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보랏빛 정치' 떠난 지 10년 지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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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 "'보랏빛 정치' 떠난 지 10년 지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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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성정치포럼서 '한국의 여성 리더십' 특강
"타자화된 여성정치...과감한 여성정책 시도해야"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이 31일 저녁 7시 제주도의회 의원회관 1층 대회의실에서 '한국의 여성리더십'이라는 주제로 제주여성정치포럼 리더십 아카데미 강연을 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법무법인 원 고문변호사)이 "일선 정치에서 물러난 지 10년이 지났지만 우리나라의 여성정치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31일 저녁 7시 제주도의회 의원회관 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주여성정치포럼 리더십 아카데미에서 '한국의 여성리더십'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열고 이 같은 생각을 밝혔다.

'강금실 정치'의 상징인 '보라색' 정장을 입고 마이크를 잡은 강 전 장관은 이날 10여년 전 우리나라 최초로 여성 법무부 장관을 지내고, 서울시장 선거에까지 출마했었던 지난 날을 회고하며, 여성정치인이 갖춰야 할 요건을 짚어 나갔다.

스스로를 '1% 세대'라고 소개하며 포문을 연 강 전 장관은 당시 법무부 장관에 임명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새 시대를 열고자 했던 참여정부의 강한 의지"를 꼽았다.

강 전 장관은 "참여정부 입장에서는 매우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의미를 가진 결단이었지만, 여성에 대한 인식이 호의적이지 않았던 당시 사회분위기는 악조건 그 자체였다"고 밝혔다.

이어 강 전 장관은 "일선 정치에서 물러난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크게 달라진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이 참여정부 출범 초기 역대 최다였던 여성 장관 4명의 모습이 담긴 사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강 전 장관, 지은희 전 여성부 장관, 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 한명숙 전 환경부 장관.<헤드라인제주>

강 전 장관은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우리나라의 성평등 순위는 142개국 중 117위로, 매년 점점 나빠지고 있다"면서, "정치분야에서의 성평등 순위도 93위로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 전 장관은 "국회의원 등 권력의 영역에 여성의 자리가 지나치게 적은 것과 경제시장에서의 (성별)격차가 큰 것이 원인"이라며, "힘의 정치에 치우쳐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성별격차를 해결하는 것은 모든 복지문제의 출발"이라며, "모든 문제의 근본에는 여성이 있다는 인식 아래 보다 근본적이고 과감한 여성정책이 시도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강 전 장관은 여성정치인의 자격요건으로 △타자의 철학 △가치와 활동공유의 네트워크 △개방과 소통을 전제한 협업관계 구축 △개인의 전문성을 꼽았다.

강 전 장관은 "역사적으로 볼 때 타자로서 홀대받는 현실을 열어가는 과정은 스스로가 해야 하는 것"이라며, "그 점에서 여성정치인은 타자로서의 철학이 분명해야 한다. 이를 버리는 것은 주류에 얹혀가는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같이의 가치를 실현하는 네트워크도 굉장히 중요하다"며, "미천해 보이는 일도 마저하지 않는 겸손함으로 관계의 정치를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뭐든지 실력이 기본이다. 좋은 가치관을 갖고 이를 통한 네트워크 정치를 하려면 지성과 지식의 정치를 해야 한다"며, "이 점에서 한국정치는 아직 아쉬운 점이 많다"고 밝혔다.

끝으로 강 전 장관은 정치권 복귀여부를 묻는 질문에 "직업 정치인이 되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필요하다면 기회를 만들지는 모르겠지만 아직은 그럴 필요를 못 느끼고 있다"면서, "현실정치를 떠난 지 7~8년이 지났는데, 그 동안 노력해 왔던 걸 활동으로 이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헤드라인제주>

제주여성정치포럼 리더십 아카데미.<헤드라인제주>

<오미란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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