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한 일자리박람회...'영양가'는 글쎄?
상태바
성대한 일자리박람회...'영양가'는 글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장] 만족스런 일자리박람회?...'미스매치' 여전
부족한 홍보에 구인-구직 볼멘소리 "어제야 알았어요"

"자신은 없지만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기다리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겠어요?"

23일 많은 청년들이 '하늘의 별따기 보다 어렵다'는 구직자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일자리박람회에 참여했다.

실제 채용계획을 갖고 참여한 제주도내 27개의 기업들도 100%는 아니지만 나름 만족한다는 의사를 표했다. 앞으로의 추이를 더 지켜봐야겠지만 나쁘지 않은 흐름이다.

그러나, 매번 반복되던 일자리의 미스매치 문제와 행사 자체의 홍보부족 등의 '티'를 제거하지 못한 아쉬움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23일 열린 일자리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면접을 보고있다. <헤드라인제주>
일자리박람회를 찾아 온 참가자들. <헤드라인제주>

이날 제주대학교 제주물산업인재양성센터와 제주대 취업전략본부, 관광.레저 선도산업인재양성센터,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지원단은 공동으로 '2011 제주대학교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일자리 박람회'를 개최했다.

오후 2시부터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에서 진행된 박람회에는 제주도개발공사를 비롯 물산업 관련분야 12개 기업과 제주관광공사 등 관광.레저 산업분야 15개 기업이 참여해 기업에 맞는 인재상을 찾았다.

참가 학생들도 나름 제주사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기업들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 구인-구직 "나름 만족합니다"

이날 행사장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법한 유명 기업들을 포함해 지역사회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유망기업 등 27개의 기업의 부스가 운영됐다.

참가자들은 평소에 원하던 기업들의 부스를 두루 돌아다니며 정보를 얻고, 면접을 통해 취업의 꿈을 안았다. 기업들도 생각했던것보다 지원자들의 수준에 만족했다는 평이었다.

한화호텔&리조트 지원팀의 김민재 주임은 "7~8명의 면접자가 오갔는데 3명 정도는 괜찮은 지원자가 있다"며 "글로벌 인재를 원하는 기업의 방침상 외국어 능력을 중요시하지만, 굳이 외국어를 완벽하게 갖추지 않더라도 기업 이미지와 맞는 사람을 먼저 찾게된다"고 말했다.

물을 이용한 미용과 캐어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신생기업 '장원정 르쏠레이'에서는 대표인 장원정씨가 직접 부스를 지켰다.

장 대표는 "최근 물산업이 지원되면서 대학교 내에서도 관련 과목이 운영되고 있는데, 과목을 듣고 관심을 갖게 되거나 자격증을 취득하고 도전하는 지원자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장 대표는 "실질적으로 취업까지 이어지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우리같은 신생기업은 어떤 일을 하는지 학생들에게 알릴 수 있게돼 좋은 효과를 누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자리박람회에 참여한 학생들이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23일 제주대 국제교류회관에서 열린 일자리박람회. <헤드라인제주>

관광관련 직종을 구하기 위해 찾아온 위종호(27)씨는 "면접을 보기는 했는데, 취직이 될지는 확실치 않다"며 "비록 취직되지 않더라고 면접을 통해 기업에서 중요시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새롭게 알게됐다"며 만족해했다.

그는 "막상 겪어보니 준비했던 것과 달리 내게 부족한 부분들이 보였다"면서 "그동안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에만 매진하며 그것을 위주로 취업준비를 했는데, 직접 면접관과 만나보니 사람을 대하는 기술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영어를 전공해 영자신문인 글로컬 뉴스에 관심을 보인 윤현하(27)씨는 "첫 면접이라 많이 떨렸는데 면접관이 편안하게 대해줘서 제대로 이야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씨는 "준비를 많이하기는 했지만 결과는 장담할 수 없겠다"면서 "결과가 어쨌든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 '미스매치' 여전..."영양가 없네"

이번 일자리박람회에서도 여전히 '미스매치' 문제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한 일자리박람회와 비슷한 맥락이다.

참가 기업들은 무분별하게 방문하는 학생들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소위 말해 '영양가 없는' 참가자들이 많다는 지적이다.

부스의 한 기업 관계자는 "정말 일자리가 필요해 절실한 마음으로 참가하는 학생은 많이 없는것 같다"며 "정말 간절하게 참여를 원한다면 적어도 저런 복장으로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의 손이 향한 곳에는 트레이닝복을 입은 학생 무리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어 그는 "학과 레포트를 제출하기 위해 면접을 한번 본다는 학생도 있었고, 심지어 수업 출석을 위해 박람회에 참여했다고 말하는 학생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광관련 기업의 관계자도 "어차피 스펙은 다 비슷비슷한 상황이라는 것을 감안하고 찾아온 것"이라며 "적어도 최소한의 준비는 하고왔어야 하지 않나 아쉬움이 남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기업이 어떤 기업인지 물어봤는데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는 구직자를 원하는 기업이 있을까"라고 되물었다.

23일 열린 일자리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면접을 보고있다. <헤드라인제주>
23일 열린 일자리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면접을 보고있다. <헤드라인제주>

영양가가 없다고 느끼기는 학생들의 입장도 마찬가지였다.

관광 계열의 일자리를 원해 박람회를 찾아왔다는 유모씨는 "호텔의 식음료 파트나 객실 파트, 프론트 같은 일자리는 상대적으로 눈길이 덜 가지 않겠느냐"며 "크고 유명한 업체일수록 모집하는 직종은 한정돼 있다"고 털어놨다.

현재 공과대학 졸업예정이라는 김모씨는 "물론 큰 기대를 갖고 온 것은 아니지만 너무 특정 분야에 편중된 기업들만 있다는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김씨는 "MICE도 좋고 물산업도 좋지만 타 계열 학생들에게도 공정한 취직 기회가 주어지도록 학교 차원에서 신경써야 하는것은 아닌지 아쉽다"고 말했다.

# 부족한 홍보 "우연히 어제야 알게됐어요"

홍보 부분에서도 미진했다는 지적이다.

현재 제주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재학생들에게는 해당 과에서 홍보가 이뤄지거나 SMS문자를 통해 박람회 일정이 알려졌지만, 이 범주내에 포함되지 않는 대상자들에게는 알 길이 없었다.

지난해 대학교를 졸업한 홍정민(27)씨는 "일자리박람회가 있다는 사실을 지인을 통해 어제야 알게됐다"며 "미리 알았다면 기업들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준비를 했을텐데 그럴 수 없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른 졸업생들의 경우도 지인을 통해 겨우 알게 됐다던가, 매일 홈페이지를 방문하면서 알게돼 찾아온 경우였다.

홍보에 대한 불만은 참여 기업 또한 지니고 있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일자리박람회에 어떤 기업이 참여하는지는 알리는 것이 최소한의 과정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즉, 행사에 대한 홍보는 이뤄졌는지 몰라도 참여기업에 대한 홍보는 별도로 마련되지 않아 참가자들이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면접을 보러온 대부분의 학생들이 우리 기업이 참여하는지를 박람회장에 도착해서야 알았다고 말했다"며 "이런 부분은 주최측에서 사전에 신경써줘야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많은 관심과 지원속에서 진행된 일자리박람회. 행사 진행에 있어 다소 아쉬운 점이 남아있지만 구인자와 구직기업이 서로 원하던 '제 짝'을 만나게 될지는 지켜봐야할 일이겠다. <헤드라인제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