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많은 농가들도 '외면'...경영회생지원 농지매입사업, 문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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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많은 농가들도 '외면'...경영회생지원 농지매입사업, 문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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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신청농가 '뚝'↓...올해 단 1곳 불과
부동산가격 상승불구, 전국 균등 매입가 문제

농업경영 어려움에 처한 농가를 지원하기 위해 시행되고 있는 '경영회생지원 농지매입 사업'이 제주에서는 실효성을 상실,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제주도 부동산 가격이 전반적으로 크게 상승했음에도, 이 제도에 따른 농지매입가는 지역별 차등 없이 전국 균등전국 균등 매입가로 제시되면서 빚 많은 농가들도 외면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제주 서귀포시)은 19일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받은 '경영회생지원 농지매입 사업현황' 등 자료를 파악한 결과 경영회생지원 농지매입 사업의 지원농가 수와 면적이 매년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영회생지원 농지매입 사업은 자연재해, 부채 등으로 경영위기에 처한 농가의 농지를 농지은행이 매입하고, 매각대금으로 부채를 상환토록 하는 방식으로 경영정상화를 지원하는 제도이다.

2006년 시행된 후 10여 년간 전국적으로 8600여 농가에 대해 2조원 이상 투입돼 부채로 시름하는 농가들로부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2013년에서 2017년 8월말까지 4년 8개월간 지역별 추진현황을 보면 충남 지역이 1932억여 원, 전남 지역이 1870억여 원, 경기 지역이 1741억여 원 순으로 집행금액 상위를 차지했다.

제주지역 집행금액은 274억여 원으로 매우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5년 87억원 규모로 지원됐었으나 지난해에는 19억여 원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의 경우, 당초 계획액은 93억원이었으나 실제 지원은 8월말 기준 단 1건(10억 원)에 불과했다.

제주 지역의 농가부채는 2016년 기준 가구당 6396만원으로, 전국 평균인 2673만원보다 2.4배 높은 수준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으나, 경영회생지원 농지매입 지원제도는 농가들로부터도 외면 당하는 실정이다.

이는 농지 매입가격 상한이 전국적으로 동일하게 '3.3㎡당 20만원 이하'로 정해져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높은 제주지역의 경우에도 획일적으로 이 매입가격 상한을 적용토록 하면서, 경영위기에 처한 농가들은 이 제도 보다는 실거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위성곤 의원은 "위기에 처한 농가들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대책이 특정 지역에서 소외되는 것은 결과적으로 차별”이며, “특히 농가부채에 대한 우려가 큰 지역에서 농가경영 회생지원 정책의 약화는 지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위 의원은 “수년간 고정되어 있는 매입가격 상한을 현실성 있게 조정하거나 지역별 차이를 고려한 차등상한제 등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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