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사전 치밀한 계획...시신 거의 하루동안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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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사전 치밀한 계획...시신 거의 하루동안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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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전 남편 살해사건 범행수법 브리핑
"소각장서 피해자 유해 추정 뼛조각 일부 발견...신원확인 중"

제주도내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한 후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은 범행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하고, 시신을 거의 하루 동안 훼손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숨진 전 남편 시신의 일부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견되면서 경찰이 신원 확인 중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제주동부경찰서는 9일 사건 브리핑을 통해 “사건 내용이 너무 끔찍하고 범행 수법이 너무 잔혹하고 치밀해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가 곤혹스럽다”며 범행수법에 대해 처음으로 공개했다.

박기남 서장은 이날 고유정의 범행이 사전 치밀한 계획하에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을 전제로, 지금까지 드러난 범행내용 및 수사진행 상황에 대해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 소재 한 펜션에서 전 남편 A씨를 살해한 뒤 미리 준비한 도구를 이용해 거의 하루 동안 A씨의 시신을 훼손했다.

그는 훼손한 시신을 상자 등에 나눠 담은 뒤 차량에 실어 완도행 여객선에 승선했고, 여객선이 운항되던 중 시신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약 7분에 걸쳐 바다에 버렸다.

이어 김포에 있는 가족 명의 집에 도착한 고씨는 이틀에 걸쳐 예리한 기구를 이용해 남아있는 시신 일부를 재차 훼손한 뒤 종량제 봉투와 분리수거 봉투로 나눠 각각 버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데, 경찰은 고씨의 진술과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고씨가 버린 쓰레기를 운반한 인천시 소재 소각장을 찾아냈고, 소각장에서 A씨의 유해 일부로 추정되는 뼈 조각 일부를 발견했다.

이 뼈 조각은 잘게 분쇄돼 있는 상태였는데, 고씨가 버릴때 이미 분쇄한 것인지 소각하는 과정에서 파쇄된 것인지 여부는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으로, 사람의 뼈인지 여부와, 사람의 뼈가 맞다면 A씨의 것이 맞는지 여부에 대한 결론이 조만간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또 범행 현장인 펜션에서도 총 60여수의 머리카락이 발견돼 A씨의 것이 맞는지 조사중이다.

경찰은 김포 집에서 A씨의 시신을 훼손할 때 사용한 도구를 미리 인터넷으로 주문한 점 등과, 범행 도구를 미리 구입한 점, 시신을 훼손하고 분산해 버린 점 등에 비춰 고씨가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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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유정이 지난 22일 제주도내 한 마트에서 표백제 등 물품을 구매하고 있다.<사진=제주동부경찰서>

특히 경찰이 공개한 CCTV 영상을 보면 고씨는 지난 22일 오후 11시 제주도내 한 마트에서 표백제와 청소도구, 종량제봉투 등을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휴대전화 등으로 '니코틴 치사량'과 시신 유기 방법 등을 검색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서장은 "범행 수법이 너무 잔혹하고 치밀하고 해서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려드리기가 곤혹스럽다"면서 "제 판단으로 피의자(고유정)는 완전범죄를 꿈꾸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범행 동기와 관련해서는 "결혼.이혼 등 가정사와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초동수사 부실 논란에 대해서는 그동안 경찰 대응 과정을 설명하며 일축했다.

박 서장은 "최초 신고는 성인 가출.자살의심으로 접수가 됐고, 수사 도중 고씨에 대한 진술이 추가로 들어오면서 사건의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형사팀을 투입해 수사를 전개했다"면서 "처음에는 자살기도 신고였기 때문에 최종 핸드폰 위치 확인이 맞다"고 형사팀 투입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신고자가 A씨의 지구대에서 실종을 신고하며 고유정에 대해 언급했지만, 왜 최초 조사에서 범죄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는 "결과를 놓고 왜 조사를 안했냐고 하면 할 말은 없다"면서도 "당시에도 가출.자살의심으로 신고가 이뤄졌다"며 강력사건이 아닌 실종에 초점을 두고 수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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