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농민들 삭발투쟁..."한중FTA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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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한 농민들 삭발투쟁..."한중FTA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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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FTA중단 1차산업 비대위, 대규모 궐기대회
불태워진 수입농산물..."한중FTA는 망국의 지름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분노한 제주 농민과 어민들이 삭발투쟁과 함께 화형식까지 가지며 한중FTA 협상중단을 강력히 촉구했다.

제주도내 농업과 어업, 임업 등 1차산업 관련 80여개 단체가 참여한 '한.중 FTA중단 제주도 1차산업 생산자단체 비상대책위원회(이하 한중FTA중단 비대위)는 22일 오후 2시 제주시 탑동광장에서 한중FTA 중단을 촉구하는 대규모 궐기대회를 가졌다.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주최측 추산 5000여명, 경찰 추산 3000여명이 참여한 이날 궐기대회에서 제주 농어민들은 손마다 한중FTA 중단을 촉구하는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한중FTA가 제주의 1차산업을 다 죽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즉각 한중FTA 협상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제주도 1차산업 생산자단체 비상대책위원회가 22일 제주시 탑동광장에서 한중FTA 저지를 촉구하는 대규모 궐기대회를 갖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도 1차산업 생산자단체 비상대책위원회가 22일 제주시 탑동광장에서 한중FTA 저지를 촉구하는 대규모 궐기대회를 갖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한중FTA 중단을 촉구하고 있는 제주 농어민들. <헤드라인제주>
한중FTA 중단을 촉구하고 있는 제주 농어민들. <헤드라인제주>
한중FTA 중단을 촉구하고 있는 제주 농어민들. <헤드라인제주>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한중FTA가 발효된다면 제주 농업소득 감소액은 발효 후 연간 최대 1574억원, 10년간 누적농업소득 감소액은 최대 1조 5787억원에 이를 것"이라면서 "수산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은 세계 수산물 총생산의 34.4%를 점유하고 있고, 기존 FTA 상대국과는 달리 우리나라 서해를 사이에 둔 인접국가로 동종어종을 생산하고 있어, 한중FTA체결에 따른 수산피해가 연간 1조14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피력했다.

이어 "농민들에게는 농업개방과 농업말살을 강요하고, 국민들에게 예속된 경제를 강요하는 한중FTA는 절대 이뤄져서는 안됄 망국의 지름길"이라며 "국민적 합의 없이 급속하게 추진하는 한중FTA 협상 추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농민들은 한중FTA협상 중단과 FTA체결에 따른 농어업 지원 특별법 시행, 피해보전직불제 등 농어가소득안정화를 위한 직불제 개선, 농어가 정책자금 금리 1% 인하 등의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이같은 결의문 낭독에 앞서 한중FTA 저지 총력투쟁을 결의하는 삭발식이 진행되기도 했다.

삭발에는 고문삼 제주도 농업인단체협의회장과 김영칠 제주도 수산인단체협의회장, 김승진 한국농업경영인 제주도연합회장, 박태관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의장, 그리고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 강석률 본부장과 제주도 농협운영협의회의 김성범 회장 등도 이날 삭발에 동참했다.

이들 제주도내 농어업인 대표 6명은 삭발을 통해 앞으로 한중FTA 투쟁이 적극 앞장서 반드시 한중FTA 협상을 중단시키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삭발이 끝난 후에는 농어업인 대표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제주지역 1차산업 관련 단체 관계자들이 한중FTA 저지를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을 결의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 농어민 대표 6명이 한중FTA 저지에 총력들 다할 것을 결의하며 삭발식을 갖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삭발을 하고 있는 고문삼 제주도 농업인단체협의회장(사진 왼쪽)과 강석률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장(사진 오른쪽). <헤드라인제주>
삭발을 마친 제주 농어민 대표 6명이 한중FTA 저지에 총력들 다할 것을 결의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 강석률 "한중FTA 체결되면 제주농업 미래 보장할 수 없다"

이날 농어민들과 함께 삭발까지 하며 한중FTA저지를 위해 나설 것을 결의한 강석률 농협중앙회 제주본부장은 "한중FTA가 체결된다면 제주농업은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면서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본부장은 "지금 한-EU, 한미FTA 발효만으로도 농업인들의 어깨가 많이 무겁다. 농업생산비가 크게 증가하고 농업을 포기하려는 사람들도 많다"며 "그런데 가장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한중FTA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중FTA는 지금까지 FTA하고는 차원이 전혀 다르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가장 밀집해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최대 농업강국 중 하나로 FTA가 체결될 경우 중국산 저가 농산물이 물밀듯이 우리나라로 들어와 우리농업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특히 제주농업은 미래를 보장할 수 없고, 감귤뿐 아니라 마늘, 감자, 당근, 양파, 콩 등 거의 모든 농작물과 축산물이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다"면서 "FTA로 인한 개방은 우리 농업과 농업인들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하며, 개방으로 인한 피해는 최소화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강 본부장은 "정부는 농업인들의 울부짖음이 잘 들리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농업의 희생을 담보하는 굴욕적인 협상을 받아들일 수 없음을 천명하기 위해 이자리에 모였다"며 "우리가 아니면 진정 어느 누가 대신 이 자리에서 목이 터지도록 한중FTA협상 중단을 외쳐주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 제주농업인의 울분과 비통함이 청와대와 외교통상부가 있는 서울을 비롯한 전국 방방곡곡에, 아니 저 멀리 중국까지 들리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며 "또한 벼랑끝에 몰린 우리 농업과 농업인의 생존권 사수를 위한 오늘의 농업인 궐기대회가 단순한 외침이 아닌 우리농업을 살리는 시발제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 고문삼 "오늘 내리는 비는 한중FTA에 분노하는 농민의 눈물"

고문삼 제주도 농업인단체협의회장은 "오늘 내리고 있는 비는 바짝 매마른 밭에 단비가 되겠지만 지금 여기서는 한중FTA에 분노하는 농민의 눈물"이라면서 "정부가 국가경쟁력 운운하며 FTA를 추진하면서 결국 중국과 FTA를 추진하는 말도 안되는 짓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중국은 우리나라와 가깝고 감귤을 제주의 40배가 넘는 2400만톤을 재배하고 있으며 수산무르이 경우 전세계 생산량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나라"라며 "이런 중국과의 FTA는 결국 우리에게 1차산업을 포기하라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피력했다.

고 회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 모여있는 이유는 조상들이 물려준 이 농업을 지키기 위해, 우리 후손들에게도 물려주기 위해 한중FTA를 막아야 한다는 단호한 결의가 있기 때문"이라며 "현재 4차 협상이 우리나라에서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이를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는 의지로 이 자리를 함께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고 회장은 "오늘 이 자리를 시작으로 앞으로 한중FTA저지를 위해 우리 제주 농어민들이 함께 총력을 기울여 싸워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영칠 "한중FTA협상 속도 높이는 이명박 정부...농어민 무시"

김영칠 제주도 수산인단체협의회장은 "그동안 몇년간 한중FTA를 슬금슬금 준비하다 올해 한중FTA협상을 시작한 이명박 정부는 우리에게 아무런 말도 없이 순식간에 4차협상까지 가고 있다"며 "이같은 정부의 태도는 바로 우리 농어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이어 "오는 대선에 출마하는 대통령 후보자들 역시 아무도 한중FTA에 대해 말하는 이가 없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한중FTA가 체결된다면 우리 농민과 어민들은 모두 다 굶어죽을 수 밖에 없다"고 피력했다.

또 "중국에서 생산된 수산물이 한국으로 들어오기까지 한시간 밖에 걸리지 않지만 최근 항공사들이 수산물 운송을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가파도에서 생산된 수산물이 서울로 올라가기까지 6시간이 걸린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중국 수산물과 경쟁해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정부가 농어민들을 무시한다면 우리도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줘야 한다"며 "반드시 우리가 힘을 합해 한중FTA를 막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농어민 대표자들의 발언이 끝난 후에는 한중FTA저지 결의를 다지기 위한 수입농산물 화형식이 이어졌다.

대회에 참가한 농어민들은 미리 준비한 수입농산물에 불을 붙이며 앞으로 한중FTA저지에 총력을 다할 것을 선언하며 이날 대회를 마무리했다. <헤드라인제주>

고문삼 제주도 농업인단체협의회장. <헤드라인제주>
강석률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장. <헤드라인제주>
김영칠 제주도 수산인단체협의회장. <헤드라인제주>
수입농산물에 대한 화형식이 진행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수입농산물에 대한 화형식이 진행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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