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7시 광화문광장에서는 퇴진행동 주최로 촛불문화제 '물러나Show'가 열렸다. 10일 열리는 7차 촛불집회의 전야제이자 박 대통령 탄핵안 통과를 환영하는 자리였다. 이날 광화문광장을 찾은 시민은 3000여 명(주최측 추산)에 달했다.
공연 시작을 앞두고 시민들은 영상에 따라 즉각 반응하며 현장을 즐겼다. 대형스크린에 박 대통령의 모습이 비치자 시민들은 야유를 보냈다. 탄핵안 가결이 발표됐던 순간의 장면에서는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2014년 4월16일 대형 참사로 기억되는 세월호 사건도 영상에 흘러나왔다. 시민들은 멍하니 스크린을 바라보며 탄식했다. 검은색 코트를 입고 홀로 촛불을 들고 서 있던 한 여성은 화면을 보다가 눈물을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촛불문화제에는 백자, 김창기 밴드, 등 문화예술인들이 함께했다. 시민들은 이들이 부르는 노래에 촛불을 머리 위로 흔들고 발을 동동 구르며 춤을 췄다. 사이사이로 '박근혜 퇴진하라' '박근혜 구속' 등 푯말이 흔들렸다.
이날 여의도에서 탄핵안 가결의 순간을 지켜봤다던 40대 이모 씨는 "이렇게 광화문에서 마음껏 소리 지르며 자축할 수 있어 너무 신난다"며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했다.
아내와 함께 광화문에 나왔다던 신모(64)씨는 "매주 촛불집회에 참여했는데 오늘은 정말 기분이 좋다"며 "결국 평일에도 (광화문 광장으로)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친구 사이라고 밝힌 남학생 두 명은 '정현아 장 지지자'는 푯말과 함께 휴대용 가스레인지·냄비를 가지고 광화문 광장으로 나왔다.
정모(22)씨는 "당연히 탄핵안 통과가 될 줄 알고 어제부터 퍼포먼스를 준비했다"면서 "당연히 올 것이 왔다. 늦기는 했지만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함께 퍼포먼스를 하던 전모(22)씨도 "믿음으로 (탄핵안 가결)을 기다렸지만, 생각보다 가결 찬성표(234표)가 많아 조금 놀라기는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주최 측의 선창에 따라 "국회도 탄핵했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새누리도 공범이다. 새누리당 해체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오후 7시3분께 박 대통령의 직무 정지가 결정되자 목청껏 소리를 지르며 환호하기도 했다.
퇴진행동 측은 촛불문화제를 마친 후 청운동 방면으로 행진했다. 이들은 청와대에서 200m 떨어진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까지 2.1㎞를 걸으며 '박근혜 즉각퇴진'을 촉구했다. <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