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건강증진센터 '혼디거념팀' 2년6개월, 성과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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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건강증진센터 '혼디거념팀' 2년6개월, 성과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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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디거념팀이 뛴다] (10) 인터뷰-오경석 장학사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의 공약사업으로 학생건강증진센터가 설치돼 운영된지 2년6개월.

학생들의 마음건강 지원을 위해 전국에서는 최초로 정신의학 전문의를 배치하는 파격적 조직 편재 및 '혼디거념팀' 운영은 교육부 및 다른 시.도교육청에서도 벤치마킹 대상으로 꼽을 정도로 제주도교육청의 특화된 정책으로 꼽힌다.

학생건강증진센터 운영을 실무적으로 총괄하고 있는 오경석 장학사를 만나 센터 운영과 관련한 성과와 과제를 들어봤다.

오 장학사는 <헤드라인제주>와의 인터뷰에서 센터의 정신의학 전문의 배치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며, 전문의의 역할은 Wee센터나 학교현장의 역할과 중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문의는 '고위험군' 학생에 대한 정신건강 상담, 그리고 학교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 대한 지원 역할을 맡고 있으므로, 학교나 Wee센터의 역할과는 구분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역할 구분, 그리고 학생건강증진센터 운영 성과 및 과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피력했다.

▲ 오경석 장학사 ⓒ헤드라인제주
다음은 오 장학사와의 일문일답 요지.

◇ 학생건강증진센터 설치 당시 정신과 전문의 채용을 두고 의견이 분분했는데, 전문의를 반드시 두고자 했던 이유는 뭐였나.

- 크게 3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Wee클래스나 Wee센터에 전문인력은 일반학생 정서상담 및 프로그램 운영을 하고 있으나, '고위험군' 학생에 대한 정신건강 상담은 하지 못하는 점이 있다. 전문의는 정신건강과 고위험군 학생을 지원하고, 학교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학생 사례를 지원하기 위해 채용은 필요했다. 둘째, 학생이 병원에 가지 않고도 전문의 면담을 통해 문제해결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셋째, 교사나 상담사가 학부모에게 자녀의 병원치료를 권할 때 병원치료비율이 낮았던데 반해, 전문의가 학부모 면담시에 자녀의 상태를 설명하고 병원치료를 권하면 치료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 전문의와 혼디거념팀 활동 실적은.

- 제주도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추진한 학생건강증진센터 정신의학 전문의의 '마음 건강 지원'과 혼디거념팀은 학생 자살 예방에 기여하고, 마음 건강에 대한 학교 현장의 역량.적응력을 강화하는 대표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교육부가 올해 1월 제주교육처을 비롯해 경북.울산교육청을 '2016 학생자살예방 정책추진 우수교육청'으로 선정한 것은 이러한 정책적 성과를 공식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016년 한해 전문의들은 학생, 부모, 교사 1066명을 대상으로 마음 건강을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5년 883명에 비해 21%가 증가한 것이다. 이외에도 전문의는 교육과 자문을 69회 실시했다.

혼디거념팀의 학생상담사 활동도 매우 활발하다. 학생상담사는 △상담 159명 △심층평가 304명 △담임교사 면담 96명 등 총 559명을 지원했다. 임상심리전문가는 △종합심리검사 73명 △학습부진검사 34명 △교육과 자문 15회 등을 실시했다. 이와함께 학교와 교육청마다 위기관리팀(혼디거념팀)을 구성하고 자살시도 학생에게 연중 사례관리를 실시해 학교적응을 도왔다. 자살 취약시기에는 ‘자살예방 주의보’를 운영하는 등 자살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펼쳤다. 이러한 지속적인 학생 마음건강 지원과 혼디거념팀 운영 결과 지난 2016년 1년 동안 자살 학생 수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 교사나 학부모 등의 반응은 어떠한가.

- 학생건강증진센터 전문의 마음건강지원과 혼디거념팀 운영으로 교사나 학부모들의 반응은 좋다. 입소문을 통해서 전문의 상담이 유익하다고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이 전문의의 직접 상담 요구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최근엔 센터가 마치 119와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학교에서는 가끔 조금만 걱정되어도 일단 센터에 연락하는 사례도 있다. 전문의가 다른 일정을 시급히 조율하고 해당 학교를 찾아가 보면 크게 봤을 때 사실 응급상황은 아닐 때도 있다. 그만큼 학교에서도 센터가 설치된 후 이를 유용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반증이라 할 수 있다.

교육 구성원들의 정책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7일부터 18일까지 제주도내 초등학교 79명, 중학교 30명, 고등학교 14명 등 123명의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학생건강증진센터 운영관련 설문조사 결과, 마음건강 증진 사업은 응답자의 80.8%가 '도움이 됐다'는 긍정적 평가를 했다. 혼디거념팀 운영 사업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83%가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다. 위기학생에 대한 '전문의 지원'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는 91%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 지난 2년여간 학생건강증진센터 운영을 통해 나타난 성과를 정리해 본다면.

- 전국 최초로 도입한 학생건강증진센터에서 시행했던 상담이나 교육을 통해서 나타난 성과나 변화정도를 수치화해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는 쉽지 않은 점이 있으나, 학교현장에서는 (센터 설치) 이전과 이후를 비교하면 긍정적 변화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

우선 학교현장에서는 학생건강증진센터가 있음으로 인해서 학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학생을 상담할 곳이 있다는 안도감을 갖게 했다고 할 수 있다. 학교에서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면 센터에 상담의뢰를 결정하는데, 자체적으로 해보다가 안되면 마지막으로 센터에 의뢰해보자 하는 분위기가 이를 잘 말해준다.

두번째로는 학생건강증진센터 설치를 기점으로 교육지원청이나 학교에서도 혼디거념팀이란 시스템 구축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학교에서도 업무담당자 혼자 아이를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 교사나 상담사 등이 협의를 통해서 방법을 찾고 있다. 학생건강증진센터 운영 계획이 각 학교에 송부되고, 위기학생 발생시 대응 지침(매뉴얼)이 파급되어서 일관된 방법으로 지원하는 체제가 구축된 점은 중요한 성과라 할 수 있다.

또한 전문의 상담으로, 이전에 학교에서 해결하지 못한 영역을 전문의 상담으로 해결함으로써 공교육에서 학생문제를 해결하는 범위가 넓어지고 그 대상이 많아진다는 점도 성과로 볼 수 있다.

전국 최초로 구축된 제주도의 이 모형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고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교육부나 다른 교육청에서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 운영과정에서 나타난 아쉬움이나 한계가 있다면.

- 학생과 학부모들이 전문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요구가 증가하는 것은 기쁜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요구하는 곳곳마다 찾아가기에는 한계가 있다. 수요가 늘어나다 보니 한 명의 학생을 만나는 횟수가 줄어들 수 밖에 없고, 서비스 요구시에 바로 지원을 하지 못하는 문제도 나타난다.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한 조직체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러한 점과 더불어, 어려운 아이들을 상담하다 보면 방치, 학대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경찰이나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하지만 가족들이 동의하지 않아 한계에 직면하는 경우도 있다. 방치.학대 등의 상황이 확인되면 통합 사례회의를 개최한다. 학교담당자, 교육청 담당자, 전문의, 경찰, 청소년쉼터, 시청 복지사 등이 한 자리에 한다. 아이를 돕는 데에는 공감하지만 부모들이 동의하지 않으면서 뾰족한 방안이 없어 안타까울 때가 있다.

◇ 학생건강증진센터와 관련해 학부모나 도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 아동청소년들의 문제 행동의 원인은 복잡하다. 심리학의 시조인 프로이드가 말했듯이 아이 성격 및 인성은 5세 이전에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결정된다고 했다.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은 5세 이전에 어머니와의 충분한 모성애를 경험하고 긍정적인 애착을 했는가? 아무리 후하게 생각해도 50%도 안될 것이다. 5세 이전에 가정이 해체된 사례, 이혼율, 특히 제주도는 이혼율이 전국에서도 높은 편으로, 이로인해 아동청소년 문제행동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상담사와 복지사, 학교교사는 이러한 부적응 학생들에게 도움을 제공한다. 그런데 학생의 마음의 상처 정도가 매우 크거나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 정신과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교육청에 근무하는 전문의와의 상담은 1시간 정도 시간적 여유를 갖고 할 수 있어 궁금한 것을 물어볼 수도 있고, 부모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다 아는 바와 같이 문제행동은 조기에 발견해서 조기에 개입해야 한다. 학습부진 등도 초등학교 때 바로 해결하지 않으면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가서는 더 안좋아 질수도 있다. 전문의 상담 후 병원에서 진료할 경우 심리치료비가 지원된다. 또 심리검사가 필요하면 센터에 있는 임상심리전문가가 심리검사를 해서 결과를 설명해 준다. 상담은 학교를 통해서 혹은 학부모가 직접 신청할 수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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