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청소년 23.2% '적대적 반항장애' 등 정신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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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청소년 23.2% '적대적 반항장애' 등 정신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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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소아청소년 정신질환 유병률 위험요인 분석 결과

제주지역 청소년 23.2%가 '적대적 반항장애', '특정공포증' 등 다양한 정신질환 문제를 겪고 있지만 전문가의 도움이나 약물 치료 등을 받는 경우가 다른 지역에 비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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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영숙 제주대병원 정신과 교수. ⓒ헤드라인제주
제주대학교병원 곽영숙, 강나리 교수의 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은 21일 제주지역 소아, 청소년 정신질환 유병률과 관련 위험요인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제주대병원 연구팀을 비롯해 서울대병원 김붕년 교수팀, 일산백병원 박은진 교수팀, 대구가톨릭대병원 최태영, 김준원 교수팀 등 국내 국내 정신건강의학과팀이 지난 2016년 9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전국 서울, 제주, 고양, 대구 등 4개 권역 초중고등학교 학생 4057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의 일환이다.

제주도에서는 초중고생 829명이 조사에 응했으며, 이중 23.2%에게 정신질환이 진단됐다. 세부 질환별 유병률은 적대적 반항장애(8.2%)가 가장 많았으며, 특정공포증(7.3%)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3.1%), 틱장애(2.0%)가 뒤를 이었다.

'적대적 반항장애'는 가족이나 학교 선생님, 친구들에게 적대적인 행동이나 반항적인 태도를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보이는 증상이다. '특정공포증'은 특정한 상황이나 대상에 대해 비합리적인 공포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는 주의력과 집중력이 약하고,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으며,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는 증상이다. '틱장애'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반복적으로 불규칙하게 근육을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는 증상이다. 

전국 전체 대상자에서 적대적 반항장애(5.7%),특정공포증(5.3%),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3.1%), 틱장애(2.6%)의 분포를 보였던 것에 비해 제주도내에서 전국 유병률에 비해 적대적 반항장애 유병률이 더 높았다.

또한, 정신질환의 증상을 선별하는 검사에서 고위험군 유병률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14.5%),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12.2%), 적대적 반항장애(11.6%), 사회공포증(7.6%) 순이었다.

전국 전체 대상자에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11%), 적대적 반항장애(10%), 분리불안장애(5%), 사회공포증(5%) 순인것과 비교해 볼 때 제주에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적대적 반항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의 증상을 겪고 있는 소아청소년이 전국 대상자과 비교해 높았다.

이와 함께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살 관련 설문 조사에서는 613명 중 19.9%에서 자살사고를 경험했었고, 4.6%에서 자살계획을 가졌던 적이 있으며, 5.5%는 자살의도는 없지만 자해행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국 전체 중고등학생 대상자의 자살사고(17.6%), 자해행동(5.8%)와 유사한 수치였다.

특히, 이처럼 제주도내의 소아청소년이 다양한 정신질환 문제를 겪고 있지만, 조사 대상자 중 9.9%만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했으며, 제주도내의 소아정신과에서 약물치료를 받았던 경험도 1.8%에 그쳤다. 이는 전국 전체 대상자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한 경우가 17%, 소아정신과치료가 6%에 비교하면 제주도내 정신건강서비스를 요청하고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는 비율이 매우 저조한 편이다.

이와 관련, 제주대 연구팀은 "이 질환으로 생물학적 요인 외에도 부모의 양육태도와 관련이 있어, 향후 지역내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사업에서 부모의 안정적인 양육을 돕는 부모교육에 관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또 "제주도내에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의 고위험군이 많은 것은 어릴 때부터 부모의 이혼이나 음주문제, 부정적 양육 환경에 노출되는 부정적 아동기 경험이나 학교 폭력과 같은 가정 및 학교의 위험요인들이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러한 위험요인에 노출되는 것을 예방하고 조기 개입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제주특별자치도도교육청에서 선도적으로 학생건강증진센터를 개설하고 적극적으로 위기개입 및 치료연계를 하고 있지만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적대적 반항장애 등 공격성과 충동성 관련 문제에 대한 조기검진 및 개입 강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틱장애 등 신경발달문제에 대한 조기진단-치료프로그램 강화 ▲청소년 자살 사고 및 행동에 대한 정신과적 접근과 복지-교육서비스 강화 ▲소아기 외상 및 부모 스트레스 관리 등을 통한 소아청소년 정신질환 예방 등 정책 필요성을 강조했다.

곽영숙 교수는 "소아청소년기의 정신건강 문제는 성인기의 다양한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며 "어려움을 겪는 소아청소년을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고, 예방 서비스를 시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및 제주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 협력으로 정신건강장애도구 및 설문지를 활용한 마음건강 점검의 일환으로 고위험군 사례관리 및 교육청 연계를 통한 치료지 지원, 학교자체 내 정신건강 현황에 대한 자문을 목적으로 이뤄진 정신질환 실태조사 결과이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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