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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국제관함식, 강정에서 개최하려는 진짜 목적은?

고권일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8.08.21 09:02:00     

[강정이야기]국제관함식 제주개최에 대한 소고

국제관함식은 국가원수가 주관하는 해상사열식으로서 잠재적 적국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해군은 3월 23일 강정마을회관에서 국제관함식 설명회를 통해 다음과 같은 목표를 수립했다고 제시했다.

1. 도발위협이 지속되는 엄중한 안보상황에서 강력한 군을 원하는 국민들의 높은 기대치에 부응

2. 국가정책을 힘으로 뒷받침하는 강한 해군력을 대내외에 현시하여 국위를 선양하고 해군위상 제고

3. 장기화된 안보위기 속에서 한반도의 평화공존의 가치를 부각하여 동북아 지역안보에 기여

4.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방위산업의 육성을 지원하고 제주지역활성화에 기여

1부터 3까지의 목표를 보면 ‘도발위협 지속’, ‘장기화된 안보위기’라는 정세판단을 하고 있어, 해군은 현재 정부의 한반도 평화기조와는 완전히 동떨어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국제관함식이라는 무력과시행사를 통해 국민의 안보 기대에 부응하고 동북아시아 지역안보에 기여하겠다는 목표가 바로 그것이다. 

동북아시아 지역안보를 한-미-일 동맹중심이 아닌 중국과 러시아도 초청하여 진행하는 행사이기에 단순한 무력과시 행사가 아니라 ‘갈등의 바다’를 ‘평화의 바다’로 전환하는 다자간 지역안보를 촉진하는 행사가 될 것이기에 평화적 행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위에 기술된 해군의 목표를 재해석해보면 강력한 해군력을 건설하여 지역안보를 위한 해군이 되겠다는 목표를 확인할 수 있다. 연안방어 중심의 해군에서 지역안보를 위한 대양해군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분명한 목표가 제시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기존의 해군기지들은 대북방어 중심의 연안해군을 위한 기지였다면, 제주해군지지는 동북아시아 지역안보를 위한 대양해군 기지라는 것을 분명하게 읽을 수 있다. 

아직 국방개혁안이 나오진 않았지만, 지금의 문재인 정부는 육군중심의 군편성에서 해군중심으로 전력강화를 꾀하고 있고, 국방부장관을 해군출신으로 기용한 것부터 변화가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지역안보를 위해 군에서 가장 필요한 전력이 해군임에는 두 말할 필요조차 없다. 육군이나 공군은 태평양으로 진출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2018 국제관함식은 이러한 변화를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자리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물론, 처음에는 중국과 러시아까지 참여시켜 다자간 지역안보를 논하는 자리로 시작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미동맹을 가장 중요한 안보의 기틀로 삼고 있는 대한민국이 끝까지 중립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대단히 불투명하다. 대한민국이 다자간 지역안보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려면 중립국 선언을 해야만 가능하고 독자적인 안보를 확보해야만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의 대한민국에 있어서 한-미동맹은 가장 중요한 안보의 중심이고 기준이다. 결국, 미국의 요구대로 한-미-일-인도-호주 동맹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포위하는 이데올로기적 지역안보로 나아갈 경우, 대한민국은 중국과 러시아에 가장 근접한 국가로서 가장 강력한 군사적 위협에 노출되는 국가가 될 것이다.

해군기지 건설 과정 갈등봉합 약속과 대통령 방문을 미끼로 이러한 중차대한 변화가 예상되는 국제관함식 제주개최를 강정마을의 찬반만으로 결정하는 것은 매우 비열한 정치적 꼼수다.

제주민군복합항은 2002년 화순 제주해군기지 건설 추진 당시부터 제주도민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수단으로 끊임없이 제시되어 왔다. 제주의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민항을 해군기지와 동시에 건설하겠다고 약속함으로써 도민반발을 무마시키는 수단으로 사용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2008년에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라는 이름으로 군항보다는 민항의 기능이 더 큰 것처럼 포장했다. 그러나 2018년 현재, 국제관함식 제주개최는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에서 민항의 기능은 형식적으로만 남겨놓을 뿐, 실질적으로는 대양해군의 전초기지, 즉 해군기지로서의 역할만이 부각될 것이고 국제적인 해군기지로 그 기능이 정착될 것이다.

이러한 대전환기적 변화에 강정마을이 이용당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깝고 통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글/고권일>

* '강정이야기'는 제주해군기지 반대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서귀포시 강정마을 소식지 '강정이야기' 발행위원원회와의 협의 하에 기획 연재되고 있습니다.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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