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소망요? 손님 많이 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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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소망요? 손님 많이 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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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동문시장 생선가게 운영 박연순씨의 새해 소망

연말연시의 폭설로 눈에 파묻혔던 도로가 정상을 되찾은 가운데 제주시 동문시장에는 저녁 찬거리를 준비하기 위해 나온 주부들과 가족, 관광객들로 모처럼 활기를 띄었다.

최근 무섭게 몰아치던 한파가 주춤하긴 했지만 아직까지 쌀쌀한 날씨 속에서 시장상인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건을 팔기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연초 내렸던 폭설이 녹은 가운데 시장을 찾은 손님들과 관광객들로 모처럼 동문시장이 활기를 띄었다. <헤드라인제주>
연초 내렸던 폭설이 녹은 가운데 시장을 찾은 손님들과 관광객들로 모처럼 동문시장이 활기를 띄었다. <헤드라인제주>
경제적 한파가 몰아쳤던 2010년 경인년이 지나고 2011년 신묘년의 새해가 밝은 가운데 상인들이 올해 바라는 것에 대해 물어보았다.

지난해 경제적 한파의 영향이 컸을까? 대부분의 시장상인들은 올해는 제발 손님이 많이 시장을 찾아주는 것을 첫번째로 꼽았다.

#. "올해 소망? 장사 잘되고 건강하면 최고지!"

올해로 20년째 동문시장에서 생선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박연순씨(60, 여). 그는 올해 최대 소망으로 장사가 잘되는 것을 꼽았다.

그는 "지난해는 정말 장사가 안됐던 해"라면서 "그럭저럭 내 한몸 생활할 정도는 됐지만 힘들긴 했다"며 지난 한해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이제 아이들도 다 커서 다들 취직했고 시집장가까지 다 갔으니 내 할일은 거의 끝낸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올해는 아이들이 내 걱정하지 않도록 장사가 조금만 잘 됐으면 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생선을 구입하기 위해 생선가게를 방문한 손님이 주인과 흥정을 벌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특히 그는 올해 초 내린 폭설로 인해 연초 장사가 더욱 힘들었다고 한다.

그는 "지난번에 폭설이 내렸을 때 시장 입구에 있는 가게들은 관광객들이 와서 그래도 장사가 좀 된 것 같지만 우리처럼 시민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시장 내부에 깊숙하게 있는 가게들은 거의 전멸수준이었다"며 "눈이 빨리 녹아줘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늘고, 그러면서 내 가게에도 손님이 늘었으면, 좋겠다"면서 "그리도 내 몸 하나 건강하면 바랄 것이 없겠다"고 말했다.

#. "IMF때도 멀쩡했는데 지금은 영...단골손님 덕분에 버티지"

30년이 넘게 옷가게를 운영해 온 동문시장의 터줏대감 김향옥씨(60, 여). 그도 지난해같이 장사가 안된 해는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김씨는 "내가 이 자리에서 30년을 넘게 장사를 해 왔는데 지난해처럼 장사가 안된 것은 처음이었다"면서 "IMF때도 솔직히 힘들지는 않았는데...올해나 내년까지만 버티고 다른업종을 전환할까 생각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동문시장을 찾은 한 주부가 무를 구입하기 위해 진열된 무를 살피고 있는 모습. <헤드라인제주>
그는 동문시장에서 30년간 옷가게를 운영하면서 정말 많은 일을 겪어왔다. 그 중 가장 어려웠던 때는 지난 2007년 제주를 강타했던 태풍 '나리'로 인해 동문시장이 침수됐을 때였다.

김씨의 가게는 동문천 바로 인근에 위치해 있었고 동문시장이 침수되기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피해를 입은 곳 중에 하나였다.

당시 침수된 물로 인해 옷가게의 옷 대부분과 가게 일부가 파손됐고 당시 8000만원이라는 어머어마한 손해를 봤다.

그래도 수십년간 장사한 곳을 떠나지 못해 다시 장사를 시작한 김씨. 그러나 지난해 경제적 한파는 이런 김씨의 의욕을 꺾어버리기 충분했다.

김씨는 "솔직히 나리 당시 피해입은게 커서 아직도 그때 입은 피해를 복구하지 못하고 있다"며 "올해도 지난해처럼 장사가 안된다면 장사할 마음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지금까지 단골손님들 때문에 버티고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면서 올해는 정말 관광객만이 아닌 많은 손님들이 시장을 찾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제적 한파를 이겨내고 꿋꿋하게 장사를 하고 있는 동문시장 상인들. 올 한해는 길었던 경제적 한파가 물러나고 하루 빨리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길 기다리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김두영 기자/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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