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양심주차장', "배보다 배꼽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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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양심주차장', "배보다 배꼽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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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양심주차장, '삼진아웃제'가 과연 정답인가

제주시가 지난해 9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제주시청 앞 일대 도로 한켠의 무인 유료주차장.

일명 '양심주차장'으로 불리는 이곳 주차장이 '양심 없는' 운전자로 인해 그 명칭이 무색해지고 있다.

제주시 청사 앞 이면도로에 설치된 양심주차장의 주차구역은 49면.

당초 요금징수 인력을 투입해 유료로 운영해 왔으나 인건비 부담이 만만치 않아 비용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무인 주차장'으로 전환했다. 주차를 한 운전자가 스스로 지정된 요금표를 보고 양심껏 요금통에 돈을 넣도록 한 것이다.

제주시청 인근 노상주차장에서 운영되는 '양심주차장'. <헤드라인제주>
#일그러진 '양심주차장'...하루 징수요금이 겨우 1-2만원.

그러나 실제 운영해 본 결과 양심주차장의 양심은 실종되고 운영도 엉망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시가 당초 밝힌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주차장을 관리하는 '노인 양심지킴이'를 곳곳에 배치했을 때에는 스스로 돈을 내는 운전자가 많았다.

당시 주차회전율은 400% 정도. 즉, 하루에 한 주차면에 4대 정도의 차량이 세웠다는 얘기다.

하지만 올해 들어 노인지킴이가 배치되지 않았던 지난 1-2월은 차량 회전율이 100% 초반대로 뚝 떨어졌다. 한 주차면에 차량 1대가 온종일 독차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올해들어 하루 평균 징수되는 요금도 1-2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언론보도를 통해 이 문제가 불거지자, 김병립 제주시장은 급기야 지난달 28일 간부회의에서 "주차 후 요금 지불없이 가버리는 비양심자를 가려내 회사에 통보하거나 차량번호를 공개하는 것을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양심주차장' 운영이 실패로 끝났음을 의미하는 대목이었다.

#김병립 시장 '엄명'에 급조해 내놓은 '삼진 아웃제'

김 시장의 말처럼 비양심자를 가려내는 일이나, 계고장이나 강제 견인 등의 방법은 결국 인력투입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그렇게 인력투입을 할 것이면 차라리 전면 유료화가 낫다는 비판적 시각도 제기됐다.

그러나 제주시가 내린 최종 결론은 '삼진 아웃제'이다.

비양심 자동차에 대해서는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3번에 걸쳐 적발될 경우에는 강제 견인하겠다는 것이다.

'비양심 주차'의 기준은 하루 4시간 이상 장기주차 차량으로 정했다.

수시로 모니터링을 해 1회 장기 주차시 소유자에게 개별 통보하고, 2회 주차 시에는 차량번호를 시청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3회 주차 시에는 견인조치하고 견인비용 3만원을 차량소유자가 부담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왜 '양심주차장' 타이틀에 연연하는 것일까?

하지만 이해 못할 것은 오히려 제주시 당국이다.

삼진아웃제의 내용은 '양심 주차장'이 아니라 사실상의 '규제 방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심 주차장'이란 타이틀을 걸고 차량 운전자와 옥신각신 해 보겠다는 것이다.

즉, 인력을 투입해 '규제' 방식을 써서라도 '양심주차장'이란 타이틀도 지켜 보겠다는 심산이다.

왜 제주시당국은 '양심주차장'이란 타이틀에 연연하는 것일까.

최초 김 시장의 발언이 있을 때 비양심 운전자의 신원을 공개하겠다는 발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제주시당국은 '주차회전율이 향상되고 있으나' 라는 것을 전제로 해 자연스럽게 삼진아웃제 시행의 당위성을 끌어냈다.

#주차회전율 향상됐다?...양심주차장 운영 성과있었다?

주차회전율이 향상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양심주차장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으로 연결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불과 며칠전까지만 하더라도 제주시는 올해들어 주차회전율이 100%를 가까스로 넘었다고 밝힌 바 있다. 400%라는 주차회전율은 지난해 첫 시행 후 3개월간의 통계다.

올해들어서는 100%대로 곤두박질 쳤음에도 마치 '400%'인 것처럼 통계수치를 높이면서 양심주차장의 운영성과가 큰 것처럼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제주시의 변명은 이렇다.

3월 한달 동안 주차실태를 모니터링한 결과 4시간 이상 장시간 주차 차량이 1일 10-15대, 주차요금은 1일 2만원 내외로 주차차량의 20%정도만 요금을 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이 정도면 주차회전율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요금징수액은 인력을 투입하기에도 아까울 정도의 극히 적은 액수이지만 과연 이 데이터가 3월 한달간 모니터링을 한 결과가 맞는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3월28일 내놓은 주차회전율의 통계수치와, 그로부터 불과 4일이 지난 4월1일 발표한 통계수치의 내용이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3월 한달내내 과연 몇명의 직원이 주차회전율에 대한 모니터링을 했는지도 밝히고 있지 않다.

혹, 김 시장의 '엄명'이 떨어진 후 하루 이틀새 부랴부랴 모니터링을 한 것을 놓고, 3월 한달간 모니터링 결과라고 밝히는 것은 아닌지 고개를 떨구는 이들도 있다.

#주차부서 직원 모니터링 요원으로 투입, 과연 효율적인가?

어쨌든 이번 삼진아웃제의 시행은 정상적으로 요금을 징수하도록 하는 것보다 효율성 측면에서 떨어질 것이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삼진아웃제를 하려면 주차관리 부서 직원들이 모니터링을 계속적으로 해야 하고, 적발된 운전자에 대해 계고장을 보내고 홈페이지에 이름을 공개하고, 견인조치를 해야 하는 일거리가 늘어나게 되는데, 과연 이것이 효율적인 것인지는 의문이다.

차라리 '양심주차장'이란 간판을 내리고, 모니터링을 할 직원들로 하여금 정상적으로 요금을 받게 하는 것이 효율성 측면에 낫지 않을까.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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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alynn 2011-06-27 02:43:33 | 195.***.***.35
I went to tons of links beofre this, what was I thinking?

ㅋㅋ 2011-04-04 17:40:37 | 59.***.***.23
김병립시장님 근성은 아무도 못말리지.
그냥 양심주차장은 김병립시장의 업적으로 빨리 정리해주시고, 논란 그만하게.
공무원들이 불쌍타

하르방 2011-04-02 14:36:51 | 49.***.***.127
때려치워라
얼어죽을 양심
뭐 잡겠다고 초가산간 다 태우겠다

코메디 2011-04-02 12:38:07 | 122.***.***.205
귀가 두개 있는 이유를 알아야 할 것 같군요 여론을 무시하고 고집만 부리면 아니되지요.시민의 편에 앞장서지 않고 천막도 일사천리로 철거하는 걸 보면 자리가 보수꼴통을 만들었나보네요 양심은 어디로 갔는지...

하하ㅡ 2011-04-02 12:18:58 | 49.***.***.77
김 시장이 취임후 첫작품인데 이렇게 흠집내면 쓰나
아마 시청 전 직원 동원해서라도 양심주차장 간판 안내릴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