 인식돼 왔던 곳이 분포도에서 사라지거나, 추가로 포함돼야 할 지역이 제외되는 등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계설정구획기준 반영에 있어 제주에 남아있는 가장 최근의 용암 흐름으로 한정하고 있는 모순을 갖고 있다"며 "가장 최근의 용암 흐름에서 나타난 곶자왈의 특성이 직전의 용암 흐름에서도 나타난다면 당연히 곶자왈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곶자왈 평가기준, '지질적.역사문화적 가치' 무시돼"

이번 실태조사가 곶자왈의 보전가치를 생태적 가치에 중심을 두고 지질적 가치, 역사문화적 가치는 고려하지 않은 문제도 제기했다.

이들 단체는 "곶자왈 보전 및 관리 조례는 보호지역 지정기준에 생태적, 지질적, 역사적문화적 요소를 두고 있다"며 "‘동굴, 숨골, 용암함몰지, 튜물러스, 습지 등 특이지형 및 지질 분포지역’ 등의 지질적 요소와 4.3, 잣성, 숯굽궤, 신당 등 제주인의 삶과 역사가 묻어있는 ‘농경.수렵.생활.신앙유적’ 등의 역사문화적 요소를 반영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기초 현황조사를 통한 평가과정도 없이 보호지역 지정기준에서 제외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이처럼 제주도의 실태조사 결과는 매우 부실하다"며 "제주도가 제출한 내용대로 결과가 나오면 곶자왈은 여전히 개발위협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곶자왈은 제주 환경을 지키는 보루이며 생명수인 지하수를 함양해 제주인의 삶을 지탱한다"면서 "곶자왈이 더 이상 무너지면 안 된다. 이에 우리는 실태조사 결과에 드러난 문제점에 대해 전면적으로 수용하고 반영하라"고 촉구했다.

◇ 제주 곶자왈보호지역 지정절차, 향후 일정은?

한편, 곶자왈의 효율적·체계적 보전관리를 위해 2015년부터 추진해 온 ‘제주 곶자왈지대 실태조사 및 보전관리방안 수립’ 용역 결과, 제주지역 곶자왈 면적은 7개 권역에 총 99.5㎢ 규모로 조사됐다. 

이는 당초 제시됐던 면적(106㎢)보다 다소 줄어든 것이다. 

전체 곶자왈지대는 곶자왈의 보전과 관리를 위해 보전가치와 훼손 정도에 따라 곶자왈보호지역(35.6㎢), 관리지역(32.4㎢), 원형훼손지역(31.5㎢)으로 구분해 제시됐다. 

제주도는 이번 곶자왈 보전지역 설정과 관련해 지역 순회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는 한편,  지난달 30일부터 곶자왈지대(안) 실태조사 결과에 대한 주민열람 및 의견수렴을 진행하고 있다. 

주민열람 및 설명회에서 제기된 의견 및 이의신청에 대해서는 오는 10월까지 이의신청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한 전문가 합동 현장 정밀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어 11월말에는 곶자왈 보호지역을 설정하고, 보호지역에 대한 보전관리 방안 제시될 예정이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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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짝짝~ 2021-08-18 12:33:20 | 110.***.***.162
어느 일간지는 거품 물며 곶자왈 반대 연재하고 있던데 헤드라인은 뭔가 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