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어' 방치된 도서관..."이래서야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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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 방치된 도서관..."이래서야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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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지사 도두동민 간담회, "추경에 예산 편성하겠다"
도두봉 '화장실 설치'-해녀복 '3년 단위' 지급 지시

전국에서 처음으로 건립되고도 운영비 문제로 6개월 넘게 문을 열지 못하고 방치되고 있는 '제주 서부 어린이 방음도서관'이 조만간 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9일 오후 5시20분께 제주시 애월읍 주민과 간담회를 가진데 이어 도두동주민센터에서 도두동 관계자와의 간담회를 갖고 "방음도서관 운영비를 추가경정예산에 반영시키겠다"고 말했다.

간담회에는 오정욱 사단법인 제주특별자치도 수산물가공유통협회장을 비롯해 김방진 도두동 해녀회장, 김대균 노인회장, 고영율 제주공항소음피해대책위원회 주민대표, 현용해 주민자치위원장, 양순옥 새마을부녀회장 등이 참석했다.

우근민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우근민 지사는 9일 도두동 지역주민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헤드라인제주>

간담회 시작에 앞서 우 지사는 "도지사를 하면 할 수록 도민들이 저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이라면서 "오늘 늦은 시간이지만 주민들이 하고 싶은 얘기를 모두 듣겠다"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줄 것을 주문했다.

간담회에서 지역주민들은 도두동이 안고 있는 항공기 소음피해 문제, 하수종말처리장 문제, 어린이 방음도서관 방치 문제 등을 제시하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먼저 고영율 소음피해대책위원회 주민대표는 전국 최초로 건립됐으면서도 운영비가 없어 6개월 째 잠자고 있는 어린이 방음도서관 문제를 제기했다.

현행법 상 시설관리자나 사업시행자는 공항소음 피해지역으로 지정된 공항인근 지역주민을 위해 주민복지사업으로 도서관, 체육공원 등 공동운영시설의 설치비를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난해 10월 소음피해지역 주민지원사업으로 도두등 근처 소음피해지역 학생들의 면학 분위기 조성을 위해 15억원을 투입, 어린이 방음도서관을 건립했다.

하지만 방음도서관의 경우 소유권이 시설관리자나 사업시행자가 아닌 마을에 있어, 운영비가 지원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방음도서관 개관도 6개월 넘게 미뤄져 왔다.

고영율 대표는 "운영비 7000만원에서 1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국토해양부나 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 등을 다니면서 해결점을 찾으려 했지만, 해결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도서관 건립 당시 도두동에서 부지를 내놓으면 (제주도에서) 운영비를 책임지겠다고 했었다"며 "도서관이 개관될 수 있도록 제주도에서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우근민 지사는 "지난해 준공됐는데 운영되지 않는 것이냐? 답답하다"며 "관련 부서에서 지어놓고도 계획이 없다는 게 한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항공사 측에서는 지원 근거가 없어 (운영비 지원이 힘들다고 했기 때문에, 도서관 운영에 필요한 최소액인 7000만원을 1차 추경에 편성하겠다"고 말했다.

우근민 지사는 9일 도두동 지역주민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헤드라인제주>
우근민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 "민박 정보, 도두동 홈페이지 통해 공유하라"

도두동에 대형 펜션이 난립해 소규모 민박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민박 대표인 서은숙씨는 "(제주도에서) 마구잡이로 민박 허가를 해주니까 농어촌 민박은 설 자리가 없다"며 "고급 펜션들은 시설이 현대화돼 가격도 많이 받을 수 있겠지만 소규모 민박은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에 우 지사는 "부성현 도두동장은 도두동에 민박이 몇 개나 있는지, 어느 민박이 이용이 가능한지 등을 홈페이지에 올려서 고객들에게 주선하라"고 지시했다.

# "도두봉에 화장실이 없어? 당장 지어야지"

도두봉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지역 명소임에도 불구하고, 화장실이 설치돼 있지 않아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하소연도 잇따랐다.

현용해 주민자치위원장은 "도두봉 화장실 문제는 가장 시급한 것 중 하나"라며 "평소에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데 화장실이 없어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대소변을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하소연에 우 지사는 "화장실 문제에 앞서 도두봉 석양이 아름답기 때문에 석양을 이벤트로 만들면 관광객이 많이 찾을 것"이라며 '화장실 설치'와 '석양 이벤트화'를 오홍식 제주시 부시장에게 지시했다.

# "해녀복, 무조건 3년에 한번씩 지급하라"

해녀복이 제때 지급되지 않아 물질 작업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김방진 해녀회장은 "도두동에 해녀가 39명인데 지난해에는 해녀복이 7벌, 올해에는 4벌만 지급됐다"며 "해녀복이 3년에 한번 나오고 있는데 매일 작업할 경우 수명이 1년 밖에 가지 않아 작업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또 "해녀 수에 비해 지급되는 해녀복이 모자라서 몇 년에 한번 씩 지급받을 수 있다"며 해녀복 지급을 확대해줄 것을 건의했다.

이에 우 지사는 해녀복을 3년에 한번씩은 반드시 지급할 것을 지시했다.

우근민 지사는 9일 도두동 지역주민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헤드라인제주>

# "소음 피해, 제가 나서서 예산 지원 받아오겠다"

간담회 도중 우 지사는 도두동 최대 현안인 항공기 소음 문제를 끄집어 냈다.

그는 "소음 피해가 있으면 얼마든지 (저에게) 얘기를 하라"며 "지금은 나라가 살만하니까 (소음 피해) 근거만 분명히 제시하면 국가에서 돈을 받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특히 제주공항은 다른 공항과 달리 돈을 벌고 있기 때문에 소음 피해를 잘 설명해서 예산 지원을 받아 오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우 지사는 "지역 주민들의 의견 가운데 우선 순위를 매긴 뒤 예산을 반영하면서 주민들의 뜻을 정책에 반영시켜 나가겠다"며 "이를 위해 앞으로 주민자치위원회나 도두동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민의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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