쏜살같은 차량에 '화들짝'..."애들 안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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쏜살같은 차량에 '화들짝'..."애들 안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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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앞 허술한 교통안전 시설 '하소연'
낮은 방지턱-주정차 금지 표식 '무용지물'

몇해전 제주시 한림읍으로 이사오면서 제주에 정착했다는 시민 김모씨.

하지만, 김씨에게 새롭게 둥지를 튼 동네는 불편한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띈 문제는 초등학교 인근의 열악한 교통 안전시설이었다. 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임에도 쌩쌩 달리는 차량은 김씨를 아찔하게 만들었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그는 인근의 교통 안전시설이 너무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육지부는 물론 제주시내권에도 이렇게까지 허술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별다른 교통시설이 조성돼 있지 않은 한림초등학교 정문 앞 도로. <헤드라인제주>
차량의 현재속도를 알리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음에도 일부 차량들의 과속운전은 이어졌다. <헤드라인제주>

김씨는 "초등학교 정문 앞에 속도를 위반한 차량들 때문에 키우던 강아지가 죽었다"며 "처음에는 작은 강아지지만 혹시 어린이가 희생될 수도 있으니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내쪽만 해도 방지턱이나 속도위반 카메라가 조성돼 있던데 한림은 너무나 열악하다"며 "택시, 차량, 버스 할 것 없이 시속 80은 넘는듯한 속도로 지나다닌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다른 곳도 아니고 초등학교 앞인데 당연히 이런 시설들을 당연히 설치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김씨는 "이미 이 같은 민원을 넣었었는데 전혀 달라지는 것이 없었다"며 "우리 아이들과 주민들이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제주가 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 '쌩쌩'달리는 차량...'방지턱 쯤이야'

실제로 김씨가 문제를 제기한 한림초등학교 정문 앞 도로는 위험요소가 다분해 보였다.

방지턱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어린이 보호구역임을 알리는 도로의 도색도 완료된 상황이었다.

다만, 이를 지키는 차량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만들어져 있던 방지턱은 너무 얕았고, 어린이보호구역임을 알리는 그 흔한 입간판 조차 없었던 것.

제주시내권에는 거의 모든 초등학교 앞에 교통안전 시설이 설치돼 있는 것과 비교하면 열악한 모습이었다.

해당 도로는 한림읍내에서 서쪽으로 빠져나가는 도로로 차량의 이동이 잦은 편이다. 특히 렌터카 관광객 등 초행길 운전자들이 자주 지나는 도로다.

오히려 학교의 후문은 여러 시설들이 조성돼 있었다. 육안으로 구분되는 적절한 높이의 방지턱이 설치돼 있었고, 차량의 이동속도를 알려주는 표지판도 설치돼 있었다.

교통안전 시설의 유무에 따라 차량의 이동속도는 확연히 차이났다. 후문에 비해 정문의 차량 속도는 시속 20-30km는 족히 나가는 모습이었다.

인근을 지나던 지역주민 고정례(64)씨는 "이 도로는 항상 차가 쌩쌩 달린다"며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곳인데 위험해 보인다"고 말했다.

별다른 교통시설이 조성돼 있지 않은 한림초등학교 정문 앞 도로. <헤드라인제주>
길을 건너는 어린이. <헤드라인제주>

# 학교옆 도로 이중주차로 '몸살'

안전시설이 상대적으로 잘 갖춰졌다는 후문에는 또 다른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양쪽 도로변에 이중주차를 한 차량들이 줄을 짓고 있었던 것이다.

주택가에 차가 세워지기는 조금 이른 시간인 낮 12시에도 많은 차량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주정차금지'라는 표지판이 무색한 모습이었다.

주민들에 따르면 저녁이 되면 인근 주택가에서 주차하는 차량들로 인해 도로가 가득 찬다고 한다.

양쪽 도로의 어린이들은 운전자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고, 자전거라도 탈라치면 차도 위에서 차량과 함께 레이스를 해야 하는 사정이다.

# 한림초 "교통지도 하지만 위험한건 사실"

이에 대해 한림초 김순관 교감은 "아이들의 안전 사고 예방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는 있지만, 걱정이 되는 부분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교감은 "현재 등교시간에는 녹색어머니회나 지역의 해병전우회, 사랑실은교통봉사대 등의 단체들이 교통안전 봉사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교시간은 각 학년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에 지키기는 어려워 저학년 학생들의 하교는 담임선생님이 직접 인솔하고, 고학년은 조심해서 가게끔 하고있다"고 말했다.

교통안전과 관련해서는 "아무래도 읍면지역의 특성상 차량이 빨리 달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위험성은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어 "학생들이 주로 살고있는 곳이 정문쪽이 아니라 후문쪽에 많이 분포돼 있다"면서 "정문의 교통시설 구축도 중요하지만 후문의 주정차 차량을 단속하는 문제도 심각하다"고 털어놨다.

학교앞 도로에 주차한 일부 차량들. <헤드라인제주>
학교앞 도로에 주차한 일부 차량들. <헤드라인제주>

# 읍면지역 학교들...사정 비슷해

교통안전의 문제는 한림초만의 걱정은 아니었다.

1136번 지방국도로 제주시에서 한림읍까지 가는 길에 거친 광령초, 장전초, 수원초 등의 사정또한 비슷했다.

광령초와 장전초의 경우도 도로상의 방지턱이 얕아 차량의 속도가 빨랐다. 별도로 마련된 속도위반 카메라나 입간판 등도 부족해보였다.

수원초의 경우 차량의 속도를 알려주는 카메라가 설치돼 있었다.

다만 단속을 목적으로 설치한 것이 아니라 차량의 속도를 알려주기 위해 설치된 것이라, 이미 이를 파악한 차량들은 아랑곳하지않고 빠른 속도로 학교앞을 지나쳤다.

결국, 교통안전에 대한 관심 부족과 일부 운전자들의 과속운전으로 인해 애먹은 어린이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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