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배지서 쓴 추사 친필 편지 기증...애절한 가족사랑 내용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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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서 쓴 추사 친필 편지 기증...애절한 가족사랑 내용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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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홍씨, 추사 관련 유물 4점 서귀포시에 기증
추사 김정희 선생의 편지. <사진= 서귀포시>
추사의 제자인 위당 신관호의 편지. <사진= 서귀포시>

추사 김정희 선생의 친필 편지 등 관련 작품 4점이 서귀포시에 기증된 가운데, 추사의 가족 사랑과 학문에 대한 열정이 느껴지는 편지 내용이 관심을 끌고 있다. 

서귀포시는 1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예술작품 기증식을 갖고, 김창호 파라다이스건설 이사 고문으로부터 관련 유물 4점을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이번에 기증된 작품은 ▲추사의 편지 ▲추사의 시 ▲추사와 교류를 가졌던 자하 신위 작품 ▲추사의 제자인 위당 신관호 편지 등 4점다.

특히, 추사의 편지는 추사가 제주에서 유배생활을 할 당시 쓴 편지로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편지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학문에 대한 열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내용이다. 

작품을 기증한 김창총씨는 "추사 김정희 작품을 통해 추사의 향기를 시민과 같이 느끼고 싶은 소망으로, 작품을 기증했다"면서 "앞으로도 품격 높은 문화 서귀포시로 나아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의미를 계속 찾아 가겠다"고 밝혔다.

현을생 서귀포시장은 이날 기증식에 참석해 "귀중한 작품 기증을 통해 문화에 대한 울타리를 넓혀주시고, 뿌리 깊은 나무처럼 지역 문화의 꽃을 피게 하고 열매을 맺게 하는 마중물이 되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기증된 물품은 제주 추사관에서 보관될 예정이며, 차후 전시계획에 따라 대중에 공개될 예정이다. 현재 제주추사관에는 보물 26점을 비롯한 총114점이 작품이 있다. <헤드라인제주>

다음은 이번에 기증된 추사 편지의 해석본.

원 편지는 이미 봉했다. 이전 목사(제주목사)의 심부름꾼(下隸)이 오는 편에 2월 18일자 보낸 막내아우(김상희)의 편지를 받아보고 온 식구가 잘 지내며, 제수씨의 병환도 차도가 있다는 소식을 들으니 대단히 반가웠다.

둘째(김명희)편지는 더 보진 못 했지만, 그 사이 북쪽으로 올라갔다하는데, 오가는 길이 편안했다더냐? 궁금한 마음 금할 길 없다. 이곳은 원 편지에서 말한 것과 한가지로 차이가 없으니 굳이 재론할 것이 없다.

뇌뇌락락서(磊磊落落書; 조선시대 실학자 이덕무가 지은 책)는 잘 받았다. 벼루를 편지 보낼 때 함께 딸려 보낸다면 얼마나 좋겠느냐. 역기(朸奇; 종 이름)는 이미 서울로 들어갔으리라 생각되는데 여기저기 돌아다녀야 하는 상황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 사이 들을 만한 소식이 있으면 그 때 그 때 알려주기 바란다. 그럼 이만 줄인다.

3월 21일 백루(伯累, 귀양지에 있는 형) 추후에 씀.

<신동원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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