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산하 기관장 '제주4.3사건 폭도' 망언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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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산하 기관장 '제주4.3사건 폭도' 망언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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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동 한국학연구원장 국감서 "4.3 폭도 투쟁"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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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진행중인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회방송 캡쳐. <사진제공=오영훈 의원실>
교육부 산하 기관인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수장이 제주4.3사건의 희생자를 '폭도'로 모는 망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거듭된 추궁에 마지못한 사과를 했지만,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사실상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은 3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위원장 유성엽) 국정감사 중 오영훈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을)의 질문에 제주4.3이 '공산폭도들의 반대투쟁'이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오 의원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소속 권희영, 정영순 교수 등이 연구과제로 제출한 보고서에 '국내 좌익 및 북한 공산세려은 대한민국의 건국을 저지하기 위한 반대투쟁일 집요하게 전개했다. 공산폭도들은 제주 4.3사건 등을 일으켜 5.10 선거를 저지하려 했으나 이러한 공산주의의 도전을 극복하고 1948년 8월 15일 마침내 대한민국이 건국되었다'는 표현이 수록된 점에 대해 문제삼았다.

이 과정에서 오 의원은 이기동 원장의 견해를 물었고, 이 원장은 동의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원장은 "(4.3사건은)남로당이 주도했고 제주지구 관할 사령관을 사살할 정도의 과격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오 의원은 "4.3사건은 양민학살이 아니냐. 4.3사건 때 억울하게 돌아가신 1만4000여 희생자가 있다. 저도 그 유족이다. 저희한테 어떻게 공산 폭도라고 말할 수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 원장은 "도민들이 공산당에 위협당했던 것"이라고 발언했다.

곧 오 의원은 "4.3특별법에 대해 아는가. 4.3사건의 정의에 대해 알고 있나"라고 따져 물었지만, 이 원장은 "모른다"며 기존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오 의원은 "어떻게 억울하게 희생된 제주도민을 폭도로 몰 수 있나? 공산 폭도라서 죽어도 좋단 말인가?"라며 거칠게 항의했지만, 이 원장은 4.3사건의 발단이 된 사건만 언급할 뿐이었다.

곧 교문위 의원들은 이 원장의 발언에 대한 사과 요구가 이어졌다. 유성엽 위원장도 " 4.3사건에 대해 답변이 잘못됐고 희생되신 분들에 대해 오명을 쓰게끔 발언했다"며 발언 기회를 줬다.

그제서야 이 원장은 "남로당 제주지부의 몇몇 사람들로 인한 것이었고 이웃분들이 휩쓸려 들어가서 희생됐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라며 "전체 전개 과정은 군경의 거칠고 잔인한 양민학살로 종결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중치 못한 발언에 대해 오 의원님께 사과드리고 희생자와 도민께도 깊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 원장은 이날 질의가 진행되는 도중에 무단으로 자리를 비우고, 화장실에 가서도 '내가 그만두고 말지. 새파랗게 젊은 것들한테 이런 수모를 당하고'라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물의를 빚었다.

오 의원은 "공공기관의 장으로서 기본적인 자질과 역사의식을 갖추지 못한 이 원장이 사퇴하도록 동료의원들과 함께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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