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지질공원+자연유산 등재 방안 마련해야"
세계유산급의 가치를 지닌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이 법적 보호 및 관리 체계가 미흡해 보존과 지속가능한 활용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송악산 일대에 대규모 숙박시설 등을 건립하는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이 추진되는 가운데 나온 지적이어서 주목된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박원철)와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이경용)는 27일 오후 도의회 의사당 소회의실에서 '송악산을 통해 본 제주 자연문화유산의 가치인식제고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송악산의 지질학적 가치'를 주제로 발표한 손영관 경상대학교 지질학과 교수는 "송악산은 세계유산급의 가치를 지닌 화산이지만 법적 보호체계 미비와 주변 사유지 관리의 어려움으로 지질유산 활용 대상에서 배제돼 왔다"고 진단했다.
송 교수는 송악산이 응회환 지층이 분화구 내부부터 가장자리까지 연속적으로 해안절벽에 드러나있어 수월봉과 함께 세계적으로 희귀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 최초이자 유일하게 화산 분출 당시 내습한 태풍의 흔적이 남아 있는 사례이며, 선사시대 인간과 동물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송악산이 화산과 인간, 자연환경 사이 상호작용을 지질학적 기록으로 간직한 특이하고 유례없는 사례로, 학술가치와 희소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또 제주도내 중요 지질사이트들 중 송악산이 가장 많은 국제학술지 및 국내 학술지 출간 논문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구글 검색빈도수에서도 높은 검색건수를 지니고 있어 그만큼 학계 인지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천연기념물 지정 등 보호조치가 미흡하고, 사유지가 산재해 있어 보호체계 및 관리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송악산의 해안절벽과 분화구 등 최소한의 구역에 대해서라도 천연기념물 지정 등의 법적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세계지질공원 및 세계자연유산 추가 등재 등을 통해 보존과 지속가능한 활용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간담회는 송악산을 포함한 주변 역사문화유산의 자연문화적 가치에 대해 보존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손 교수의 발표에 이어 고재원 제주문화유산연구원 원장의 '송악산일대의 역사문화자원의 가치' 발표가 진행됐다.
이어 이광춘 교수(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황석규 박사(제주대학교 강사), 이윤형 한라일보 국장, 이승아 제주도의회 의원,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 고순향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이 참여한 가운데 송악산 일대의 문화적.자연사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한 토론을 진행했다.
이 간담회를 기획·추진한 환경도시위원회 이상봉 의원은 "최근 많은 개발사업으로 인해 중요한 자연문화유산들이 훼손의 위기에 놓여 있어 최소한의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제주의 자연문화자원에 대한 선보호와 후개발의 필요성을 제안하기 위해 간담회를 진행하게 됐다"고 그 취지를 설명했다.<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