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트라우마 극복하려면 '안전한 애도'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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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트라우마 극복하려면 '안전한 애도'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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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70주년 교육부문 세미나, 임애덕 박사 제언

제주도민들의 제주4.3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서는 세대간 소통프로그램을 활성화해 그동안 암암리에 만연했던 4.3과 관련한 부정적인 감정을 환시키기고 심리 사회적 안전감을 확보하는 '안전한 애도'가 필요하다는 심리치유방안이 제시됐다.

'평화.인권교육을 통한 4.3의 사회적 치유방안 모색'을 주제로 하는 4.3 70주년 기념 교육부문 세미나 및 토론회가 오는 10월 10일 오후3시 제주대학교 아라컨벤션홀 대강당에서 열리는 가운데, 이날 주제 발표에 나서는 임애덕 박사는 이같이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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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애덕 박사(오른쪽) 그의 아버지 임경재씨. ⓒ헤드라인제주
임애덕 박사는 10년간 '제주4.3 관련 역사적 트라우마 치유와 회복'을 위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임 박사는 4.3 당시 중학생이었던 그의 아버지의 눈으로 본 체험을 그림으로 그리고 이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임 박사는 이날 주제 발표에서 제주4.3치유의 심리 모델을 제시하고 세 가지 차원의 치유방안을 제언한다.

임 박사는 미리 공개한 이날 주제발표 주요 내용을 통해 "우선 거시적으로 탈이데올로기적 관점에서 민족통일, 인권과 평화가치 확산을 통해 제주인에 대한 존엄(dignity)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리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공식적 선언, 가치의 선언과 그것들의 구체적인 제도화로 사회적 승인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접근일 것이다"라며, "정부의 4.3추념일 지정과 대통령의 사과, 지방법원에서 진행할 제주 4.3수형인 재심 재판에서의 무죄선고와 배상판결, 그리고 국회에 계류 중인 제주4.3희생자 배상법의 제정, 2018년 시카고대 4.3 컨퍼런스의 4.3 수형인의 참여 등을 통해 희생자는 물론 제주도민이 자존감회복을 위한 활동을 여러 세대에 걸쳐 지속적으로 펼쳐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임 박사는 두번째 치유 방안에 대해 "언론, 지역정치, 사회서비스, 지역사회 등을 설명하는 외부체계에서 안전감을 확보하기 위해 언론과 지역정치의 역할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언론과 지역정치에서 제주4.3 관련해 제주인을 왜곡해 집단적 낙인을 공식화할 수 있는 위험을 제거하는 실천들을 해야 할 것"이라며, "제주인의 트라우마센터를 설립해 건강보험 안에서 4.3으로 인한 정신적 트라우마 치료 등 사회서비스를 보장하는 구체적 정책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번째 치유방안과 관련해서는 "계층 간, 집단 간 상호이해와 존중 화해를 통해 '안전'감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4.3의 전개과정에 대한 바른 이해를 위해 지역별 경로당별 '우리지역 이해하기' 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미시체계로서 가족, 이웃, 학교, 종교 등 각 단위에서 상호이해와 존중, 화해를 위해 마을별, 집단별, 지역사회별 세대간, 계층간 소통하고 화해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며, "지역주민들이 상처를 가장 많이 경험하고 있는 것은 거시적 원인보다 바로 미시적 원인에서 기인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각 마을 단위 경로당, 각 학교 단위, 각 지역복지관, 각 종교 단위에서 세대 간 소통 프로그램들을 지원해, 오랫 동안 억압됐던 제주4.3과 관련된 불안, 공포, 원망, 죄책감 등 부정적 감정을 환기시키는 '안전한 애도'를 위한 중․단기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1회성이 아니라 체계적이고 구조화된 프로그램으로 10회기 이상 서로 원망하고 있는 그룹들이 그 동안의 감정들을 풀어내는 의도적 프로그램을 작동시켜야 한다"며 "뿐만 아니라 그 '안전한 애도' 가운데 침묵 세대에 살아온 2세대와 개방세대인 3세대 학생들을 참여시켜 살아있는 바른 역사인식으로 평화와 인권 인식을 제고하는데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도의회 4.3 특위 등이 경로당, 마을회관, 학교, 지역기관, 각 종교단체들이 참여해 심리사회적 안전감이 확보된 가운데 서로의 아픔을 부둥켜 안아주는 '제주 4.3 치유 마을 공동체'를 만들어 사례발표 등을 통해 화합의 장을 마련하는 방안을 주장한다"고 말했다.

한편, 임 박사의 연구와 관련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10일 개최 예정인 본 세미나에서 들을 수 있을 예정이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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