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학교 한 어린이의 '전학'...도대체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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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학교 한 어린이의 '전학'...도대체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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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부모 주장에, 학교측 "어른들 갈등문제로 안타깝다"

최근 제주의 모 농촌학교에서 한 학부모가 자신의 딸이 전학을 갈 수 밖에 없었던 내용을 주장하고 나섰다.

주장하는 내용의 취지는 한마디로 "오죽했으면 전학을 시킬 수밖에 없었나" 하는 것이다.

이 학교는 학생수가 고작 15명 안팎의 분교여서 관심을 끌었다. 규모는 작지만 다른 어느 학교보다도 잘 운영되고 있고, '참교육' 실현에 대한 학부모들의 칭찬이 자자한 학교이기도 하다.

시내에서도 이 학교에 보낼 정도로 특색있는 학교운영으로 좋은 평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 학교가 소재한 마을이장이라는 김모씨는 29일 제주도교육청 홈페이지에 "우리 딸이 왜 전학했을까요?"라는 물음을 던지면서 학교내에서 괴롭힘 같은 것이 있었다는 뉘앙스를 전했다.

김씨는 최근에 다른 학교로 전학보낸 4학년 딸의 학부모였다.

그는 <헤드라인제주>와의 전화통화에서 딸을 전학 보내게 사연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학교에서 가족사진을 찍어 오라고 해 이를 교실에 진열해 놓았는데 마을 어른들이 와서 '이런걸 왜 갖다 놓느냐? 저리 치워라'고 말해 딸이 상처를 입었다"고 전했다.

또 "마을 어른들이 대놓고 제 딸에게 손가락질을 하고 다니는 것을 들었다"면서 며 "이 밖에도 더 많은 사례가 있는데 차마 밝힐 수 없고 굳이 밝히지도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딸 혼자서만 끙끙 앓았다. 얼마나 힘들었겠느냐"며 "결국 견디다 못해 저의 모교이자, 아꼈던 이 학교를 떠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학교내 동료 어린이들로부터의 따돌림 때문이 아니라 '마을 어른'의 곱지않은 시선 때문에 전학을 가게 됐다는 것이다.

김씨의 주장이 제기되자, 올해 초 육지에서 제주로 이사 왔다는 학부모 오모씨는 김씨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씨는 "이 학교에 보내면서 하루하루 달라지는 우리 아이를 보고 선생님들은 물론 여러 학부모님들에게 정말로 고마움을 느끼며 참교육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고 너무 감사하고 있다"며 김씨와 정반대의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터무니 없는 거짓으로 이 학교를 매도하는 것은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커다란 상처가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내년에 둘째 아이도 이 학교에 보낼 예정인데, 학교가 좋지 않다면 둘이나 보내겠느냐"며 "어른들의 개인적인 감정으로 신성한 교육의 장인 학교를 이용하는 것은 정말로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의 주장에 해당 학교의 해당 분교장의 대표격인 부장 교사를 맡고 있는 A교사는 30일 <헤드라인제주>에 전화를 걸어와 "전학간 아이의 아버지가 개인적 사정으로 학교행사에 잘 참여하지 못하면서 아이가 마음앓이 했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A교사는 그러나 "그러한 상황을 제외한 다른 교우관계나 교사와의 관계, 학교생활에서 그 아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행복하게 지냈다고 단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가 주장한 사례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설명했다.

A교사는 "사진을 치우라고 했던 부분은 해당 아버지와 이해관계가 얽혀있던 다른 학부모 사이에서 갈등이 있었던 것"이라며 "그 일이 있은 뒤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진데 대해 그 아버지에게 사과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아버지 입장에서는 개인적 사정으로 학교행사에 잘 참여하지 못해 억울할 수는 있지만, 아이는 전혀 잘못이 없고, 교내에서는 교우관계나 선생님과의 관계가 아주 좋았다"며 "그가 자기중심적으로만 입장을 펼치면서 이같은 오해를 부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학교는 비록 규모는 아주 작지만, 정말 제대로운 참교육을 실현하고, 이를 통해 학교 살리기를 해보려고 무진 애를 쓰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 "12월 초 그 아이가 전학간다고 할 때 선생님들도 많이 슬퍼하고 아쉬워했고, 학교 아이들도 많이 슬퍼했다"면서 "그런데 어른들의 문제를 갖고 마치 학교내 문제 혹은 아이들간의 괴롭힘 문제와 같은 뉘앙스로 얘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학부모와 학교 교사 등의 얘기를 종합해 보면 이번 일은 학교에 다니는 딸 아이와 동료 학생간, 혹은 교사간 갈등이 아니라 마을 어른들간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김씨와 사이가 좋지 못한 마을 어른의 '사진 치우라'는 문제에서 딸 아이가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수도 있다.

작은 한 마을의 어른들간 갈등이 해당 어린이를 '전학'을 갈 수밖에 없게 만든 현실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참교육을 구현하겠다며 학교운영의 새로운 모델 만들기에 나선 교사들의 노력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헤드라인제주>

*이 기사는 최초 민원을 제기한 한 학부모의 주장을 근거로 해 작성됐었으나, 추가적인 취재를 하던 중 사안의 본질이 최초 작성된 내용과는 일부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돼 수정된 것입니다. 해당학교와 학부모님께 이점 양해를 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이해 있으시기 바랍니다. - 편집국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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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순문 2011-12-31 14:26:07 | 112.***.***.230
헤드라인 편집국 기자님, 고맙습니다.
사실을 더 취재하여 바르게 보도하려는 모든 분들의 노력에 우리 학교 가족 모두을 대신하여 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